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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용 콘도를 넘어서, 토론토 로즈데일 ‘1 Marlborough’의 실거주 실험


토론토 로즈데일(Rosedale)에 들어설 럭셔리 콘도 ‘1 Marlborough’가 그동안 투자자 중심으로 굴러온 토론토 콘도 개발 방식에 정면으로 맞서고 있습니다. 유리 커튼월 대신 13층 석조 건물로 지어지며, 세대 수를 크게 줄이는 대신 실제로 살 사람을 위한 넓은 집을 내세웁니다.


토론토 콘도 시장은 지금 긴 조정 국면에 있습니다. 팔리지 않은 새 콘도가 쌓여 있고, 한때 시장을 떠받치던 투자자 수요는 뒤로 물러났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누구를 위해 집을 짓는가’라는 질문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1 Marlborough는 이 질문에 정면으로 답하는 사례입니다. Devron Developments와 Dorsay Development Corp.가 함께 개발하며, 최근 몇 년간 토론토에 쏟아진 콘도들과는 겉모습부터 확연히 다릅니다. 유리로 뒤덮인 커튼월 건물이 아니라, 13층 높이의 석조(masonry) 아치와 곡선으로 지어져 맨해튼과 런던, 파리의 오래된 고급 아파트를 떠올리게 합니다.

58세대만, 실거주자를 위한 큰 집

1 Marlborough는 총 58세대만 공급합니다. 면적은 약 1,800제곱피트에서 8,000제곱피트가 넘는 규모까지 다양합니다. Devron Developments 사장 Pouyan Safapour에 따르면 가격은 300만 달러 후반대에서 시작해 최고 약 3,0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입니다. 쇼룸은 올가을 문을 열고, 착공은 2027년 상반기, 완공은 2030년으로 예정돼 있습니다.

이 프로젝트가 겨냥하는 대상은 주변 동네에서 옮겨오는 여유 있는 다운사이저(집을 줄여 이사하는 사람들)입니다. 넓은 단독주택에 살아온 이들이 프라이버시와 조용함, 공간을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콘도의 편리함을 누릴 수 있게 하겠다는 것입니다.

Safapour는 “투자자 시장이 한창일 때는 ‘실거주자(end user)’라는 말 자체가 거의 잊힌 단어였다”고 말합니다. 그는 “예전에는 모든 게 투자자를 위한 것이었는데, 지금은 정반대가 됐다”고 덧붙였습니다.

1 Marlborough 세대 내부 주방 렌더링

왜 지금 실거주자인가

캐나다 중앙은행(Bank of Canada)은 강한 투자자 수요가 토론토 콘도 건설 붐을 이끈 원인 중 하나라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개발사들은 착공 자금을 빌리기 위해 상당한 규모의 선분양이 필요했고, 그래서 낮은 총액에 팔 수 있는 작은 유닛을 점점 더 많이 지었습니다. 투자자가 사기 좋은 물건을 만든 것입니다.

그 결과 지금은 수요와 공급이 어긋나 있습니다. 중앙은행 추정으로는 시장에 새로 나오는 콘도의 약 60%가 초소형(마이크로) 유닛인데, 실제로 이런 집에 맞는 신규 가구는 30%에 그칩니다. 만들어진 집과 살 사람이 맞지 않는 것입니다.

Safapour는 투자자를 탓하지는 않습니다. 그는 투자자가 선분양 요건을 채워 프로젝트가 굴러가게 해준 ‘필요한 존재’였다고 봅니다. 문제는 콘도를 자산으로 사는 사람과 집으로 고르는 사람 사이의 ‘이해관계 불일치’였다는 것입니다.

1 Marlborough는 이 차이를 설계로 풀어냅니다. 세대 수를 줄이고 면적을 크게 키웠으며, 넓은 실외 공간과 거의 모든 세대의 전용 엘리베이터 직결을 넣었습니다. 눈에 잘 띄지 않지만 체감되는 요소도 있습니다. 3중 유리에 방음 처리한 창, 세대 사이를 공기층으로 나눈 이중 격벽, 소음을 더 줄이려 낮추고 단열한 천장 등입니다.


이번 사례는 토론토 콘도 시장의 무게 중심이 투자자에서 실거주자로 옮겨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한인 실수요자에게도 시사점이 있습니다. 그동안 토론토 콘도는 작고 임대에 맞춘 유닛이 많아, 실제로 오래 살기에는 좁고 불편하다는 지적이 많았습니다. 1 Marlborough처럼 고가 시장에서 시작된 변화가 앞으로 중가 시장으로도 번진다면, 넓고 살기 좋은 집을 찾는 실거주자에게 선택지가 늘어날 수 있습니다.

향후 전망

투자자 수요가 계속 약한 상태가 이어진다면, 개발사들은 선분양에 의존하던 기존 방식 대신 실거주자를 겨냥한 설계를 더 많이 고민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1 Marlborough는 가격대가 매우 높은 최고급 프로젝트인 만큼, 이런 실거주 중심 설계가 일반 가격대까지 퍼질지는 시장 조정이 얼마나 길어지는지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원문: REM (Real Estate Maga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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