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론토의 선분양(프리세일) 콘도 시장이 수십 년 만에 가장 얼어붙은 가운데, 현지 개발사들은 “구매자는 여전히 있지만 예전 붐 시절과는 다른 상품, 다른 속도”라고 진단했습니다. 투자 수요가 빠진 자리를 실거주 구매자가 채우면서, 넓은 유닛 중심으로 상품 자체가 바뀌고 있습니다.
토론토 콘도 시장은 지금 오랜만에 찾아온 깊은 침체를 지나고 있습니다. 높은 금리와 투자 수요의 급감이 겹치면서, 한때 시장을 이끌던 투기성 매수가 사실상 멈췄기 때문입니다. 개발사 입장에서는 “누가, 어떤 집을, 어떤 속도로 사는가”라는 질문 자체가 달라진 셈입니다.
REM이 토론토 콘도 시장을 가장 어려운 시기에 팔고 있는 두 개발사에 물었더니, 답은 비슷했습니다. 사람들은 여전히 모델하우스를 찾아오지만, 예전과 같은 상품을 예전과 같은 속도로 사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실거주 구매자를 겨냥한 ‘넓은 유닛’ 전략
요크빌(Yorkville)과 아넥스(Annex) 인근에 들어서는 72세대 규모의 부티크 개발 ‘원 텐 애비뉴 로드(One Ten Avenue Road)’는 올봄 선분양을 시작한 뒤 약 40% 팔렸습니다. 시행사 시에라 빌딩 그룹(Sierra Building Group)에 따르면, 많은 구매자가 작은 유닛 두 채를 합쳐 더 큰 집으로 만들면서 평균 구매 규모가 커지고 있습니다.
조금 더 북쪽, 영 스트리트(Yonge Street)와 욕밀스 로드(York Mills Road)가 만나는 곳의 ‘영 시티 스퀘어(Yonge City Square)’는 약 35% 팔린 상태입니다. 시행사 굽타 그룹(Gupta Group)은 계획을 크게 손봐 유닛 수를 700채에서 500채로 줄였습니다. 대신 방 2~3개짜리 넓은 콘도를 늘려, 실제로 들어와 살 사람들의 수요에 맞췄습니다.
두 프로젝트 모두 투자자가 아니라 직접 거주할 구매자를 겨냥합니다. 그만큼 예전 투자 주도 시장보다 느린 판매 속도를 받아들이겠다는 전략입니다.
30년 만에 신규 콘도 런칭이 0건이었던 분기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뚜렷하게 나타납니다. 시장 분석업체 어버네이션(Urbanation)에 따르면, 2026년 1분기에는 광역토론토해밀턴(GTHA) 지역에서 신규 콘도 프로젝트 런칭이 단 한 건도 없었습니다. 최소 3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입니다.
같은 1분기에 팔린 신규 콘도는 246채에 그쳤습니다. 이는 35년 만에 가장 적은 수치이자, 10년 평균과 비교하면 94%나 낮은 수준입니다. 2분기에는 702채로 판매가 다소 회복됐지만, 여전히 10년 평균보다 86% 적었습니다. 게다가 늘어난 판매의 대부분은 이미 완공된 프로젝트와 투자그룹의 대량 매입에서 나온 것으로, 신규 분양 시장 자체가 살아났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이번 소식은 토론토 부동산을 지켜보는 한인 실수요자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투자 목적의 소형 콘도가 넘쳐나던 시장에서, 이제는 실제 거주 편의를 갖춘 넓은 집이 팔리는 쪽으로 무게 중심이 옮겨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내 집 마련을 준비하는 실거주자라면 오히려 선택의 질이 나아지는 국면일 수 있습니다.
향후 전망
투자 수요가 곧바로 돌아오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금리 부담이 이어지고 투자자들이 관망을 지속한다면, 개발사들은 당분간 실거주 중심의 넓은 유닛 전략을 유지할 가능성이 큽니다. 다만 신규 분양이 계속 위축될 경우, 몇 년 뒤 새 콘도 공급이 부족해지는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은 주목할 부분입니다.
원문: REM (Real Estate Magazin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