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타리오에서 흔히 보는 임대 계약서 조항 중 상당수가 사실은 법적 효력이 없습니다. “반려동물 금지”, “1,000달러 펫 보증금”, “강제 청소 의무” 같은 조항들이 대표적입니다. 임대차법(Residential Tenancies Act)이 이런 조항들을 명시적으로 막고 있기 때문입니다.
캐나다 부동산 매거진(Real Estate Magazine)이 6월 10일 게재한 칼럼에서 20년 이상 경력의 온타리오 부동산 에이전트 Sofie Kehdi는 “현장에서 자주 보지만 실제로는 효력이 없는 임대 조항들”을 정리해 소개했습니다. 임대인이 선의로 넣었거나, 임차인이 당연하다고 받아들이는 조항 가운데 상당수가 사실은 법적으로 부정확하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저자는 부동산 에이전트의 역할이 단순히 매물을 빠르게 임대시켜 좋은 가격을 받는 것에 그쳐서는 안 된다고 지적합니다. 양쪽 당사자가 임대차법이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것 역시 에이전트의 의무라는 것입니다.
“반려동물 금지” 조항은 일반적으로 무효
가장 자주 등장하는 사례가 바로 반려동물 관련 조항입니다. 임대인이 “이 매물에는 반려동물 금지라고 명시해 달라”고 요청하면, 에이전트는 그 요청을 듣되 임대차법 내용도 함께 알려줘야 한다는 게 저자의 입장입니다. 온타리오에서 “반려동물 금지” 조항은 콘도 정관에 명시된 제한이나 합리적인 보건·안전 사유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면 일반적으로 무효이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입주 당시에는 반려동물이 없던 임차인이 나중에 반려동물을 들였다고 하더라도, 그 사실만으로는 퇴거 사유가 되지 않습니다. 즉, 임대인이 임대 계약서에 어떤 표현으로 반려동물을 금지하더라도, 그 조항을 근거로 임차인을 내보낼 수는 없다는 의미입니다.
이 사실을 들은 임대인의 다음 반응은 흔히 “그럼 펫 보증금 1,000달러라도 받게 해 달라”는 요청입니다. 저자는 여기서 또 한 번 임대인을 교육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온타리오에서는 반려동물 별도 보증금 자체가 법적으로 허용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보증금 한도는 1개월 임대료, 자동이체 강제도 불가
온타리오 임대 보증금에는 명확한 한도가 있습니다. 보증금은 첫 달과 마지막 달 두 달치를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마지막 달 임대료에 해당하는 1개월분만 받을 수 있습니다. “첫 달과 마지막 달 두 달치”라는 표현은 사실 마지막 달 보증금만을 가리키며, 첫 달 임대료는 별도의 임대료 지급에 해당합니다.
추가 보증금을 환불 가능한 보증금으로 명시하더라도, 실제 환불 한도는 손해 발생 시 합리적인 대체 비용으로 제한됩니다. 즉, 임대인이 임의로 보증금 금액을 정해 받아둘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
또 다른 자주 등장하는 조항은 자동이체(pre-authorized debit, PAD) 의무 가입입니다. 일부 임대인은 임대 조건으로 자동이체 가입을 강제하지만, 온타리오 임대차법은 이를 임대 조건으로 강제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임차인은 수표·직접 송금 등 다른 결제 방식을 선택할 권리를 보장받습니다.
저자는 강제 청소 조항도 같은 맥락에서 효력이 없다고 정리합니다. 예를 들어 “퇴거 시 전문 청소 업체 비용을 임차인이 부담한다”는 조항은 임대인이 임의로 추가 비용을 부과할 수 있는 근거가 되지 못합니다. 임차인은 통상적인 마모(reasonable wear and tear) 수준의 사용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원칙이 우선합니다.
한인 임차인과 임대인에게도 이 칼럼의 핵심 메시지는 매우 실용적입니다. 임대 계약서를 받았을 때 “표준 조항이니까”라고 그냥 서명하지 않고, 각 조항이 실제로 임대차법이 허용하는 범위 안에 있는지 한 번 더 점검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특히 반려동물 조항, 펫 보증금, 자동이체 의무 조항이 들어 있다면 그 효력 여부를 미리 확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임대인 입장에서도 효력이 없는 조항을 임대 계약에 넣는 것은 결국 분쟁 시 부담으로 돌아옵니다. 효력 없는 조항을 근거로 임차인을 압박하다가 임대인이 오히려 임차인 권리 침해 책임을 묻는 결과로 이어진 사례도 적지 않습니다. 한인 임대인은 임대 계약서를 작성하기 전에 임대차법에 익숙한 에이전트나 변호사의 검토를 받는 것이 안전합니다.
향후 전망
단기적으로는 토론토와 GTA 임대시장의 임대료 부담이 큰 상태가 이어지면서, 임대인과 임차인 사이의 분쟁이 더 잦아질 가능성이 큽니다. 그 과정에서 효력 없는 조항을 둘러싼 갈등도 자연스럽게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중기적으로는 임대차법에 대한 임대인 교육이 더 중요해지는 흐름이 예상됩니다. 부동산 에이전트뿐 아니라 임대인 자신도 임대차법의 기본 구조를 이해해야 분쟁을 줄일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