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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쿠버 ‘법원명령 매물’ 20년 만에 최고치 근접, 압류가 80% 이상


광역밴쿠버와 프레이저밸리(Fraser Valley)에서 법원명령으로 나온 주거용 매물이 20년 만에 최다 기록에 다가서고 있습니다. 올해 9월까지 집계된 946건은 2012년의 역대 최고치 1,174건에 바짝 근접한 수치입니다.


‘법원명령 매물(court-ordered listing)’이란 소유주가 빚을 갚지 못해 법원의 명령에 따라 강제로 시장에 나온 매물을 말합니다. 이 가운데 80% 이상이 압류(foreclosure) 물건입니다. 평범한 매매와 달리, 재정적으로 벼랑에 몰린 소유주가 늘고 있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부동산 리스팅 사이트 Zealty.ca의 하미드레자 에테바리안(Hamidreza Etebarian) 대표는 “이 모든 법원명령 매각은 지금 경제 상황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말했습니다. 고금리가 오래 이어지고 경제가 둔화하는 가운데, 무리하게 집을 사들였던 소유주들이 버티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946건, 2012년 기록에 근접

에테바리안 대표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광역밴쿠버와 프레이저밸리 두 지역의 법원명령 매물은 946건이 쌓였습니다. Zealty 기록상 역대 최고는 2012년의 1,174건으로, 당시는 부동산 침체기였습니다. 올해 흐름이 그 기록에 다가서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긴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눈여겨볼 대목은 ‘팔리는 속도’입니다. 통상적인 해에는 법원명령 매물의 약 60%가 팔리고, 9월까지 절반 정도가 소화됩니다. 그런데 올해는 이 흐름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습니다. 매물은 쌓이는데 소화가 더딘 것입니다.

고가 지역일수록 더 가파른 증가

고가 지역에서 증가세가 특히 두드러집니다. 8월까지 웨스트밴쿠버(West Vancouver)의 법원명령 매물은 금융위기 때의 거의 4배 속도로 늘었습니다. 밴쿠버에서도 집값이 비싼 웨스트사이드(Westside)는 약 2.5배 속도를 보였습니다.

구체적인 사례도 충격적입니다. 에테바리안 대표는 “쇼네시(Shaughnessy)의 한 매물이 1,700만 달러에 나왔다가 1,000만 달러에 팔린 것을 봤다”고 전했습니다. 호가와 실거래가의 차이가 700만 달러에 달한 셈입니다. 그는 이들을 “너무 무리하게 레버리지를 쓴 부유층 가정들”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자산이 많아 보이는 집이라도 과도한 빚 앞에서는 버티기 어렵다는 뜻입니다.


법원명령 매물의 증가는 단순히 ‘싸게 나온 물건이 많아졌다’는 소식이 아닙니다. 고금리와 경기 둔화가 겹치면서, 고가 부동산을 떠안은 소유주들의 재정 압박이 실제 매각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표입니다. 특히 고가 지역에서 증가세가 가파르다는 점은, 가격이 비싼 구간일수록 조정 압력이 크다는 신호로 볼 수 있습니다.

밴쿠버 부동산에 관심 있는 한인 실수요자나 투자자에게는 양면적인 소식입니다. 압류 매물이 늘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매수할 기회가 생길 수 있지만, 동시에 시장 전반의 하방 위험이 커졌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매수를 검토한다면 개별 매물의 가격뿐 아니라, 법원명령 매물이 전체 시장에 주는 압력까지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원문: Financial 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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