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RBC 수석 부수석 이코노미스트 Robert Hogue가 정리한 4월 데이터를 인용해 MPA Magazine은 캐나다 봄 시장이 “방향을 못 잡은 머뭇거림(studied ambivalence)” 상태라고 평가했습니다. 거래량이 전월 대비 0.7% 늘어 3개월 만에 첫 플러스로 돌아섰지만, 신규 매물이 4.1% 급증한 가운데 매수자는 여전히 관망을 풀지 않았고, 토론토 콘도 시장은 1분기 거래 246건으로 35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모기지·중개 업계 입장에서 봄은 한 해 매출의 60% 이상이 결정되는 시즌입니다. 그런 봄에 매물이 쏟아지는데도 수요가 따라붙지 않는다는 사실은 단순 통계 이상으로 산업 구조에 미치는 영향이 큽니다. 4월 데이터는 그 양상이 통계로 확인된 첫 달이라는 점에서 무게가 다릅니다.
RBC가 주목한 키워드는 “trade uncertainty(무역 불확실성)”입니다. 캐나다·미국 간 관세 마찰과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가계의 대형 지출 결정을 미루게 만들고 있다는 진단입니다. 한인 커뮤니티에도 해당되는 변수로, 자영업·수출 비중이 높은 가구일수록 봄 시즌 매수 의사결정이 늦어지고 있다는 점이 현장에서도 관찰됩니다.
거래 0.7% 늘고 매물 4.1% 늘어…봄 균형은 다시 깨졌다
RBC 분석에 따르면 4월 캐나다 전국 거래량은 계절조정 연율 기준 약 426,900건으로 전월 대비 0.7% 증가했습니다. 3개월 연속 마이너스 흐름이 끝나면서 봄 시즌 진입 신호가 미약하게 확인된 셈이지만, MPA는 “중개인들이 이번 봄 내내 매수자 신뢰 부재와 씨름해 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빈약한 위안에 불과하다”고 평가했습니다.
문제는 같은 기간 신규 매물이 전월 대비 4.1% 늘었다는 점입니다. 거래 증가폭(0.7%)의 6배에 가까운 공급 확대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수급 균형은 다시 매수자 쪽으로 기울었습니다. 전국 평균가는 전년 대비 4.1%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어 가격 회복도 더뎌지고 있습니다.
Hogue는 캐나다 시장이 “방향을 찾고 있지만 아직 찾지 못한(searching for direction, and not yet finding it)” 상태라고 표현했습니다. 매도자는 봄 시즌을 매물 노출 기회로 활용해 적극적으로 시장에 나오고 있지만, 매수자 측은 금리 경로·관세 영향·일자리 시장 신호를 모두 확인한 뒤에 움직이려는 자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토론토 콘도, 1분기 246건…35년 만의 최저치
가장 충격적인 수치는 토론토 콘도 시장에서 나왔습니다. RBC 집계 기준 2026년 1분기 토론토 콘도 거래는 246건에 그쳐 최근 35년간 가장 적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1990년대 초 부동산 침체기와 비교해도 적은 수치라는 점이 시장 충격을 키웠습니다.
같은 시점 토론토에는 완공된 미분양 콘도가 4,295채 적체돼 있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일반적으로 신축 콘도는 사전 분양 시점에 절대다수가 매수자를 찾는 구조인데, 완공 후에도 4천 채 넘는 재고가 남았다는 사실은 시장이 단순한 단기 조정 국면이 아니라 구조적 적체 단계에 들어섰다는 신호로 해석됩니다.
이 흐름은 같은 날 Better Dwelling이 보도한 전국 신규 매물 대비 거래 비율 44.7%(1995년 이후 최저)와 맞물려 있습니다. 전국 단위 매수세 약화가 GTA 콘도 시장에서 가장 극단적으로 표면화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 데이터가 한인 커뮤니티에 시사하는 바는 분명합니다. 토론토·GTA에서 신축 콘도를 자가 거주 또는 단기 임대 목적으로 보유 중인 가구라면, 매도 결정 시 호가 인하 폭이 예년보다 클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감안해야 합니다. 반대로 매수 측에서는 한 차례 사이클 안에서 가장 협상 여지가 큰 환경에 진입한 셈입니다.
다만 “지금이 바닥”이라는 신호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RBC가 짚은 무역 불확실성·고용·금리 변수 가운데 어느 하나가 결정적으로 풀리지 않는 한 매수자 머뭇거림은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모기지 갱신(renewal) 이슈가 본격화되는 하반기까지 시장이 분명한 방향성을 잡을지가 다음 관전 포인트입니다.
향후 전망
토론토 콘도 4,295채 적체가 5~6월 사이에 빠르게 해소될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 신축 입주가 본격화되는 하반기에 추가 재고가 더해진다면 GTA 콘도 평균가는 연말까지 추가 조정 압력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전국 차원에서는 RBC의 표현대로 “관세 안개”가 걷히고 BoC의 금리 경로가 명확해지는 시점이 매수자 의사결정의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6월 BoC 회의와 미·캐 무역 협상 진행 상황이 향후 한 분기 시장 방향을 좌우할 변수입니다.
원문: MPA Magazin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