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동산 중개업에 뛰어들려는 사람들에게 캐나다 부동산 전문지 REM이 던진 풍자 칼럼입니다. 중개업을 ‘비행기를 착륙시키는 항공교통관제사 되기’에 빗대, 화려한 유혹 뒤에 숨은 냉혹한 진입장벽과 낮은 성공률을 유쾌하게 꼬집습니다.
이야기는 한 취업 박람회장에서 시작됩니다. 부스마다 지나치게 말끔하게 차려입은 사람들이 손님을 기다리고, “용접공이 되세요!”, “간호사가 되세요!”, “엔지니어가 되세요!”, “회계사가 되세요!” 같은 안내판이 곳곳에 붙어 있습니다. 아홉 시 출근, 다섯 시 퇴근의 삶을 살아온 한 남자에게는 그 모든 게 시시하게만 느껴집니다. 이제 뭔가 대단한 사람이 되고 싶었던 것입니다. 그때 한 안내판이 그의 눈을 사로잡습니다.
‘엄청난 돈과 명성’이라는 유혹
눈부시게 하얀 치아와 자신감 넘치는 태도의 모집책이 그를 맞으며 묻습니다. “그래서, 이 일을 해보고 싶으신 거죠?” 남자가 관심을 보이자 모집책의 눈이 반짝입니다. “오, 친구… 돈이 넘쳐납니다. 산더미 같은 돈이요. 명성도 따라오죠. 그리고 사방에 비행기가 있어요.” 잡지 표지, 장바구니 카트와 버스 벤치에 실리는 얼굴,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사람들이 오랜 지인인 척 다가오는 유명세까지, 모집책은 온갖 화려한 그림을 늘어놓습니다.
여기서 ‘비행기’는 성사시켜야 할 거래와 매물을, ‘착륙시키는 일’은 실제로 딜을 마무리하는 일을 뜻합니다. 이 우화의 핵심 장치입니다.
정작 배우는 건 서류와 규정뿐
솔깃해진 남자가 어떻게 시작하느냐고 묻자, 모집책은 과정이 전부 온라인이며 명목상 2년이지만 대개 6개월이면 마친다고 답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그 과정은 정작 ‘비행기를 착륙시키는 법’, 즉 실제로 거래를 성사시키는 법은 가르치지 않습니다. 배우는 것은 기본 원칙과 서류 작성, 법과 규정, 그리고 약간의 윤리뿐입니다. 모집책은 자격증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털어놓습니다. “비행기를 착륙시킬 게 아니라면, 그 자격증은 사실상 쓸모가 없습니다.”
더 당혹스러운 사실도 이어집니다. 착륙법을 배우지 못한 채 처음 착륙시키게 되는 비행기에는 대개 가까운 가족이 타고 있다는 것입니다. 신규 중개인의 첫 거래 상대가 흔히 친지라는 현실을 빗댄 대목입니다. 모집책은 “가장 가까운 사람인 경우가 많죠. 그래야 비행기와 소통하기 쉽고, 성공해야 할 동기도 생기니까요”라고 능청스럽게 설명합니다.
착륙법 모르는 사람들끼리의 경쟁
남자가 상황을 정리해 봅니다. “그러니까 제가, 저처럼 비행기를 착륙시킬 줄 모르는 다른 수많은 사람들과 경쟁하게 된다는 거죠?” 모집책은 그렇다고 답합니다. 여러 사람이 같은 비행기를 동시에 착륙시키려 달려드는 일도 흔하고, 그것은 승객에게 특히 위험하고 혼란스러운 일이라고 인정합니다. 그러면서도 “끝없이 밀려드는 짜릿함을 원하는 사람에게는” 매력적인 일이라고 덧붙입니다.
실수하면 자격증을 내준 바로 그 업계로부터 소송을 당할 수 있고, 그에 대비한 보험도 제한적일 뿐입니다. 정작 관리자(매니저)들은 비행기를 착륙시켜 본 경험이 거의 없고 통계에만 밝으며, 착륙을 가장 잘하는 최고의 전문가들은 너무 바빠 신입을 가르쳐 줄 여유가 없습니다. 게다가 그들은 신입이 노리는 바로 그 비행기를 대신 착륙시켜 버리기도 합니다. 화려한 입구를 지나면, 아무도 착륙법을 가르쳐 주지 않는 냉혹한 생존 경쟁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 이 우화의 결론입니다.
이 풍자는 캐나다 부동산 업계 이야기이지만, 부동산 중개업 진입을 고민하는 한인들에게도 그대로 와닿습니다. 짧은 온라인 과정과 자격증만으로 큰돈을 벌 수 있을 것 같은 기대와 달리, 실제 현장은 첫 거래를 지인에게 의지하고 수많은 신입과 같은 매물을 두고 다투는 치열한 경쟁의 장입니다. 자격증은 출발선일 뿐, 거래를 실제로 성사시키는 능력은 별개의 문제라는 점을 이 우화는 유쾌하면서도 날카롭게 짚습니다. 업계 진입을 준비 중이라면, 화려한 광고보다 이런 현실의 목소리에 먼저 귀를 기울여 볼 만합니다.
원문: Real Estate Magazine (RE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