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미 부동산 코칭계의 거물 딘 잭슨(Dean Jackson)은 “리드(잠재고객)의 질이 나쁘다”는 흔한 불평이 지극히 주관적인 판단이라고 말합니다. 그의 핵심 메시지는 명확합니다. 문의한 사람의 절반 이상이 약 2년 안에 실제로 거래를 하며, 문제는 리드의 질이 아니라 그때까지 중개인이 곁에 남아 있느냐입니다.
딘 잭슨의 아이디어는 이미 북미 대부분의 중개인이 어떤 형태로든 쓰고 있습니다. ‘아홉 단어 이메일’, ‘리스팅 멀티플라이어’, 특정 분야에 특화된 고객 명단을 만들어 그 시장의 중심 인물이 된다는 개념까지, 그의 전략은 30년 동안 코칭 프로그램과 세일즈 교육을 거쳐 퍼져 나갔습니다. 잭슨은 1988년 부동산 면허를 땄습니다. 세계 랭킹 180위의 경쟁 테니스 선수였다가 재정적으로 어렵던 시절, 한 친구의 말이 그의 방향을 바꿨습니다. 그는 몇 년 만에 다시는 콜드콜(무작정 거는 영업 전화)을 하지 않아도 되는 시스템을 만들었고, 이후 수십 년간 다른 중개인들에게 같은 방법을 가르쳐 왔습니다.
‘리드가 나쁘다’는 착각
잭슨은 사람들이 “리드의 질이 낮다”고 말할 때, 그것이 매우 주관적인 판단이라고 지적합니다. “그들의 머릿속에서 좋은 리드란, 오늘 전화해서 내일 방문하고 이번 주말에 매물을 내놓는 사람입니다. 거기에 못 미치면 전부 나쁜 리드로 치죠”라고 그는 말합니다. 그는 이런 생각을 일종의 ‘정신적 바이러스’라고 부릅니다. 당장 거래할 준비가 된 사람만 가치 있다고 믿는 탓에, 결국 거래하게 될 대다수의 사람을 지금 준비가 안 됐다는 이유만으로 무시하거나 포기해 버린다는 것입니다.
그의 반론은 통계에 근거합니다. 무언가에 문의한 사람의 절반 이상이 100주(약 2년) 안에 실제로 그 일을 합니다. 이것이 기본 확률입니다. 예를 들어 에드먼턴(Edmonton)의 타운홈 정보를 문의한 사람은 앞으로 2년 안에 타운홈을 살 확률이 50%를 넘습니다. 남는 질문은 단 하나, 그 문의를 받은 중개인이 정작 그 순간에 곁에 남아 있느냐입니다. “저는 그저 그들이 반드시 살 사람이라고 여기고, 때가 됐을 때 그 자리에 있으면 됩니다”라고 그는 말합니다.
하나의 카테고리에서 유일한 이름이 되어라
잭슨의 마켓 메이킹(시장 주도) 철학은 말은 간단하지만 제대로 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특정한 매물 카테고리를 하나 정하고, 그것을 사거나 팔 만한 모든 사람의 명단을 만든 뒤, 그들이 결정할 때 유일하게 떠오르는 이름이 되는 것입니다. 그는 연못에 물고기를 채우는 것에 비유합니다. 큰입배스를 잡고 싶다면 연못에 큰입배스 치어를 풀어야지, 메기를 풀어 놓고 큰입배스가 나타나길 바라는 것은 전략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카테고리는 호숫가, 골프장, 타운홈, 콘도, 100년 된 주택, 신축, 공원을 낀 집처럼 구매자가 실제로 생각하는 방식으로 매물을 묶을 수 있는 것이면 됩니다. 조건은 규모입니다. 잭슨의 기준은 약 1,000채 정도로, 경제성이 나오면서도 구매자와 매도자를 헤아릴 수 있는 유한한 규모입니다. 그는 이 방식이 반드시 매물을 갖고 있어야 가능한 것은 아니라고 강조합니다. 타운홈 구매 희망자 명단을 만들어 해당 카테고리의 새 매물과 시장 정보를 정기적으로 보내며 그 분야의 정보원이 되면, 정작 매물이 생겼을 때 이미 명단이 준비돼 있다는 것입니다.
