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75개 도시의 생활비를 비교한 조사에서, 밴쿠버의 임대료 부담이 세계 최고 수준으로 나타났습니다. 파리와 베를린, 마드리드 같은 유럽 대도시보다 주거비가 더 비쌌습니다.
세계 주요 도시의 생활비를 비교한 새 조사에서, 밴쿠버의 임대료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축에 든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유럽 2위 인터넷 은행(네오뱅크)인 벙크(Bunq)가 발표한 ‘워킹 어브로드 인덱스(Working Abroad Index)’는 세계 75개 도시의 월 생활비를 살펴봤습니다.
이 지수는 원룸(1베드룸) 임대료, 식료품, 공과금, 휴대전화, 인터넷 같은 필수 지출만 담았습니다. 외식이나 여가처럼 꼭 필요하지 않은 지출은 빠졌습니다.
파리·베를린보다 비싼 주거비
벙크의 조사 결과, 밴쿠버 주민은 파리, 베를린,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밀라노, 뮌헨 같은 대도시 주민보다 더 많은 주거비를 내고 있었습니다. 벙크 대변인은 이메일에서 “임대료가 모든 타격을 주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밴쿠버에서 임대료는 한 사람의 월 지출(평균 3,424달러)에서 71%를 차지합니다. 반면 생활비가 비싸기로 유명한 베를린은 임대료가 월 지출의 58%, 파리는 62% 수준입니다. 밴쿠버 세입자는 평균 월 2,442달러, 토론토 세입자는 2,150달러를 냅니다. 이는 파리(2,005달러)나 베를린(1,829캐나다달러)보다 높은 금액입니다.
벙크는 “밴쿠버 임대료가 이제 이 지수에 포함된 유럽 28개 수도 중 24곳을 넘어섰으며, 런던, 더블린, 암스테르담, 룩셈부르크시티에만 뒤진다”고 덧붙였습니다.
임대료 빼면 오히려 저렴한 편
흥미로운 점은, 밴쿠버가 전체 생활비로는 75개 도시 중 23위에 그친다는 것입니다. 임대료를 뺀 나머지 비용은 세계 기준으로 오히려 낮은 편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밴쿠버 주민은 약 900제곱피트가 조금 넘는 아파트의 공과금으로 월 118달러를 내는데, 이는 방콕이나 호찌민시, 메데인보다도 낮은 수준입니다. 반면 베를린 주민은 공과금으로 월 평균 586달러라는 큰 금액을 냅니다. 밴쿠버의 대중교통비는 월 117.20달러로 “중간 수준”입니다. 마드리드(80달러), 바르셀로나(49달러), 암스테르담(102달러)보다는 비싸지만, 파리(147달러)나 빈(122달러)보다는 쌉니다. 밴쿠버 주민에게 다행인 점은, 그래도 이 도시의 생활비가 뉴욕이나 런던보다는 훨씬 낮다는 것입니다.
밴쿠버의 높은 임대료는 이미 잘 알려진 문제지만, 이번 조사는 그 부담이 유럽 주요 도시를 넘어선 세계 최고 수준임을 구체적인 수치로 보여 줍니다. 밴쿠버에 사는 한인 세입자라면 임대료가 월 생활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큰지 새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동시에 공과금이나 대중교통 같은 다른 비용은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도 함께 참고할 만합니다. 결국 밴쿠버 생활비 부담의 핵심은 주거비에 있다는 것이 이번 조사의 결론입니다.
향후 전망
임대료가 생활비의 대부분을 좌우하는 구조가 이어진다면, 주거비 안정 없이는 밴쿠버의 생활비 부담을 낮추기 어렵습니다. 임대 시장의 공급이 늘고 앞서 다룬 단기임대 규제 같은 정책이 효과를 내는지가 앞으로 주목할 부분입니다.
원문: Daily Hiv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