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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쿠버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떠난 자리, 시청이 통째로 빌린다


밴쿠버를 대표하는 애니메이션 제작사 와일드브레인 스튜디오가 10년 만에 마운트플레전트 사옥을 떠납니다. 약 77,000제곱피트짜리 건물 전체를 밴쿠버시가 빌리기로 하면서, 밴쿠버 오피스 임대 시장의 흐름을 보여주는 사례가 됐습니다.


밴쿠버시는 380 West 5th Ave. 건물의 임대 계약을 맺었다고 데일리하이브에 확인했습니다. 직원 입주는 2027년 중에 시작할 예정입니다. 시는 “380 웨스트 5번가 임대 계약을 체결했고 입주는 2027년 하반기로 계획하고 있다. 어느 부서 직원이 어디서 일할지는 아직 정하는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피프스 바이 크레시(Fifth by Cressey)’로 불리는 이 건물은 웨스트 5번가와 유콘가가 만나는 지점의 남동쪽 모서리, 마운트플레전트 공업지역에 있습니다. 5층 규모에 약 77,000제곱피트의 기술기업용 사무 공간을 갖췄고, 크레시 디벨롭먼트가 지었습니다. 밴쿠버 경찰청(VPD) 캠비가 본부 바로 동쪽이고, 스카이트레인 올림픽빌리지역에서 걸어서 4분 거리입니다.

하이브리드 근무가 바꾼 사무실 수요

와일드브레인 스튜디오는 연내 더 작은 시설로 옮기겠다고 밝혔지만, 새 위치와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회사 대변인은 “하이브리드 근무 방식 때문에 이만한 규모의 공간이 더는 필요하지 않아, 올해 안에 우리 필요에 맞는 시설로 옮긴다. 스튜디오는 여러 작품을 제작하며 계속 바쁘게 돌아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380 웨스트 5번가 건물 외관 (Google Maps)

이 회사는 건물이 완공되기 전부터 선임대로 들어와, 밴쿠버 여러 곳에 흩어져 있던 직원을 한곳에 모았습니다. 당시 이름은 DHX 미디어였고 2019년에 와일드브레인 스튜디오로 사명을 바꿨습니다. 회사가 소개한 시설에는 제작·협업 공간과 극장, 헬스장, 도서관, 바비큐 시설을 갖춘 옥상 테라스, 공동 정원 등이 포함돼 있었습니다. 건물 설계는 아카디스가, 스튜디오 내부는 이보크 인터내셔널 디자인이 맡았습니다.

와일드브레인 스튜디오 내부 (Evoke International Design)

와일드브레인 스튜디오는 토론토에 본사를 둔 회사의 밴쿠버 애니메이션 제작 부문으로, 어린이·가족 프로그램에 강합니다. 디즈니+, 애플TV+, 넷플릭스 같은 플랫폼과 일하며 ‘스누피 쇼’, ‘스트로베리 쇼트케이크’, ‘닌자고’, ‘소닉 프라임’, ‘요 가바 가바랜드’ 등을 만들었습니다.

애니메이션 업계 재편과 사무실 축소

이번 이전은 회사와 업계 전반의 변화와도 맞물려 있습니다. 와일드브레인은 최근 캐나다 방송사업에서 손을 떼고, 스누피 지식재산을 보유한 피너츠 홀딩스 지분 41%를 소니에 6억 3,000만 달러에 팔았습니다.

와일드브레인 스튜디오 내부 공용 공간 (Evoke International Design)

밴쿠버에서는 소니 픽처스 이미지웍스도 사무실을 줄였습니다. 옛 노드스트롬 자리 위 CF 퍼시픽센터에서 오래 쓰던 74,000제곱피트를 떠나, 더 포스트의 로블로스 시티마켓 위 52,000제곱피트로 옮겼습니다. 반면 디즈니 산하 인더스트리얼 라이트 앤드 매직(ILM)은 개스타운의 30,000제곱피트에서 약 40,000제곱피트 공간으로 확장 이전했습니다. 업계가 전반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서도 투자와 확장이 함께 일어나고 있는 셈입니다.

밴쿠버시는 왜 사무실을 계속 빌리나

시 입장에서 이번 계약은 시청 캠퍼스 밖 사무 공간을 크게 늘리는 결정입니다. 기존 시청 건물은 공간이 부족하고 낡아, 시는 이미 민간 소유 사무실을 상당량 빌려 쓰고 있습니다. 웨스트 브로드웨이 507번지의 크로스로즈 등 시청 인근 건물이 대표적입니다.

데일리하이브가 앞서 보도한 대로, 시는 2024년 기준 약 378,000제곱피트의 민간 사무실을 빌렸고 그해 임차료로 약 2,200만 달러를 썼습니다. 이 중 26만 제곱피트는 행정 업무용, 11만 8,000제곱피트는 그 외 용도였습니다.

밴쿠버시가 함께 임대한 다운타운 1125 하우가 건물 (Google Maps)

올봄에는 다운타운 1125 Howe St.의 1985년 준공 14층 건물에서 5개 층, 약 52,000제곱피트를 빌렸습니다. 시는 직원 약 500명을 이곳으로 옮기며 입주는 2027년 6월부터 시작한다고 밝혔습니다. 당시 시는 “기존 시 사무 공간을 점검한 결과 필요한 일정과 배치를 감당할 수 없어, 사무실 복귀 정책을 지원하려면 임대가 가장 현실적인 선택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수요가 늘어난 배경에는 근무 방식 변화가 있습니다. 2026년 1월부터 비노조·관리직을 포함한 사무직 직원 약 1,400명이 주 5일 사무실 출근으로 바뀌면서, 팬데믹 기간에 도입했던 유연 근무와 재택근무가 사실상 끝났습니다.


시는 장기적으로 시청 캠퍼스 전체를 다시 개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웨스트 10번가 남쪽의 기존 청사 구역과, 북쪽 브로드웨이-시티홀역 옆 시 소유 빈 부지를 묶어 고밀도 복합건물을 짓는 구상입니다.

이 계획은 초기 투자비가 크지만, 성사되면 해마다 나가는 임차료를 크게 줄이고 새 공공시설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시가 상업용 건물의 임대인이 되면서 새로운 수입원을 만들 수 있다는 점도 검토 이유입니다.

향후 전망

밴쿠버 오피스 임대 시장에서는 공공기관이 큰손으로 떠오르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민간 기업이 하이브리드 근무로 공간을 줄이는 사이, 주 5일 출근으로 돌아선 공공부문이 그 공간을 채우는 구조입니다.

밴쿠버에서 사무실을 임차하는 한인 사업자에게는 참고할 만한 신호입니다. 마운트플레전트처럼 기술기업이 몰렸던 지역에서도 대형 공간이 시장에 나오고 있어, 조건 협상의 여지가 예전보다 넓어질 수 있습니다. 다만 공공기관이 대형 물건을 선점하면 좋은 위치의 중대형 공간은 오히려 빨리 소진될 수 있습니다.


원문: Daily Hive Urbaniz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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