매물 하나가 만드는 다섯 번의 기회
잭슨이 가장 자주 언급하는 틀 가운데 하나가 ‘리스팅 멀티플라이어 지수’입니다. 매물 하나를 맡을 때마다 각각 1점짜리 득점 기회가 다섯 개 생긴다는 개념입니다. 그 집을 파는 것, 구매자를 직접 찾는 것, 리스팅 기간에 매도자에게서 소개를 받는 것, 같은 동네에서 또 다른 매물을 확보하는 것, 그리고 거래가 끝난 뒤 소개를 받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중개인은 1.0에서 1.5점 사이를 기록하지만, 잭슨 커뮤니티의 상위권은 약 3.5점을 냅니다. 이 차이가 만드는 결과는 큽니다. 에드먼턴에서 팀을 운영하는 테일러 핵은 자신의 수치를 공개했는데, 2025년 리스팅 63건에 멀티플라이어가 약 1.1이었습니다. 평균 수수료를 약 1만 달러로 잡을 때, 1.1에서 3.5로 끌어올리면 같은 건수로 연 24만 달러의 매출이 더 생긴다는 계산입니다. 매물을 확보하는 일 자체는 똑같고, 달라지는 것은 그 매물 하나를 둘러싸고 얼마나 많은 일이 벌어지느냐입니다.
침묵은 거절이 아니다, 그리고 ‘러브 밤’
잭슨은 투자할 가치가 있는 잠재고객을 ‘5성급 고객’이라 부릅니다. 기꺼이 대화에 응하고, 친절하고 협조적이며,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언제 원하는지 알며, 도움을 받고 싶어 하는 다섯 가지 특징을 갖춘 사람입니다. 그는 리드를 ‘지금(now)’, ‘숙성(nurture)’, ‘활성(active)’, ‘휴면(sleeping)’ 등 행동 신호에 따라 관찰 분류합니다. 전화를 받지 않는 리드가 반드시 나쁜 리드는 아니며, 그 사람이 모든 이메일을 열어 보고 매물을 클릭하고 있다면 그 행동 신호가 무응답보다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정말 중요한 시점은 ‘지금’과 ‘지금은 아님’ 둘뿐입니다. 특정 시한을 못 박는 순간, 그건 시장을 맞히려는 도박이 됩니다”라고 그는 말합니다.
그는 교육학의 유명한 연구를 근거로 듭니다. 교사에게 특정 학생들이 영재로 판정됐다고 알려 주자(실제로는 무작위 선발), 그 학생들이 꾸준히 더 나은 성과를 냈다는 실험입니다. 차이는 학생이 아니라 교사가 품은 기대에 있었습니다. 잭슨은 같은 원리를 리드에 적용합니다. 모든 고객을 반드시 거래할 사람으로 대하는 중개인은 더 오래, 더 정성껏 곁에 남는다는 것입니다. 그는 5성급 고객에게 100일 동안 100분을 접촉하는 투자를 ‘러브 밤(love bomb)’이라 부릅니다. 상황을 콕 짚어 주는 메시지, 그 사람만을 위한 대화, 우편으로 보내는 무언가, 실제로 도움이 되는 자료, 요청하지 않아도 매물 검색을 세팅해 주는 일 등으로 채워집니다.
디지털 시대에 역발상, 우편과 전단의 힘
잭슨은 대다수 중개인이 완전히 디지털로 옮겨 간 지금, 오히려 물리적 마케팅을 꾸준히 옹호합니다. 이유는 카테고리 마케팅과 같습니다. 희소성이 가치를 만들기 때문입니다. 모두가 같은 디지털 채널에서 경쟁할 때, 현실 세계에 존재하는 중개인은 경쟁이 덜하고 눈에 더 잘 띕니다. 그는 캐나다포스트의 무주소 광고우편을 잘 안 쓰는 채널로 꼽습니다. 여러 지역에서 한 장당 약 12센트 수준이라, 특정 지역에 엽서 1,000장을 보내는 비용이 같은 지역의 디지털 리드 비용과 비교해 유리하다는 것입니다.
특히 매물 앞에 두는 ‘인포박스 전단’을 가장 저평가된 방법으로 꼽습니다. 차를 세우고 내려서 매물 표지판까지 걸어가 전단을 집고, 다시 차로 돌아와 QR코드를 찍고 연락처를 남기는 구매자는, 어떤 수동적인 디지털 노출로도 따라올 수 없는 관심을 이미 보여 준 셈입니다. 그 번거로운 과정 자체가 진짜 관심을 걸러 내는 필터라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그는 모든 이메일 하단에 ‘슈퍼 시그니처’를 답니다. “준비되시면, 제가 도와드릴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입니다”라는 식으로, 상대가 당장 거래할 준비가 안 됐더라도 부담 없이 다음 걸음을 제안하는 장치입니다.
이 방법론은 캐나다 부동산 시장을 배경으로 하지만, 한인 중개인과 실수요 커뮤니티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특히 한인 사회처럼 소개와 신뢰가 거래의 상당 부분을 좌우하는 시장에서는, 당장 집을 살 사람만 쫓기보다 관심을 보인 사람 곁에 꾸준히 남아 ‘유일하게 떠오르는 이름’이 되는 전략이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리드가 나쁜 것이 아니라 그때 자리에 없었던 것이 문제라는 잭슨의 통찰은, 조급하게 성과를 좇는 중개인이라면 한 번쯤 되새겨 볼 만합니다.
원문: Real Estate Magazine (RE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