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론토 봄 부동산 시장이 여름으로 넘어가면서 단독주택은 살아나는데 콘도는 뒤처지는 ‘엇갈린 시장’이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콘도를 팔고 단독주택으로 옮기려는 젊은 소유주들이 집값이 다시 오를까 봐 초조해하며, 자기 콘도 호가를 낮춰서라도 서둘러 팔려는 움직임이 늘고 있습니다.
봄 성수기의 마지막 국면에서 토론토 콘도 시장에는 새로운 반전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리맥스 홀마크의 크리스토퍼 비비(Christopher Bibby) 중개인은 “다 파악했다고 생각하는 순간 또 바뀝니다. 실시간으로 흐름이 달라져요”라고 말합니다.
그가 최근 주목하는 변화는 콘도를 팔고 단독주택으로 갈아타려는 소유주들의 심리입니다. “콘도를 가진 젊은 사람들은 거의 공황 상태예요. 단독주택 값이 뛰는 걸 보고 있으니까요”라고 그는 전합니다. 집값이 오르기 전에 갈아타지 못할까 봐 불안해하는 심리가, 자기 콘도를 빨리 팔기 위해 호가를 낮추는 결정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단독주택은 회복 조짐, 콘도는 여전히 약세
BMO의 선임 이코노미스트 로버트 캅치치(Robert Kavcic)는 토론토를 포함해 가장 큰 타격을 받았던 시장의 바닥이 다져지는 신호가 보인다고 진단합니다. “이런 회복은 늘 단독주택에서 먼저 시작됩니다. 이제 그 지점에 도달했다는 초기 신호가 나타나고 있어요”라고 그는 말합니다. 다만 “확실한 가격 상승세로 돌아서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걸리고, 콘도 시장은 그보다 훨씬 약한 별개의 영역”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수치도 이를 뒷받침합니다. 온타리오 콘도 가격은 5월 기준 1년 전보다 8.3% 떨어졌습니다. 같은 기간 단독주택 가격 하락 폭은 그 절반 수준에 그쳤습니다. 캅치치는 콘도 가격이 최근 두 달 동안은 소폭 반등했다고 설명하면서도, 광역토론토(GTA)의 소형 콘도가 비교적 안정적인 전국 시장에 견줘 두드러진 약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단독주택 매도자의 과욕, ‘오퍼 나이트’의 역풍
단독주택 쪽에서는 5월 들어 매물이 줄면서 일부 지역에서 입찰 경쟁(bidding war)이 벌어졌습니다. 이에 고무된 매도자들이 눈길을 끄는 낮은 호가를 내걸고 특정일에 오퍼를 한꺼번에 검토하는 ‘오퍼 나이트’ 방식을 잇따라 도입했습니다. 하지만 지나치게 욕심을 낸 매도자가 많았다고 비비는 전합니다.
실제로 6월에 그는 한 부부에게 단독주택 여섯 채를 안내했는데, 이 가운데 두 채만 팔리고 네 채는 오퍼 나이트에 실패한 뒤 더 높은 호가로 다시 매물로 나왔습니다. “너도나도 오퍼 나이트를 걸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습니다”라고 그는 말합니다. 비치스(Beaches) 지역의 한 매물은 1년 가까이 팔리지 않다가 새 중개인이 호가를 299만 달러로 낮추고 오퍼 날짜를 잡았지만, 정작 그날 오퍼가 한 건도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이후 매도자는 오히려 호가를 50만 달러 더 올려 다시 내놓았고, 6월 말까지도 팔리지 않았습니다.
반면 대형 콘도는 다운사이징(집을 줄여 이사) 수요가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거래가 살아나고 있습니다. 비비는 최근 킹스트리트 웨스트(King Street West) 지역의 3,000제곱피트(sqft) 대형 콘도(55 Stewart St.)를 호가 329만 5,000달러 그대로 매각했고, 하버 스퀘어(99 Harbour Square)의 다른 매물도 오랜 기간 끝에 팔았습니다.
가격을 낮춰 부른 매물이 경쟁을 부른다
보즐리 부동산(Bosley Real Estate)의 패트릭 로카(Patrick Rocca) 중개인은 리스이드(Leaside)의 수영장 딸린 침실 4개 단독주택을 내놓으면서 오퍼 검토일을 따로 정하지 않았습니다. 호가 420만 달러가 많은 구매자에게는 부담스러운 수준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이틀 만에 오퍼가 세 건 들어왔다”고 그는 말합니다.
최고가를 부른 구매자는 팔아야 할 다른 집이 있어 잔금 기일을 길게 원했는데, 로카가 그 집을 살펴보니 파는 데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였습니다. 결국 매도자는 위험을 피해 두 번째로 높은 오퍼를 받아들였고, 이 집(52 Kildeer Cres.)은 호가보다 2만 1,000달러 높은 값에 팔렸습니다. 또 다른 거래에서는 호가 172만 9,000달러의 침실 3개 세미 단독주택에 오퍼 다섯 건이 몰려 187만 달러에 팔렸습니다. 낮게 부른 호가가 오히려 경쟁을 자극한 사례들입니다.
토론토 콘도 시장의 부진은 한인 실수요자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첫 집으로 콘도를 산 뒤 단독주택으로 옮기려는 계획을 가진 가구라면, 지금은 콘도를 파는 쪽이 단독주택을 사는 쪽보다 불리한 국면입니다. 콘도 값은 아직 약하고 단독주택 값은 먼저 움직이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첫 집을 콘도로 마련하려는 구매자에게는 선택의 폭과 협상 여지가 넓어진 시기이기도 합니다. 시장 흐름이 자산 유형별로 갈리는 만큼, 파는 순서와 사는 순서를 어떻게 짤지가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습니다.
향후 전망
금리가 안정세를 유지하고 단독주택 매물 부족이 이어질 경우, 단독주택의 회복세는 당분간 콘도보다 앞서 나갈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콘도 시장까지 온기가 퍼지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매도자가 시장 분위기만 믿고 호가를 무리하게 높이거나 오퍼 나이트를 남발할 경우, 이번 봄처럼 재상장으로 이어지는 역효과가 반복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