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버타 산악 리조트 타운 캔모어(Canmore)가 주택위기를 풀기 위해 빈집에 세금을 매기는 ‘공실세’를 도입했습니다. 하지만 주 정부가 알버타 주민을 면제하면서 예상 세수가 절반 이상 깎였고, 관광지 특성상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캔모어는 캐나다에서 손꼽히는 휴양지이지만, 정작 그곳에 사는 사람들은 집을 구하기 어렵습니다. 값비싼 세컨드홈(별장) 수요가 몰리면서 지역 실수요자와 임차인이 밀려나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을 풀기 위해 캔모어 시가 꺼낸 카드가 ‘공실세’입니다. 빈집으로 두면 세금을 더 물려 임대 공급을 늘리겠다는 것입니다. 이 정책이 실제로 효과가 있을지, 자료와 전문가 의견을 함께 살펴봅니다.
100만 달러 아래 집을 찾기 힘든 리조트 타운
캔모어에서 100만 달러 미만의 일반 매매(재판매) 주택을 찾기는 어렵습니다. 부동산 플랫폼 Wahi 자료를 보면, 지난 3년간 캔모어의 중간 매매가는 79만8,000달러에서 150만 달러 사이를 오갔습니다.
캔모어는 캐나다 휴양용 부동산 시장의 강자이지만, 이런 가격은 지역 실수요자에게는 대체로 손에 닿지 않습니다. 그 결과 임대시장이 극도로 치열합니다. 캐나다 모기지주택공사(CMHC) 최신 자료에 따르면, 캔모어의 목적건축형 임대주택 630호의 공실률은 2025년 10월 1.8%로, 1년 전보다 0.7%포인트 올랐습니다.
세입자들이 집을 구하려 애쓰는 가운데, 캔모어 시는 임대 공급을 늘리기 위한 여러 조치를 내놓았습니다. 장기임대 개발 보조금과 함께, ‘거주성세(livability tax)’로 불리는 공실세가 대표적입니다.
세수 반토막 낸 알버타 주민 면제
캔모어 시장(Krausert)은 “거주성세 프로그램은 다른 정부 재원에 기대지 않고, 시가 가진 수단만으로 캔모어의 주택위기를 풀려는 시도”라고 말했습니다. 5월 시행된 이 공실세는, 소유주의 주 거주지가 알버타 밖에 있는 미활용 주택에 0.4%의 부가세를 매깁니다.
당초 이 세금은 연간 1,030만 달러의 세수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됐습니다. 하지만 4월 주 정부가 알버타 주민을 면제 대상으로 정하면서 계획이 크게 흔들렸습니다. 그 결과 2026년 추가 세수는 440만 달러로 줄었습니다. 이 때문에 2041년까지 캔모어에 필요한 저렴주택 약 3,400호 가운데 일부의 건설이 미뤄지게 됐습니다. 시는 앞으로 수천 호의 비시장·임대주택을 지을 계획이며, 현재 500호가 공사 중입니다.
다른 캐나다 지역의 사례를 보면 공실세는 장기임대 공급을 늘리고 임대료 상승을 누그러뜨리는 효과를 냈습니다. BC는 2018년 투기·공실세를 도입했습니다. UBC의 Tsur Somerville 교수는 그 이전 “밴쿠버에서는 부동산 투기의 일환으로 집을 비워두려는 사람이 많았다”고 말했습니다.
관광지에서는 통할까, 엇갈리는 전망
다만 캔모어에서 전체 주택의 약 4분의 1이 미활용 상태인 주된 이유는 투기가 아닙니다. 세컨드홈 매수자를 끌어들이는 관광지 특성 때문입니다. Somerville 교수는 “장기임대를 놓으려는 투자자는 공실세를 걱정하지 않는다”며 “하지만 집을 가끔씩만 쓰려는 사람에게는 더 큰 문제가 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캔모어 같은 리조트 시장에서 공실세가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대한 연구가 거의 없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빈집에 세금을 올리면 휴양용 부동산 매수자를 다소 위축시킬 수 있다고 봤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임대와 일반 매매 시장에 미친 공실세의 영향은 미미했습니다.
캔모어 최대 임대관리사 PEKA의 파트너 Mark Walker는, 1,100호가 넘는 회사의 장기임대 포트폴리오에 큰 변화가 없다고 전했습니다. 오히려 최장 6개월짜리 계약인 중기 임대가 늘고 있다고 했습니다. 세컨드홈 소유주들이 추가 세금을 피하려고 6개월씩 집을 임대 놓기 때문입니다. Walker는 “세컨드홈을 임대 놓는 사람들도 여전히 그 집을 일부 쓰기 때문에, 진짜 장기 임대 상품을 공급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정작 필요한 것은 예측 가능한 장기 임대 상품”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캔모어의 사례는 휴양지의 주택 문제를 세금 하나로 풀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보여줍니다. 캘거리와 가까운 캔모어는 알버타에 사는 한인에게도 익숙한 휴양지입니다. 별장이나 투자용으로 이곳 부동산에 관심을 두는 경우, 이번 공실세가 어떤 집에 적용되는지 확인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핵심은 소유주의 주 거주지가 알버타 안에 있는지 밖에 있는지입니다. 알버타 주민은 면제되지만, 다른 주나 해외에 사는 소유주는 미활용 주택에 0.4%의 세금을 더 내야 합니다. 관광지 특성상 이 세금이 임대 공급을 얼마나 늘릴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부분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