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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 콘도 착공 뚝, 임대아파트가 수십 년 만에 콘도를 앞질렀다


광역토론토에서 착공 중인 목적형 임대아파트 물량이 수십 년 만에 처음으로 콘도 착공 물량을 앞질렀습니다. 신축 콘도 시장이 무너지자 개발사들이 임대로 방향을 틀면서 시장의 구조 자체가 바뀌고 있습니다.


한동안 캐나다 대도시의 신축 주택 공급은 콘도가 이끌어 왔습니다. 하지만 신축 콘도를 사려는 수요가 급격히 얼어붙으면서, 개발사들이 같은 부지를 콘도 대신 임대아파트로 돌리기 시작했습니다.

문제는 콘도와 임대가 사업 방식부터 다르다는 점입니다. 콘도는 설계를 한 번 팔면 끝이지만, 임대는 건물을 지은 뒤에도 계속 운영해야 합니다. 이 차이가 이번 변화의 핵심입니다.

임대 착공이 콘도를 앞지른 데이터

부동산 분석기관 존다 어반(Zonda Urban)의 시장조사 담당 부사장 폴린 리어먼(Pauline Lierman)에 따르면, 2026년 2분기 말 광역토론토에서는 콘도 3만8,261채와 목적형 임대 3만6,328채가 착공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7월 24일 기준으로 이 수치가 뒤집혀 임대가 3만8,841채, 콘도가 3만6,635채가 됐습니다.

이 역전은 7월 한 달 사이에 빠르게 일어났습니다. 콘도 1,626채가 입주 단계로 넘어가는 동안, 임대는 2,513채가 새로 착공됐기 때문입니다.

불과 3년 전과 비교하면 변화의 폭이 더 뚜렷합니다. 2023년 초 토론토 지역에는 콘도 10만1,219채가 착공 중이었지만 임대는 1만7,247채에 그쳤습니다. 콘도가 임대의 여섯 배에 가까웠던 셈입니다.

토론토 콘도 건설 현장

콘도 개발사들의 임대 전환

이런 흐름 속에서 콘도만 짓던 개발사들이 사업의 방향을 다시 짜고 있습니다. 캐피털 디벨롭먼츠(Capital Developments)는 지난 5월 임대만 전담하는 별도 회사 ‘어드레스(Address)’를 세웠습니다. 캐피털과 어드레스의 대표 카를로 팀파노는 “콘도 회사가 임대를 지어보려는 게 아니라, 임대만의 고유한 과제에 집중하는 개발사임을 시장에 분명히 알리려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팀파노 대표는 일부 개발사가 임대를 “책상 한 켠에서 곁다리로” 다룬다고 지적했습니다. 콘도 건물을 그냥 임대라고 선언해 두고, 나중에 다시 콘도로 되돌리려는 경우를 말합니다. 어드레스가 확보한 임대 개발 부지의 약 절반은 원래 콘도로 계획됐던 곳이고, 나머지는 새로 사들인 땅입니다.

임대 건물을 운영하는 헤이즐뷰 인베스트먼츠(Hazelview Investments)의 공동대표 마이클 추로우니스는 콘도와 임대의 차이를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콘도는 설계를 한 번 팝니다. 하지만 임대 건물은 개발사 입장에서 1년 365일, 영원히 파는 것과 같습니다.” 운용자산 110억 달러 규모인 헤이즐뷰는 기존 임대건물을 사들이는 동시에 약 3,000세대를 새로 짓고 있습니다. 지난 6월에는 토론토 도심 383 Cleveland St.에서 원래 콘도로 계획됐던 부지에 임대 건물을 착공했는데, 이 건물의 217세대 가운데 저렴 임대 43세대와 접근성 개선 24세대가 포함됩니다.

토론토 임대아파트 개발

설계와 자금 조달의 차이

추로우니스 대표는 임대와 콘도의 차이가 설계에서부터 드러난다고 말합니다. “첫날부터 모든 것을 수익성에 맞춰 극대화하려 해서는 안 됩니다. 오늘 값싼 바닥재는 10년 동안 네 번 갈아야 할 수 있고, 그러면 결국 세 배의 돈을 쓰게 됩니다.” 콘도는 단위 면적당 가격을 최대한 끌어올리려 유닛을 좁게 짜지만, 이런 효율이 임대에서는 오래가지 못합니다. 그는 “연간 5만 건의 설문을 하는데, 세입자가 유닛이 너무 커서 떠난다고 답하는 경우는 없다”며, 임대는 서재가 실제 홈오피스로 쓰일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자금 조달 방식도 다릅니다. 건물이 높을수록 세대가 많고 공사비도 커집니다. 팀파노 대표는 은행들이 초대형 임대 건물에 건설 대출을 내주기를 꺼려 왔다고 말합니다. 콘도는 완공 시 개별 구매자가 위험을 나눠 지지만, 임대 건물은 언젠가 하나의 자산으로 통째로 팔아야 할 수 있어 대출기관이 지는 이른바 ‘매각 위험(takeout risk)’이 커지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로 임대로 방향을 틀 때 사업 규모 자체를 줄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88 Isabella Ave. 부지에서 캐피털은 원래 800세대 규모의 62층 콘도 타워를 설계했지만, 임대로 전환하면서 어드레스가 약 9개월에 걸쳐 계획을 49층 700여 세대로 축소했습니다. 건설 대출기관이 임대 시장에서 더 받아들이기 쉬운 규모입니다.


이번 변화는 단순한 개발사들의 사업 조정을 넘어, 토론토 주택 공급의 성격이 바뀌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그동안 새로 지어지는 집의 상당수가 분양 콘도였다면, 앞으로는 처음부터 임대를 목적으로 지은 집이 늘어난다는 뜻입니다. 임대 물량이 늘면 세입자에게는 선택지가 넓어질 수 있습니다.

토론토에 정착을 준비하는 한인 실수요자에게도 시사점이 있습니다. 신축 콘도를 분양받아 시세 차익을 기대하던 방식이 예전만큼 통하지 않는 반면, 안정적으로 운영되는 임대 주택은 늘어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저렴 임대 비중이 얼마나 확보되느냐에 따라 실제 주거비 부담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향후 전망

콘도 수요 부진이 이어질 경우 임대로의 전환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대형 임대 타워에 대한 대출 여건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개발사들이 사업 규모를 계속 줄이면서 전체 공급 속도가 더뎌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임대 물량이 실제 입주로 이어지는 시점과 저렴 임대 비중이 앞으로 주목할 부분입니다.


원문: The Globe and 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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