
캐나다 이민난민시민권부(IRCC)의 2월 임시 거주 비자 승인이 29만5,055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12.1% 늘었습니다. 정부의 비영주 거주자(NPR) 감축 기조에도 불구하고 갱신·연장 신청이 대거 승인되며 정책이 다시 완화 쪽으로 기울었다는 신호입니다.
캐나다는 한동안 “임시 거주자 비중을 줄이겠다”는 메시지를 내왔습니다. 그러나 IRCC 데이터는 정반대 방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2월에만 29만5,055건의 임시 거주 비자가 승인됐고, 이는 역대 2월 기준으로 2023년·2024년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규모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신규 신청 자체는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2월 신규 신청은 36만6,025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5% 줄었고, 2024년 정점과 비교하면 28%나 낮은 수치입니다. 글로벌 수요가 식고 있는 가운데 캐나다 정부는 이미 들어온 신청과 갱신 건을 빠르게 승인하며 처리 속도를 끌어올린 셈입니다.
신규는 줄고, 승인은 늘었다
IRCC 자료에 따르면 2026년 1~2월 누적 임시 거주 신청 승인은 54만4,925건으로 전년보다 1.1%(-6,000명) 줄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역대 4번째로 큰 연초 승인 규모이며, 2021년 같은 기간의 거의 두 배 수준입니다. 즉 “전년 대비 감소”가 곧 “약세”로 직결되는 단계는 아닙니다.
신청 단계에서는 분명한 후퇴가 보입니다. 1~2월 누적 신규 신청은 70만6,365건으로 전년 대비 13%나 줄었습니다. 이는 캐나다라는 목적지에 대한 글로벌 관심도가 빠르게 빠지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학비·생활비 상승, 일자리 시장 둔화, 그리고 경쟁 영주권 채널의 점수 인상이 동시에 작용하는 상황입니다.
승인의 상당 부분은 이미 캐나다에 거주 중인 사람들의 체류 연장이라는 점도 중요한 맥락입니다. 갱신 승인은 새 인구 유입이 아니라 기존 거주자의 신분 유지에 가깝습니다. 따라서 즉각적인 신규 주택·소비 수요로 직결되지는 않지만, 이들이 차지해 온 임대 수요와 일자리 점유는 그대로 이어집니다.

왜 지금 다시 가속하는가
정부 입장에서 보면 모순적인 그림이 그려집니다. 한쪽에서는 NPR 비중을 인구 대비 5% 수준까지 낮추겠다고 발표했지만, 다른 쪽에서는 처리 속도를 다시 올리고 있는 것입니다. 시장 일각에서는 노동력 부족, 유학생 등록률 하락, 농업·서비스업 인력 압박을 메우기 위한 ‘처리 백로그 정리’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문제는 메시지의 일관성입니다. 정책이 강한 톤으로 발표되더라도 행정 처리 속도가 그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면, 시장은 처리 데이터에 더 무게를 두는 경향이 있습니다. 임대 시장과 첫 주택 수요 측면에서 “인구 유입이 줄어 가격이 안정될 것”이라는 기대는 단기간에 검증되기 어렵게 됩니다.

한인 입장에서 본 의미
한인 커뮤니티에는 두 갈래로 영향이 갈립니다. 우선 이미 캐나다에 체류 중인 워킹홀리데이·유학·사후 취업비자(PGWP) 보유자에게는 갱신 승인 속도가 빨라진다는 점에서 긍정적입니다. 영주권 점수 전략을 짜는 단계에서 체류 신분 공백을 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 한국에서 신규 비자 신청을 준비하는 분들에게는 “신청 감소 → 승인 가속”이라는 흐름이 단기적으로 유리하게 보일 수 있지만, 동시에 정부가 영주권 채널과 점수제(CRS)를 다시 손보고 있다는 점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임시 비자 단계에서 들어가더라도, 영주권 전환 단계의 경쟁 강도는 별개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향후 전망
3~5월 IRCC 발표가 같은 추세를 이어갈 경우, 임대 시장 점유율이 단기간에 떨어지는 시나리오는 약해질 가능성이 큽니다. 갱신 승인이 NPR 인구의 ‘재고’를 유지하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신청 감소가 더 가팔라진다면, 2027년 이후에는 인구 증가 기여도가 명확히 둔화될 수 있습니다.
투자자·임대인 관점에서 주목할 변수는 연방정부의 NPR 캡(상한) 시행 시점, IRCC의 처리 속도 가이던스, 그리고 Express Entry CRS 개편 결과입니다. 이 세 변수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일 때만 인구·주거 수요 곡선이 실제로 꺾인다고 볼 수 있습니다.
원문: Better Dwelli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