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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일자리 늘었지만 ‘투잡’ 뛰는 사람이 대부분, 인플레 압박 신호


캐나다의 4월 급여 고용이 늘었다는 자료가 나왔습니다. 하지만 들여다보면 마냥 좋은 소식은 아닙니다. 늘어난 일자리의 상당 부분이 한 사람이 직장을 두 개 이상 갖는 ‘투잡’에서 나왔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들은 이를 노동시장이 강해진 신호가 아니라, 가계가 받는 물가 압박의 신호로 봅니다.


캐나다 통계청(StatCan)은 매달 두 가지 방식으로 고용을 측정합니다. 하나는 회사의 급여 기록을 바탕으로 한 ‘고용·급여·노동시간 조사(SEPH)’이고, 다른 하나는 가구에 직접 묻는 ‘노동력 조사(LFS)’입니다. 문제는 이 두 자료가 같은 4월을 두고 서로 정반대 방향을 가리켰다는 점입니다.

표면 수치만 보면 고용 호조처럼 보이지만, 두 조사의 방법론 차이를 알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왜 한쪽은 늘고 한쪽은 줄었는지, 그리고 그 차이가 무엇을 뜻하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같은 달, 정반대를 가리킨 두 고용 조사

급여 기준 고용(SEPH)은 4월에 22,000건 늘었습니다. 3월 수치는 더 놀랍습니다. 통계청은 당초 3월에 일자리가 31,800건 줄었다고 발표했지만, 이번에 5,700건 증가로 크게 상향 수정했습니다. 키보드 몇 번 두드린 것만으로 캐나다의 급여 고용이 손실에서 증가로 바뀐 셈입니다.

급여 조사(SEPH)와 가구 조사(LFS)의 4월 고용 증감 비교 (출처: BMO Capital Markets, StatCan)

그런데 같은 4월에 가구 조사(LFS) 기준 고용은 오히려 18,000명 줄었습니다. BMO의 셸리 카우식(Shelly Kaushik)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급여 조사에서는 고용이 4월에 22,000건 늘었지만, 같은 달 가구 조사에서는 18,000명 줄었다”며 두 수치의 차이가 놀랍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팬데믹 이후 보통 급여 조사가 가구 조사보다 약하게 나오는 경향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큰 폭의 수정으로 그 격차가 좁혀졌다고 덧붙였습니다.

가구 조사보다 급여 조사가 더 좋게 나온 것은 언뜻 반가운 소식처럼 들립니다. 하지만 두 조사가 무엇을 세는지를 알면, 그게 왜 좋은 신호가 아닌지 드러납니다.

‘두 개의 일자리’가 만든 착시

복수 일자리를 가진 캐나다 노동자 수 추이 (출처: StatCan, Better Dwelling)

두 조사 모두 고용을 측정하지만, 핵심 차이는 ‘일자리 수’를 세느냐 ‘사람 수’를 세느냐입니다. 카우식의 설명에 따르면 급여 조사(SEPH)는 일자리의 개수를 세고, 가구 조사(LFS)는 사람의 수를 셉니다. 그래서 한 사람이 직장을 여러 개 가지면, 가구 조사에는 1명으로 한 번 잡히지만 급여 조사에는 여러 건으로 잡힙니다.

카우식은 특히 한 사람이 여러 일자리를 갖는 행태가 물가가 높을 때 빨라진다고 짚었습니다. 그렇다면 이번 흐름은 노동시장이 튼튼하다는 증거라기보다, 가계가 받는 재정 압박을 보여주는 지표에 가깝습니다.

복수 일자리 자료가 이를 뒷받침합니다. 계절 영향을 빼지 않은 급여 고용 건수는 4월 1,819만 건으로 1년 전보다 0.4%(78,100건) 늘었습니다. 같은 기간 직장을 두 개 이상 가진 사람은 121만 명으로 0.43%(42,500명) 증가했습니다. 늘어난 일자리의 상당 부분이 ‘두 번째 일자리’에서 나왔다는 뜻입니다. 정책 담당자들은 이를 두고 “경제가 좋아서 사람들이 일을 두 개씩 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재정 압박의 신호입니다.

투잡 증가가 가리키는 물가 스트레스

물론 따져볼 변수도 있습니다. 긱(gig) 노동자는 가구 조사에서는 자영업으로 잡히지만, 급여가 없어 급여 조사에는 아예 안 잡힙니다. 파업이나 무급휴직도 가구 조사 고용에는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급여 건수만 떨어뜨립니다. 이런 차이는 구조적인 요인입니다.

카우식은 “긱 노동(자영업으로 집계됨), 특히 물가가 높은 시기의 복수 일자리 보유, 그리고 평소보다 잦은 노동 중단(이 역시 고물가의 결과)이 두 조사 간 차이를 더 벌릴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럼에도 무시하기 어려운 것은 자료가 가리키는 방향입니다. 급여 일자리는 늘고 있고, 복수 일자리 보유자도 비슷한 속도로 늘고 있습니다. 두 흐름을 동시에 끌어올리는 행동, 즉 물가가 높은 시기에 추가로 일을 더 떠안는 것은 경제학자들이 노동시장 강세가 아니라 스트레스 신호로 보는 바로 그 현상입니다.


이번 자료는 한국 독자에게도 익숙한 질문을 던집니다. 고용 지표가 좋아 보여도, 그 속을 들여다보면 가계가 생활비를 메우려 일을 늘린 결과일 수 있다는 점입니다. 캐나다에 정착한 한인 가구 역시 물가가 오를 때 부업이나 추가 근무로 버티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표면 수치보다 ‘왜 일자리가 늘었는가’를 살피는 것이 가계 살림과 경기 흐름을 읽는 데 더 중요합니다.

향후 전망

물가 상승 압박이 이어진다면 복수 일자리 보유 흐름도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고용 지표가 개선되더라도 그 내용이 부업 증가에 기댄 것이라면, 가계의 실제 형편은 수치만큼 나아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앞으로는 전체 고용 건수뿐 아니라, 한 사람이 몇 개의 일자리로 생계를 꾸리는지를 함께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원문: Better Dwell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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