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캐나다가 관세 협상 과정에서 미국 주류 판매 금지를 풀 준비가 됐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조사에서 캐나다인 69%는 미국 술이 매대에 돌아와도 살 생각이 없다고 답했습니다.
노바스코샤주 프로스펙트(Prospect)에 사는 65세 앤더슨은 다른 많은 캐나다인처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복된 캐나다 위협에 놀랐고, 그에 항의하는 뜻으로 미국 제품을 사지 않아 왔습니다.
그래서 캐나다가 트럼프 행정부와의 무역 협상 과정에서 미국 주류 판매 금지를 풀 준비가 됐다는 기사를 금요일에 읽고 실망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다시 진열대에 오른다고 해서 매출이 예전 수준으로 돌아가지는 않는다. 이미 피해는 발생했다”고 CBC에 밝혔습니다. 이어 미국 쪽의 “끊임없는 압박과 불공정한 협상 방식” 때문에 “미국과 관련된 모든 것에 안 좋은 인상이 남았다”고 덧붙였습니다.
불매 의사, BC주가 가장 높았다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은 앤더슨만이 아닙니다. 지난달 발표된 나노스 리서치(Nanos Research) 조사에서 캐나다인 69%는 미국 주류가 매장에 다시 들어와도 구매할 생각이 없다고 답했습니다.
지역별로 보면 BC주에서 응답자의 80.9%가 미국 술을 다시 사지 않겠다거나 살 가능성이 낮다고 답해 가장 높았습니다. 온타리오주가 74.7%, 퀘벡주가 73.9%로 뒤를 이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가 주류 판매 금지를 포함한 보복 조치를 풀지 않으면 8월 19일부터 일부 캐나다산 제품에 50% 관세를 물리겠다고 위협했습니다. 미국 주류 판매 금지는 지난해 초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산 제품에 25% 관세를 매기자, 여러 주가 주류공사 매대에서 미국 술을 빼면서 시작됐습니다.
술집 손님들은 다른 나라 술을 찾았다
오타와에서 바 유니언 로컬 613(Union Local 613)을 운영하는 아이번 게즈는 온타리오 주류공사(LCBO) 매대에서 미국 술이 빠진 뒤 두 달 만에 재고가 떨어졌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증류주를 폭넓게 갖추고 있던 가게였지만, 손님들은 버번을 비롯한 미국 술이 없다는 사실에 크게 개의치 않았다고 합니다. 오히려 판매 금지가 새로운 술을 마셔보는 계기가 됐습니다.
게즈는 “누군가에게 인도산 위스키를 내놨을 때 ‘인도? 인도에서 위스키를 만드는지도 몰랐다’는 반응을 듣는 것만큼 좋은 일이 없다. 아주 훌륭한 술을 만드는데 우리에게 많이 들어오지 않을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퀘벡 주류공사(SAQ)도 2026년 연차보고서에서 비슷한 변화를 확인했습니다. 판매 금지 기간에 “미국 와인 애호가들이 다른 지역 와인으로 옮겨갔다”는 내용입니다. 보고서는 “퀘벡 와인을 포함한 캐나다 와인이 인기를 얻어 이제 호주 와인을 앞섰다”며, 오스트리아 와인도 인기가 올라간 것은 “소비자가 새로운 생산국을 궁금해하고 열린 태도를 갖게 됐다는 신호”라고 설명했습니다.
주 사이 거래 장벽이 남긴 문제
토론토의 와인바 겸 와인 판매점 그레이프 위치스(Grape Witches)의 니콜 라우파이젠 운영이사는 판매 금지가 시작됐을 때 이미 들여놓은 미국 와인은 계속 팔았습니다. 그는 금요일 CBC 인터뷰에서 “그 제품들을 천천히 소진해왔고, 지금은 한두 종류만 남은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판매 금지가 풀리면 캘리포니아산 풀바디 레드처럼 좋아하던 미국 와인을 다시 찾는 손님이 있을 것으로 그는 예상했습니다. “사람들은 돌아갈 것이다. 그 와인들이 좋고, 이미 익숙한 시장이며 눈에 잘 띄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다만 그는 미국 와인 수요에 주 사이의 거래 장벽도 영향을 준다고 지적했습니다. 지난달 9개 주 총리가 주 사이 소비자 직접 판매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했지만, 도매 단계의 와인 거래 제한은 여전히 큰 걸림돌로 남아 있습니다.
라우파이젠 이사는 “주 사이 도매 거래에 장벽이 없었다면 미국 와인을 아쉬워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을 수도 있다”며, BC주 와인이 캘리포니아 와인에 견줄 만하다고 말했습니다.
오타와의 게즈는 판매 금지가 풀리면 자기 가게도 미국 술을 다시 들여놓을 수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예전만큼 인기를 끌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많은 캐나다인이 판매 금지 덕분에 그전에는 마셔보지 않았을 술을 접했기 때문입니다.
그는 “그 손님들이 새로운 시도를 계속하려는 마음을 이어가면 좋겠다. 그리고 조금 더 미국에 버텨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향후 전망
8월 19일 관세 발효 시한이 다가오면서 협상 결과에 따라 매대 구성이 다시 바뀔 수 있습니다. 다만 판매 금지가 풀리더라도 소비자 선택이 곧바로 돌아오지는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조사에서 나타난 69%라는 수치가 실제 구매로 이어지는지는 몇 달치 판매 자료를 봐야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한인 자영업자에게도 남의 일이 아닙니다. 주류를 취급하는 식당과 소매점은 지난 1년 반 동안 캐나다산과 다른 나라 제품으로 재고를 다시 짰습니다. 미국 제품이 돌아올 경우 매대를 어떻게 나눌지, 그동안 자리를 잡은 캐나다·아시아 제품을 얼마나 유지할지 판단이 필요합니다.
원문: CBC New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