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밴쿠버시가 도시 성장에 필요한 인프라와 편의시설의 재원을 마련하는 방식을 역사적으로 개편합니다. 2026년 9월 30일부터 시 전역에 적용되는 새 ‘편의시설 부담금(ACC)’을 도입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편의시설 부담금(Amenity Cost Charge, ACC)은 새 건물을 짓는 개발사에 부과해, 그 개발로 늘어나는 인구를 뒷받침할 시설을 짓는 데 쓰는 돈입니다. 지금까지 밴쿠버는 개발마다 따로 협상하는 방식에 크게 의존해 왔는데, 이번 개편은 그 방식을 표준화해 더 예측 가능하게 바꾸는 것입니다.
협상 방식에서 규칙 방식으로
그동안 밴쿠버시는 용도변경(재개발 허가)으로 새로운 시장 용도와 밀도가 생겨 부동산 가치가 오를 때, ‘지역사회 편의시설 기여금(CAC)’이라는 협상을 통해 개발 이익의 일부를 환수해 왔습니다. 문제는 이 협상이 사안마다 달라 길게는 몇 년씩 걸린다는 점이었습니다. 시 직원들은 개발사에 더 예측 가능한 부담금을 매기는 방향으로 가되, CAC 협상은 대체로 대형 개발에만 남기기를 원한다고 밝혔습니다.
도로나 상하수도 같은 인프라는 기존의 개발부담금(DCL)이 계속 담당합니다. 새로 생기는 ACC는 이 DCL 위에 더해져, 커뮤니티·레크리에이션 센터, 문화공간, 공공광장, 공공미술, 도서관 같은 편의시설의 재원으로 쓰입니다.
이런 변화는 2023년 11월 주정부가 내놓은 46호 법안(Bill 46)이 개발 절차의 예측가능성을 높이라고 요구한 데 따른 것입니다. 시 직원들은 앞으로 100퍼센트 고용·기관 용도의 용도변경과, 3만 제곱피트 미만 부지에서 100퍼센트 임대주택으로 짓는 일부 개발 등을 CAC 협상에서 면제하도록 권고했습니다.
향후 10년 성장 전망과 재원
다음 주 밴쿠버 시의회가 심의할 시 직원 보고서는, 이번 변화가 2027년부터 2036년까지 이어질 인구와 고용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시는 이 기간 순수하게 새로 늘어나는 건축 연면적을 약 5,500만 제곱피트로 전망합니다.
이 가운데 약 4,420만 제곱피트가 주거용입니다. 가장 큰 몫인 3,740만 제곱피트가 고밀도 주거이고, 약 640만 제곱피트는 레인웨이 하우스, 듀플렉스, 타운하우스 같은 저밀도 주거로 채워질 전망입니다. 새 주거 개발은 임대주택 쪽에 크게 쏠려 있어, 신규 주거 연면적의 53퍼센트가 임대, 39퍼센트가 분양(소유), 8퍼센트가 시장가 이하 주택으로 예상됩니다.
주거 외에 새로 늘어나는 비주거 공간은 약 1,110만 제곱피트로, 사무실·상가·기관·호텔 등 상업 및 기타 용도 760만 제곱피트, 산업용 310만 제곱피트, 경공업 혼합 용도 50만 제곱피트가 포함됩니다. 이 성장을 뒷받침하는 10년 자본 프로그램은 약 77억 달러 규모로 추산되며, 이 중 약 23억 달러(개발부담금 18억 1,000만 달러, 편의시설 부담금 4억 8,300만 달러)를 부담금으로 충당할 계획입니다. 나머지는 다른 재원으로 메웁니다.
이번 개편은 밴쿠버가 개발 기여금을 ‘협상 중심’에서 ‘규칙 중심’으로 바꾸는 시도입니다. 개발사 입장에서는 몇 년씩 걸리던 불확실한 협상 대신 정해진 부담금을 미리 계산할 수 있어 예측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시 입장에서는 성장에 필요한 재원을 더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습니다. 밴쿠버 부동산에 관심 있는 한인 실수요자나 투자자라면, 이 부담금이 개발 원가에 반영되는 만큼 앞으로 신축 주택의 공급 속도와 분양가에 어떤 영향을 줄지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향후 전망
새 부담금이 예정대로 9월 30일 시행될 경우, 개발 절차는 더 단순하고 빨라질 수 있습니다. 다만 부담금이 개발 원가로 잡히는 만큼, 이것이 신축 주택 가격에 얼마나 전가될지는 지켜봐야 합니다. 임대주택이 신규 주거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는 점은, 밴쿠버의 임대 공급이 앞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