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캐나다 부동산 산업 협회(CREA)가 2026년 연간 주택 판매 성장 전망을 기존 5.1%에서 1%로 대폭 낮추며 시장 회복 시나리오가 사실상 후퇴했습니다. 동시에 서부 지역은 자원 부문 주도로 고용이 살아나는 반면 온타리오 실업률은 7.6%까지 치솟아 동서 격차가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CREA의 이번 전망 하향은 올해 1분기 실적이 업계 기대를 크게 밑돈 결과입니다. 지난주 발표된 3월 통계에서 캐나다 주택 판매량이 17년 만의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점이 결정타였습니다. 당초 협회는 금리 인하 사이클과 이민 수요가 맞물리며 2026년 반등을 예상했으나, 실제 거래는 관망세에 가로막혀 있습니다.
가격 측면에서도 조정 압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3월 평균 집값은 $664,400으로 3개월 연속 $3,100가량 상승했지만 전년 대비로는 여전히 약세입니다. 협회는 이 흐름이 이어질 경우 2027년까지 가격이 사실상 정체되어, 2020년 이후 7년 연속 의미 있는 가격 상승이 없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전망 하향의 핵심 내용
가장 눈에 띄는 수정은 연간 판매 성장률 전망입니다. CREA는 2026년 거래량이 전년 대비 1% 늘어나는 데 그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는 직전 전망치였던 5.1% 성장에서 5분의 1 수준으로 축소된 수치로, 봄철 성수기 진입에도 매수세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반영합니다.
공급 측 지표 역시 우호적이지 않습니다. 2월 건축 허가는 전월 대비 8.4% 감소했습니다. 허가 감소는 통상 12~18개월 뒤 착공·입주 물량 감소로 이어지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공급 부족이 다시 부각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단기 수요 위축과 중기 공급 둔화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는 셈입니다.
가격 정체는 자산 가치 측면에서 기존 소유주에게 부담이 됩니다. 2020년부터 이어진 평탄한 흐름이 실제로 2027년까지 연장된다면, 인플레이션을 고려했을 때 실질 자산 가치는 후퇴한다는 뜻입니다. CREA는 시장이 균형 상태로 진입했다기보다 바이어들의 “관망”이 길어지며 거래가 얼어붙은 상태라고 진단하고 있습니다.
동서 경제 격차와 임금 통계의 착시
지역 경제 지표는 한층 더 뚜렷한 대비를 보입니다. 서부 캐나다는 에너지·자원 섹터 투자 확대에 힘입어 고용이 꾸준히 늘고 있는 반면, 동부의 제조·서비스 중심 지역은 침체 신호를 내고 있습니다. 특히 온타리오 실업률은 3월 기준 7.6%까지 상승하며 팬데믹 이후 가장 높은 수준에 근접했습니다.
전국 임금 상승률 수치도 표면과 실상이 다릅니다. 3월 명목 임금 상승률은 4.7%로 발표됐지만, 이는 저임금 신규 이민자 유입이 줄고 장기 근속자 비중이 늘어나면서 생긴 인구 구성 변화의 결과입니다. 실제 동일 집단 기준 조정 임금 상승률은 약 3.6%로 분석가들은 추정합니다. 실질 구매력 개선 효과는 크지 않다는 의미입니다.
이 같은 격차는 국가 단위 평균 지표만 보면 놓치기 쉬운 흐름입니다. 같은 캐나다에서도 앨버타·서스캐처원·BC 북부에 자리 잡은 가구와 온타리오·퀘벡에 거주하는 가구의 체감 경기가 크게 달라지고 있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전문가 시각 / 시장 해석
업계 분석가들은 이번 CREA 전망 하향을 “현실 인정”으로 해석합니다. 1분기 숫자가 이미 공개된 만큼 연간 목표를 유지할 명분이 사라졌다는 평가입니다. 대출 금리가 추가로 내려가지 않는 이상, 소비자 신뢰가 빠르게 회복되기 어렵다는 지적도 이어집니다.
한인 커뮤니티 관점에서도 눈여겨볼 지점이 있습니다. GTA·밴쿠버 한인 집중 지역은 가격 정체 국면에서 거래 감소가 장기화될 수 있고, 반대로 앨버타·서스캐처원으로 이주를 고려하는 한인 실수요자에게는 고용·주거비 측면에서 선택지가 넓어지는 국면입니다. 동서 격차는 한국 내 수도권·비수도권 구조와 유사하지만, 캐나다는 산업 구조 차이가 더 크다는 점에서 이동 결정의 무게가 다릅니다.
향후 전망
2026년 남은 분기 동안 거래량이 크게 튀어 오르지 않는다면, CREA의 1% 성장 전망도 재차 하향될 여지가 있습니다. 특히 2분기 고정 모기지 금리 흐름과 캐나다 중앙은행의 금리 경로가 단기 방향성을 가르는 변수가 될 전망입니다.
중기적으로는 건축 허가 감소가 누적될 경우 2027년 이후 공급 부족이 다시 부각될 수 있습니다. 가격이 정체된 기간이 길었던 만큼, 공급 축소와 이민 수요가 맞물리는 시점에서는 반등 압력이 누적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습니다.
원문: Better Dwelli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