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캐나다 부동산과 임대 매물 광고의 3분의 1 이상이 인공지능(AI)으로 작성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새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AI를 쓰는 많은 중개인들은 언제 쓰기 시작할지만큼이나 언제 멈출지를 아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부동산 마케팅에서 챗GPT 같은 생성형 AI 활용이 빠르게 퍼지고 있습니다. 매물 설명을 AI가 대신 써주는 일이 흔해지면서, 그 글이 얼마나 진짜 정보를 담고 있는지, 품질은 괜찮은지, 규제는 어떻게 할지가 업계의 화두로 떠올랐습니다. 이번 연구는 그 실태를 구체적인 숫자로 보여줍니다.
매물 광고 37퍼센트가 AI 작성 추정
이 연구는 AI 탐지 업체 오리지널리티에이아이(Originality.ai)가 진행했습니다. 5월 첫 2주간 부동산 거래 사이트 리얼터닷씨에이(Realtor.ca)에 올라온 캐나다 20개 도시의 임대 매물 1만 5,700여 건과 매매 매물 5만 6,300여 건의 설명 글을 분석했습니다.
자체 AI 도구로 판별한 결과, 37퍼센트가 AI를 썼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30퍼센트는 사람이 쓴 것으로 추정됐고, 나머지 33퍼센트는 글이 너무 짧아 판별할 수 없었습니다. 매물 유형별로는 매매 광고가 41퍼센트로, 임대 광고(21퍼센트)보다 AI 작성 비율이 훨씬 높았습니다.
지역별로는 AI 사용 가능성이 가장 높은 도시가 캘거리(70퍼센트)였고, 몽턴(Moncton, 63퍼센트)과 해밀턴(Hamilton, 62퍼센트)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AI가 쓴 글을 알아보는 법
보고서는 AI가 쓴 광고일수록 상투적이고 일반적인 단어를 쓸 확률이 높다고 분석했습니다. ‘exceptional(뛰어난)’, ‘ideal(이상적인)’, ‘nestled(포근히 자리한)’ 같은 표현이 대표적입니다. 사람의 글처럼 자연스러운 문장을 만드는 AI 언어모델(LLM)은 오히려 ‘dream(꿈같은)’, ‘gorgeous(멋진)’, ‘best(최고의)’ 같은 감정적이고 최상급 표현은 덜 쓰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보고서는 “언어모델은 안전하고 중립적이며 예측 가능한 표현을 고수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문법도 좋은 판별 기준이 됐습니다. ‘rm'(room, 방)이나 ‘br'(bedroom, 침실) 같은 약어를 쓴 광고는 AI 사용 가능성이 10퍼센트에 불과했습니다. 사람이 빠르게 손으로 적을 때 쓰는 줄임말이 오히려 사람이 썼다는 신호가 된 셈입니다.
중개인이 지키려는 선
온타리오 콜링우드(Collingwood)의 센추리21 밀레니엄 소속 중개인 크리스타 브래들리(Krista Bradley)는 AI 사용 추정 비율이 오히려 더 높을 줄 알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자신이 직접 쓴 매물 설명을 마지막에 다듬거나 소셜미디어 문구를 만들 때 챗GPT를 활용합니다.
브래들리는 “대부분의 사람이 AI를 완전히 받아들이지는 않지만, 조용히 시험 삼아 써보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우리 대부분이 한번 써보는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그는 AI를 업무에 도입하면서도, 자신의 브랜드와 목소리를 잃지 않으려 조심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자신이 직접 쓴 글을 넣고 AI로 다듬거나, 미처 생각하지 못한 집이나 동네의 특징을 찾아내는 용도로만 쓴다는 것입니다.
그는 “AI가 성공하려면 이미 해온 작업을 정제해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당신만의 위치를 만들어온 힘이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AI가 쓴 매물 설명이 늘어난다는 것은 편리함과 함께 새로운 고민도 가져옵니다. 상투적인 문구가 넘쳐나면 매물마다 개성이 사라지고, 실제 집의 장단점을 정확히 전달하기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규제도 아직 자리 잡지 못한 상태라, 어디까지가 정당한 도움이고 어디부터가 과장인지 경계가 모호합니다. 한국에서도 부동산 광고에 AI 글쓰기 도구가 빠르게 들어오고 있는 만큼, 이번 결과는 사는 쪽이 매물 설명을 읽을 때 문구 자체보다 실제 정보를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는 점을 일깨웁니다.
향후 전망
AI 활용이 계속 늘어날 경우, 매물 설명의 진위와 품질을 둘러싼 논의는 더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규제 기준이 마련된다면 중개인들이 AI를 어디까지 쓸 수 있는지에 대한 선도 분명해질 수 있습니다. 사는 쪽 입장에서는 광고 문구의 화려함보다 방 크기, 상태, 위치 같은 구체적 사실을 직접 확인하는 습관이 더 중요해질 전망입니다.
원문: REM (Real Estate Magazin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