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레이터 토론토·해밀턴 지역(GTHA)의 신규 콘도 판매가 2026년 2분기에 1년 전보다 52% 늘었습니다. 2023년 3분기 이후 처음으로 나타난 연간 증가세입니다. 신축 주택에 붙던 세금(HST) 폐지와 투자자들의 대량 매입이 반등을 이끌었지만, 정작 새 물량은 거의 공급되지 않아 앞으로 콘도 공급이 크게 줄 것이라는 경고가 함께 나왔습니다.
토론토 콘도 시장은 4년 넘게 침체를 겪어 왔습니다. 가격이 떨어지고 거래가 얼어붙으면서 새 프로젝트를 시작하려는 개발사도 거의 사라졌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나온 이번 2분기 반등은 오랜만의 반가운 신호입니다.
다만 숫자를 뜯어보면 이야기가 단순하지 않습니다. 판매가 늘긴 했지만 그 대부분은 이미 다 지어진 콘도를 투자자들이 한꺼번에 사들이는 방식이었고, 앞으로 지어질 물량은 오히려 급격히 줄고 있기 때문입니다. 시장이 살아나는 신호와 공급이 마르는 신호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는 셈입니다.
신규 콘도 판매 52% 반등, 원동력은 완공 물량과 대량 매입
콘도·아파트 시장조사 기관 어버네이션(Urbanation)이 월요일 발표한 2026년 2분기 콘도 시장조사에 따르면, GTHA 신규 콘도 아파트 판매는 1년 전보다 52% 늘었습니다. 하지만 이 증가에도 불구하고 판매량은 같은 기간 10년 평균보다 여전히 86% 낮은 수준입니다. 바닥에서 살짝 올라온 정도라는 뜻입니다.
분기 중 팔린 신규 콘도는 모두 702채였는데, 이 가운데 535채가 이미 완공된 콘도였습니다. 완공 물량 판매는 1년 전보다 3배 이상 늘었고, 여기에는 투자 그룹들이 여러 채를 한꺼번에 사들이는 대량 매입(bulk purchase)이 여러 건 포함됐습니다. 재고가 쌓인 콘도를 개발사들이 털어내려 하면서 이런 대량 매입이 점점 늘고 있습니다.
반대로 아직 짓지도 않은 상태에서 파는 사전분양(pre-construction)은 1년 전보다 80% 급감해 50채에 그쳤습니다. 시장이 지금 팔리는 것은 새로 짓는 집이 아니라 이미 지어 놓고 남은 집이라는 점을 보여줍니다.
신규 착공은 멈추고, 취소 물량은 쌓인다
어버네이션의 숀 힐데브란드(Shaun Hildebrand) 사장은 “4년 넘는 하락 끝에 신규 콘도 판매가 HST 폐지와 투자자 활동에 반응한 것은 중요한 신호”라면서도 공급 가뭄을 경고했습니다. 그는 “이번 개선은 극도로 낮은 바닥에서 나온 것이고 사전분양 수요는 사실상 잠들어 있다”며 “새 물량이 거의 더해지지 않으면서 콘도 공급은 앞으로 몇 년간 사상 최대폭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신규 프로젝트 착수는 2분기 연속 한 건도 없었습니다. 여기에 1,022채가 추가로 취소되면서 2024년 초 이후 누적 취소 물량은 11,653채로 불어났습니다. 착공 물량도 448채로 크게 줄었습니다.
어버네이션은 온타리오의 강화된 HST 리베이트(환급) 규정이 이런 둔화에 영향을 줬을 수 있다고 봤습니다. 이 제도는 프로젝트가 2027년 3월 31일 이전에 착공하고 2029년 12월 31일까지 사실상 완공돼야 구매자가 혜택을 받을 수 있는데, 최종 규정이 6월에야 확정되면서 사전분양을 고민하던 구매자들에게 불확실성이 컸습니다.
미분양 콘도 호가는 하락, 재판매 매물은 3년 최저
개발사들이 규정 확정을 기다리는 사이, 완공됐지만 팔리지 않은 신규 콘도의 호가는 1년 전보다 2% 내려 평방피트당 평균 1,186달러를 기록했습니다. 그래도 최근 3년 내 등록된 콘도의 일반 매매(재판매) 평균가인 평방피트당 830달러보다는 43% 높은 수준입니다. 어버네이션은 이번 분기에 팔린 콘도의 상당수가 호가보다 낮은 값에 거래됐고, 일부 대량 매입은 비슷한 일반 매매 매물보다도 싼 값에 성사됐다고 밝혔습니다.
신규와 재판매를 합친 콘도 재고는 분기말 기준 1만 2,106채로 1년 전보다 1% 늘어나는 데 그쳤습니다. 동시에 시장에 나와 있는 일반 매매 매물은 21% 줄어 3년 만에 가장 적은 7,105채로 떨어졌습니다. 보고서는 시장이 소형 투자용 매물로 넘쳐난다는 인식도 반박하면서, 매물 감소가 특정 평형이 아니라 모든 크기에서 고르게 나타났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자료는 토론토 부동산에 관심 있는 한인 실수요자에게도 시사점이 있습니다. 당장은 완공된 콘도가 호가보다 낮게, 때로는 일반 매매 매물보다도 싸게 나오는 구간이라 실입주 목적의 구매자에게는 협상 여지가 열려 있습니다. 반대로 몇 년 뒤를 내다본다면 신규 착공이 멈춘 지금의 흐름이 향후 공급 부족과 가격·임대료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향후 전망
단기적으로는 대량 매입과 완공 물량 소진이 이어지면서 거래량 회복세가 조금 더 유지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는 새 공급이 아니라 기존 재고를 소화하는 과정이라는 한계가 있습니다.
중기적으로 신규 착공과 사전분양이 지금처럼 계속 위축된다면, 몇 년 뒤 입주 가능한 새 콘도가 크게 줄어들 수 있습니다. HST 리베이트 조건을 맞추려는 개발사들의 착공 여부와 금리 흐름이 앞으로 공급을 좌우할 주요 변수입니다.
원문: REM (Real Estate Magazin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