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70년 설립된 Hudson’s Bay Company(HBC)가 지난해 백화점 부문을 완전히 폐쇄하면서, ‘캐나다에서 가장 오래된 회사’라는 타이틀이 공석이 됐습니다. 후계로는 1779년의 North West Co., 1786년의 Molson, 1749년의 Spread Eagle 식당, 그리고 1764년 창간된 Quebec Chronicle-Telegraph 등이 거론됩니다.
HBC 폐업은 캐나다 유통업과 도심 부동산 지형에 큰 충격을 줬습니다. 전국 백화점 부지가 처분됐고, 토론토 영앤블루어(Yonge & Bloor) 본점은 자가보관 시설로 전환되는 등 도시 풍경 자체가 바뀌었습니다. ‘캐나다 최장수 기업’이라는 호칭은 단순 호기심을 넘어 브랜드·관광 마케팅 자산이기도 한 만큼, 후계자 논쟁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습니다.
캐나다 통신사(The Canadian Press)는 지난 1년간 역사가·아카이브 전문가·학자들의 도움을 받아 후보군을 추렸지만, 17세기 회사들은 인수·합병·청산이 잦아 단정 짓기 어렵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HBC가 남긴 것: 부채 11억 달러와 1,500m 사료
HBC는 1670년 5월 2일 영국 런던에서 모피 무역회사로 출범한 이래 356년간 캐나다 경제·식민지 역사와 함께 걸어왔습니다. 만약 백화점 부문이 살아남았다면 올해 5월 2일이 정확히 356주년이 되는 시점이었습니다.
그러나 폐업 시점 부채는 11억 달러에 달했고, 회사가 보유했던 헌장(charter) 원본은 1,800만 달러에, ‘HBC’ 이름과 상표권은 캐나디언 타이어(Canadian Tire)에 3,000만 달러에 매각됐습니다. 회사가 남긴 가장 의미 있는 유산은 1,500m 이상 분량의 사료(史料)로, 위니펙 매니토바 박물관 등 기관에 이전돼 캐나다 경제·식민지 역사 연구의 핵심 아카이브로 보존됩니다.
후계 후보 4: 모피 무역, 양조, 식당, 신문
후계 타이틀의 가장 유력한 후보는 1779년 창립된 North West Co.입니다. HBC와 한때 격렬한 경쟁 관계였다가 1821년 합병됐고 이후 자회사·분리 과정을 거쳐 현재는 캐나다 북부의 식료품 체인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다만 ‘연속 운영’ 기준이 적용되면 합병기를 어떻게 계산하느냐가 쟁점이 됩니다.
가장 오래된 식당으로는 1749년 개업한 Spread Eagle이 거론됩니다. 양조 분야에서는 1786년 설립된 Molson이 후보로 올라 있습니다. 신문 분야의 후보는 1764년 6월 21일 첫 발행된 Quebec Chronicle-Telegraph로, 현재 262년 차 매체입니다. 캐나다언론출판협회는 ‘연속 운영’ 기준에서 Quebec Chronicle-Telegraph가 가장 유력하다고 평가합니다.
이 외에도 1752년 창간된 Halifax Gazette가 거론되지만, 운영의 연속성·동일 법인 여부 등에서 후보에 비해 입증이 까다롭다는 평입니다.
전문가 시각 / 시장 해석
기업사 전공자들은 “한 회사가 17세기부터 지금까지 동일한 법인격으로 살아남기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며, 후계 타이틀은 결국 ‘연속 운영의 정의’에 따라 갈린다고 지적합니다. 합병·분사·재정비를 거친 회사는 법적 연속성과 브랜드 연속성이 다를 수 있다는 점에서 단일한 정답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결론입니다.
한국 독자 관점에서는 캐나다 산업·기업사가 어떻게 모피 무역에서 시작해 양조·신문·식당·유통으로 확장돼 왔는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기획입니다. 한국 사회에서도 ‘국내 최장수 기업’ 타이틀을 두고 두산·동화약품 등이 거론되는 것과 비슷한 맥락의 논쟁입니다.
향후 전망
타이틀 후계자가 단일 후보로 합의되기는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다만 매니토바 박물관·캐나다 국립도서관 등 기관들이 HBC 사료를 정리해 가는 과정에서 북미 산업사 연구가 더욱 활발해질 가능성이 큽니다.
타이틀 자체와는 별개로 HBC가 사라진 빈 공간을 누가 채우느냐는 또 다른 관전 포인트입니다. 캐나디언 타이어가 인수한 ‘HBC’ 상표는 향후 어떤 형태로든 부활할 여지를 남겨 두고 있어, 캐나다 유통업계의 다음 한 수가 어디로 향할지 주목됩니다.
원문: BNN Bloomber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