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캐나다 가계부채가 6월에도 늘었지만, 빌리는 속도는 눈에 띄게 느려졌습니다. 문제는 모기지가 식는 자리를 금리가 훨씬 높은 소비자신용이 메우고 있다는 점입니다. 캐나다 가계부채는 총 3조 2,900억 달러, 이 가운데 소비자신용은 8,350억 달러까지 불어났습니다.
캐나다 통계청(StatCan)이 내놓은 6월 자료를 보면, 겉으로는 부채 증가세가 진정되는 것처럼 보입니다. 실제로 전체 가계부채와 모기지 모두 증가율이 낮아졌습니다.
하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부채 총량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모기지에서 금리가 높은 신용대출로 무게중심이 옮겨가고 있습니다. 업계는 이 흐름을 생활비를 메우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돈을 빌리는 ‘생계형 차입(distress borrowing)’으로 설명합니다.
캐나다 가계부채, 느려지고는 있지만 여전히 늘고 있습니다

캐나다 가계부채는 6월 한 달 동안 0.6%(210억 달러) 늘어 3조 2,900억 달러가 됐습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4.3%(1,364억 달러) 증가한 규모입니다.
여기서 눈여겨볼 숫자는 월간 증가액이 아니라 연간 증가율입니다. 이 증가율이 정체되면서 아래쪽으로 밀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부채를 실제로 줄이는 디레버리징 단계는 아닙니다. 다만 돈을 빌리는 속도가 분명히 느려졌다는 신호입니다.
모기지 부채, 둔화 속에서도 1년간 1,000억 달러 가까이 쌓였습니다

모기지는 캐나다 가계부채에서 가장 큰 몫을 차지합니다. 6월 한 달 0.6%(138억 달러) 늘어 2조 4,500억 달러가 됐고, 1년 전보다는 4.2%(982억 달러) 많아졌습니다.
주택시장이 좀처럼 힘을 받지 못하는 상황인데도 1년 사이 거의 1,000억 달러의 모기지가 새로 쌓인 셈입니다. 거래가 활발하지 않아도 이미 대출을 받은 가구가 이자와 원금을 안고 가는 구조라, 잔액 자체는 쉽게 줄어들지 않습니다.
소비자신용이 모기지를 앞질렀습니다

소비자신용은 완전히 다른 흐름을 보입니다. 6월 한 달 0.87%(72억 3,000만 달러) 늘어 8,350억 달러가 됐고, 1년 전보다 4.8%(383억 달러) 증가했습니다. 증가율만 놓고 보면 모기지(4.2%)는 물론 전체 가계부채(4.3%)까지 모두 앞질렀습니다.
이 정도 속도는 흔한 수준이 아닙니다. 지난 16년 동안 단 4개월에서만 나타났습니다. 숫자만 보면 ‘소비가 살아났나’ 싶지만, 실제 배경은 훨씬 부담스럽습니다.
주택 붐이 끝난 뒤 소비자신용이 빠르게 늘어나는 현상은 보통 현금 흐름에 문제가 생겼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집을 산 뒤 자금이 바닥난 가구가 신용에 손을 대는 패턴은 이미 잘 알려져 있습니다. 신용평가사 트랜스유니온(TransUnion)은 여기에 소비평탄화, 즉 씀씀이를 갑자기 줄이지 못해 빚으로 메우는 흐름과 생계형 차입이 겹쳤다고 설명합니다. 가계가 오르는 생활비를 금리가 높은 리볼빙 신용으로 감당하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자료가 말하는 것은 부채가 줄었다는 소식이 아니라, 부채의 질이 나빠졌다는 소식입니다. 모기지는 담보가 있고 금리가 상대적으로 낮지만, 신용카드나 신용한도 같은 리볼빙 신용은 금리가 훨씬 높습니다. 같은 금액을 빌려도 가계가 감당해야 할 이자 부담은 커집니다.
최근 파산과 개인회생이 늘고 있다는 점도 이 해석을 뒷받침합니다. 신용으로 버티는 전략이 많은 가구에서 기대만큼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캐나다에 정착한 한인 가정도 예외가 아닙니다. 집을 산 뒤 남은 여유 자금이 얇아진 상태에서 관리비, 보험료, 식비가 오르면 카드나 신용한도로 메우기 쉽습니다. 이 자료는 그 선택이 지금 전국 단위로 벌어지고 있고, 그 대가가 이자 부담이라는 점을 보여줍니다.
향후 전망
소비자신용 증가율이 지금 속도를 유지한다면, 가계의 이자 부담은 모기지 금리와 별개로 계속 무거워질 수 있습니다. 특히 리볼빙 신용은 기준금리가 내려가도 반영 속도가 느린 편입니다.
반대로 모기지 증가율이 계속 낮아지는 가운데 소비자신용까지 함께 진정된다면, 가계가 실제로 지출을 줄이며 부채 구조를 정리하는 단계로 볼 수 있습니다. 앞으로 나올 파산·개인회생 통계와 소비자신용 증가율을 함께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원문: Better Dwelli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