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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집값, G7에서 가장 빠르게 하락, 그래도 여전히 고평가


국제결제은행(BIS) 자료를 보면 캐나다 실질 집값이 2025년 4분기에 G7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캐나다 집값이 가장 빨리 내리는 이유는, 앞서 가장 크게 올랐기 때문입니다. 큰 낙폭에도 캐나다는 2010년 이후 상승률이 G7에서 두 번째로 높아, 여전히 고평가된 시장으로 꼽힙니다.


집값이 얼마나 오르내렸는지 나라별로 비교하려면 명목 가격보다 물가 상승분을 걷어낸 실질 가격이 더 정확합니다. 국제결제은행(BIS)은 여러 나라의 실질 주택가격을 같은 기준으로 비교할 수 있는 자료를 냅니다. 이번 분석은 나라 간 비교가 가능한 가장 최근 공통 분기인 2025년 4분기를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캐나다 부동산은 이 자료에서 상승과 하락을 모두 앞장서 이끄는 시장으로 나타납니다. 즉 가장 크게 올랐다가, 지금은 가장 빠르게 내리고 있다는 뜻입니다. 이 흐름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캐나다 부동산이 하락을 주도하고 있다

G7 실질 집값 지수 추이, 캐나다가 하락을 주도

2025년 4분기 캐나다 실질 집값은 한 분기 만에 2.1% 떨어졌습니다. 이는 G7 가운데 가장 큰 낙폭입니다. 뒤를 이어 일본(-1.5%), 독일(-0.3%), 프랑스(-0.2%), 영국(-0.2%)이 하락했고, 상승한 나라는 미국(+0.4%)과 이탈리아(+1.5%) 둘뿐이었습니다. 1위와 꼴찌의 격차가 그만큼 컸습니다.

1년 전과 비교한 연간 기준으로도 캐나다가 5.5% 하락하며 가장 크게 내렸습니다. 캐나다 외에 연간 기준으로 떨어진 나라는 미국(-1.7%)과 영국(-1.1%)뿐이었고, 나머지 네 나라는 오히려 올랐습니다. 다만 물가를 걷어낸 뒤에도 의미 있게 오른 곳은 이탈리아(+2.9%)와 일본(+2.3%) 정도였습니다.

숫자만 보면 캐나다 시장이 유독 약해 보입니다. 하지만 이 하락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그동안 캐나다 집값이 얼마나 많이 올랐는지를 함께 봐야 합니다.

2010년부터 고점까지, 캐나다 집값은 폭발적으로 올랐다

G7 각국의 2010년 대비 고점까지 실질 집값 상승률

캐나다가 하락을 이끄는 것은 사실 놀라운 일이 아닙니다. 오를 때도 큰 차이로 앞서 있었기 때문입니다. 2010년부터 2022년 1분기 고점까지 캐나다의 실질 집값은 98.6%나 뛰었습니다. 이는 다음으로 많이 오른 미국(+61.1%, 2024년 4분기 고점)과 독일(+60.6%, 2021년 4분기 고점)보다도 50% 넘게 높은 상승폭입니다.

나머지 나라의 상승폭은 훨씬 완만했습니다. 일본은 24.0%(2025년 1분기 고점), 영국은 22.4%(2022년 3분기 고점), 프랑스는 12.8%(2022년 3분기 고점) 오르는 데 그쳤습니다.

이상한 예외는 이탈리아(+0.3%)입니다. 이탈리아의 고점은 2010년 3분기로 이미 오래전이라, 최근 분기 상승률 1위(+1.5%)도 이런 배경에서 봐야 합니다.

G7 어느 나라도 고점에 있지 않다, 캐나다가 가장 많이 내렸다

G7 각국의 고점 대비 2025년 4분기 실질 집값 변화

고점 대비 지금 얼마나 내렸는지를 봐도 캐나다가 가장 앞서 있습니다. 캐나다는 2022년 1분기 고점에서 28.4% 내려앉았습니다. 그다음이 이탈리아(-24.3%)인데, 이탈리아는 약 15년 전에 찍은 고점을 아직 회복하지 못한 경우입니다. 반면 일본(-2.1%)과 미국(-1.7%)은 여전히 사상 최고치에 가깝게 붙어 있습니다.

2010년부터 2025년까지, G7 집값 성적표

이제 캐나다는 G7에서 가장 고평가된 시장이 아닙니다. 그 자리는 미국이 가져갔습니다. 미국 집값은 2010년부터 2025년 4분기까지 58.3% 올랐습니다. 다만 캐나다도 그 큰 조정을 겪고서도 같은 기간 물가 상승분보다 42.3% 더 오른 상태로, 두 번째로 고평가된 시장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그 아래로는 격차가 크게 벌어져 독일(+29.3%), 일본(+21.4%), 영국(+10.3%), 프랑스(+0.1%) 순입니다.

집값이 물가 상승을 따라가지 못한 나라는 이탈리아뿐입니다. 이탈리아 집값은 2010년보다 24.1% 낮습니다. 명목 가격만 보면 15년 전과 거의 똑같은데, 그 사이 물가가 오른 만큼 실질 가치가 깎여 나간 결과입니다.

가파른 조정은 자극적인 기사 제목을 만들지만, 한발 물러나 보면 그림은 분명합니다. 캐나다는 붕괴를 겪는 것이 아니라, 10년 넘게 부풀어 온 거품에서 공기를 천천히 빼고 있는 중입니다. 실제로 조정 중인지는 지역에 따라 다릅니다. 전국 수치는 내렸지만 뚜렷한 조정을 겪은 주는 두 곳뿐이고, 나머지 대부분은 지난달 오히려 최고가를 새로 썼습니다.


한국 독자에게도 이 흐름은 낯설지 않습니다. 저금리 시기에 집값이 크게 오른 뒤 조정을 겪는 모습이 한국 주요 도시와 닮았기 때문입니다. 캐나다에 집을 두고 있거나 매입을 고려하는 한인이라면, 최근의 가격 하락을 단순한 저점 신호로만 보기보다 그동안 얼마나 많이 올랐는지를 함께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향후 전망

지금의 하락세가 이어진다면 캐나다 집값은 고점 대비 조정폭을 더 키울 수 있습니다. 다만 실질 가격이 여전히 높은 수준인 만큼, 금리와 소득 흐름에 따라 조정 기간이 길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반대로 금리 인하 같은 변수가 나온다면 하락 속도가 주춤할 수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캐나다 시장이 G7 흐름의 앞자리에 서 있다는 점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원문: Better Dwell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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