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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도시 주민 절반, 일자리만 되면 더 싼 곳으로 이주하겠다


캐나다 최대 도시들의 집값이 떨어지고 있는데도, 3대 대도시권 주민의 약 절반이 다른 지역으로 옮길 생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일자리만 해결된다면 더 저렴한 도시로 떠나겠다는 것입니다.


로열 르페이지(Royal LePage)의 새 설문조사에 따르면, 캐나다에서 집값이 가장 비싼 시장들에서 가격이 내려가고 있음에도, 가장 큰 3개 대도시권 주민의 약 절반이 다른 곳으로의 이주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조사기관 버슨(Burson)이 캐나다인 9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이 설문에서, 응답자들은 현지 일자리를 찾거나 원격근무가 가능하다면 캐나다에서 가장 저렴한 15개 도시 중 한 곳으로 이주를 고려하겠다고 답했습니다.

토론토 55%, 몬트리올 48%, 밴쿠버 46%

이주를 고려하겠다는 응답은 광역토론토(GTA)에서 55%, 광역몬트리올(Greater Montreal Area)에서 48%, 광역밴쿠버(Greater Vancouver)에서 46%로 나타났습니다. 세 대도시권 모두 거의 절반에 가까운 주민이 더 저렴한 지역으로의 이주를 마음에 두고 있는 셈입니다.

조건은 분명합니다. 옮겨 갈 지역에서 일자리를 구하거나, 지금 하는 일을 원격으로 계속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즉, 일만 해결되면 떠날 의향이 있다는 응답이 이만큼 많다는 의미입니다.

“집값은 내렸지만 계산은 여전히 안 맞는다”

로열 르페이지의 필 소퍼(Phil Soper) CEO는 “캐나다 대도시의 집값이 지난 2년간 다소 진정됐지만, 많은 구매자에게는 여전히 계산이 맞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는 “이 나라에서 가장 비싼 도심의 진입 장벽이 여전히 높은 만큼, 더 저렴한 도시로 옮기는 것이 점점 매력적인 선택지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집값이 일부 내렸다고는 해도 대도시에 처음 진입하는 문턱 자체는 여전히 높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핵심 변수는 원격근무입니다. 일하는 곳에 매이지 않아도 된다면, 굳이 비싼 대도시에 살 이유가 줄어듭니다. 원격근무의 확산이 ‘더 저렴한 도시로의 이주’를 단순한 바람이 아니라 현실적인 대안으로 끌어올린 셈입니다.

가장 저렴한 도시는 앨버타 레스브리지

조사에서 캐나다에서 가장 저렴한 도시로는 앨버타주 레스브리지(Lethbridge)가 꼽혔습니다. 가구 월소득의 18.9%만으로 모기지 상환이 가능했습니다. 이 도시의 종합 집값은 33만 8,700달러, 평균 모기지 상환액은 월 1,520달러, 주 중위 가구소득은 9만 6,600달러였습니다.

2위는 뉴브런즈윅주 세인트존(Saint John)으로, 종합 집값 26만 5,900달러, 평균 모기지 상환액 월 1,193달러였습니다. 지난해 1위였던 온타리오주 선더베이(Thunder Bay)는 3위로 내려갔습니다. 앨버타주 레드디어(Red Deer)와 서스캐처원주 리자이나(Regina)가 상위 5위 안에 들었으며, 모두 모기지 비용에 가구소득의 25%를 넘기지 않았습니다.

62개 시장 중 61곳에서 부담 개선

로열 르페이지가 2024년부터 2026년까지 분석한 캐나다 62개 도시 가운데 61곳에서 부담 능력이 개선됐습니다. 개선 폭이 가장 컸던 곳은 웨스트밴쿠버(West Vancouver), 리치먼드(Richmond), 마컴(Markham), 노스밴쿠버(North Vancouver), 밀턴(Milton) 등 원래 집값이 비쌌던 시장이었습니다.

이미 비교적 저렴했던 시장은 개선 폭이 작았습니다. 레드디어, 트루아리비에르(Trois-Rivières), 선더베이, 셔브룩(Sherbrooke)에서는 모기지 상환에 필요한 소득 비중이 2%포인트 미만으로 줄었습니다. 부담이 오히려 나빠진 유일한 시장은 퀘벡시티(Quebec City)로, 2024년 이후 필요한 소득 비중이 1.6%포인트 늘었습니다. 이 도시는 8개 분기 연속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전년 대비 집값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젊을수록 이주에 더 열려 있다

이주 의향은 세대별로 뚜렷한 차이를 보였습니다. Z세대 응답자의 77%, 밀레니얼 세대의 56%가 이주를 고려하겠다고 답한 반면, X세대는 51%, 베이비부머는 34%에 그쳤습니다.

이주를 고려하는 이들 가운데 55%는 ‘더 낮은 생활비’를 핵심 이유로 꼽았습니다. 42%는 ‘더 느린 삶의 속도’를, 41%는 ‘자연과 가깝고 덜 붐비는 곳’을 이유로 들었습니다(복수 응답). 가고 싶은 지역으로는 몬트리올권 응답자의 29%가 셔브룩을 꼽았고, 토론토(16%)와 밴쿠버(18%) 응답자는 모두 에드먼턴(Edmonton)을 1순위로 들었습니다.

소퍼 CEO는 “캐나다인은 이론상으로는 놀라울 만큼 이동에 열려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며 “많은 사람이 더 저렴한 도시로의 이주를 꿈꾸지만, 실제로 옮기는 사람은 그보다 훨씬 적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에서도 수도권 집값 부담에 지방이나 외곽으로 눈을 돌리는 흐름은 익숙합니다. 다만 그 선택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벽이 ‘일자리’라는 점도 비슷합니다. 이번 조사는 집값이 조금 내려도 대도시 진입 장벽은 여전히 높다는 현실을, 주민들의 이주 의향이라는 형태로 보여줍니다.

캐나다 대도시에 사는 한인 실수요자에게도 시사점이 있습니다. 원격근무가 가능한 직종이라면, 비싼 도심을 고집하기보다 더 저렴한 도시로 옮겨 주거 부담을 크게 줄이는 선택을 적극적으로 검토해 볼 수 있습니다. 반대로 직장이 특정 도시에 묶여 있다면, 이번 조사 결과처럼 ‘떠나고 싶어도 떠나기 어려운’ 현실을 감안해 자금 계획을 세우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원문: REM (Real Estate Maga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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