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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쿠버 저소득 단칸방 호텔 줄줄이 압류, 세입자 400명 퇴거 위기


밴쿠버 다운타운 이스트사이드의 오래된 단칸방 호텔들이 매각과 압류에 놓이면서 최대 수백 명의 저소득 세입자가 살 곳을 잃을 위기에 처했습니다. 주거 단체는 정부가 상시 매입 기금을 만들어 이 건물들을 사들여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습니다.


밴쿠버 다운타운 이스트사이드(Downtown Eastside)에는 방 하나짜리 저렴 주거 시설인 단칸방 호텔, 이른바 SRO(single-room occupancy)가 모여 있습니다. 이 오래된 호텔들이 잇따라 팔리거나 압류·법정관리에 넘어가면서, 저소득 세입자들이 밀려날 수 있다는 우려가 새롭게 제기됐습니다.

민간 소유 SRO에 사는 사람들의 복지와 안전을 대변하는 비영리단체 ‘다운타운 이스트사이드 SRO 협력회(Downtown Eastside SRO Collaborative Society)’는 현재 약 400명의 세입자가 위험에 처해 있다고 추산합니다. 이 단체는 정부가 상시 매입 기금을 만들어, 비영리 주택공급자와 커뮤니티 토지신탁이 재정난에 빠진 SRO를 빠르게 사들일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세입자를 내보내는 소유주들

가장 시급한 곳은 488 Carrall St.에 있는 98실 규모의 웨스트 호텔 SRO(West Hotel SRO)입니다. 협력회에 따르면 새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이주하는 대가로 돈을 제안하고 있으며, 일부에게는 다른 거처를 알선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협력회는 이 건물의 57실이 이미 비었다고 봅니다.

같은 소유주는 최근 139 East Cordova St.의 44실 유나이티드 룸스 SRO(United Rooms SRO)와 235 East Hastings St.의 76실 엠프레스 호텔 SRO(Empress Hotel SRO)도 사들였습니다. 협력회는 이 건물들도 비슷한 방식으로 기존 세입자를 내보내려는 시도에 놓일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웨스트 호텔과 엠프레스 호텔은 이미 1년여 전부터 더 큰 SRO 주거 불안 위기의 뇌관으로 지목돼 왔습니다. 2025년 6월 밴쿠버시 내부 메모를 보면, 당시 대출기관들이 두 건물에 대해 압류 절차를 시작했습니다. 두 건물은 크리스토퍼 월(Christopher Wall)이 소유했고, 시 담당자들은 이 건물들이 부채가 심각하다고 설명했습니다. 대출기관들은 표준 압류 절차보다 더 빨리 건물을 팔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밴쿠버 웨스트 호텔 SRO

‘빈집 상태 매각’이라는 위험

가장 우려스러운 대목은 압류 신청서에 ‘빈 점유(vacant possession)’, 즉 세입자를 내보낸 상태로 매각하는 방안이 가능한 해법 중 하나로 올라 있었다는 점입니다. 시 담당자들은 이것이 법원 명령으로 확정된 것은 아니며, 세입자를 남긴 채 건물을 팔 수 있다면 실행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빈 점유가 허용되면 BC주 주택임대차법(Residential Tenancy Act)에 따른 보호가 제한된다고 경고했습니다. 당시 두 호텔에는 약 200명이 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2025년 6월 협력회는 월이 460만 달러의 빚을 갚지 못했고, 이 압류가 그가 가진 다운타운 이스트사이드 SRO 7개 건물 전체를 흔들 수 있다고 주정부와 시에 알렸습니다. 시 담당자들은 시가 압류 소송의 당사자가 아니고 건물에 등록된 권리도 없어 직접 개입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또 단순히 방을 비우는 것만으로는 시의 SRO 전환 규정이나 그에 따른 1실당 30만 달러 대체 비용 부과가 자동으로 발동되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방이 비는 것만으로는 전환이나 철거로 보지 않기 때문입니다.

협력회에 따르면 이 밖에도 여러 SRO가 압류 상태이거나 곧 압류될 수 있습니다. 610 Alexander St.의 로렐 아파트먼츠(54실), 259 Powell St.의 요크 호텔(36실), 575 East Pender St.의 알링턴 호텔(31실), 165 West Pender St.의 실버 아발론 호텔(85실), 351 Columbia St.의 페르세폴리스 호텔(27실), 74 West Hastings St.의 그랜드 유니언 호텔(32실) 등이 여기에 포함됩니다.

밴쿠버 유나이티드 룸스 SRO

저가 재임대와 노숙 위기 우려

협력회는 일부 집주인이 건물을 비운 뒤 가벼운 보수만 하고, 그 방을 학생이나 노동자에게 훨씬 높은 임대료로 다시 내놓을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협력회는 “정부가 호텔을 사들이는 조치를 하지 않으면, 더 많은 세입자가 건물을 비우고 가볍게 고쳐 임대료 규제를 피한 높은 값에 다시 세를 놓으려는 공세에 직면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협력회는 이런 방들이 사라지면 밴쿠버 노숙 위기가 더 심해질 것이라고 봅니다. SRO는 심각한 정신건강·중독 문제를 겪는 이들을 포함해 도시의 가장 가난하고 취약한 주민들에게 여전히 ‘최후의 주거지’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협력회는 이미 압류·법정관리에 들어간 건물을 안정시키는 즉각적인 정부 개입과, 매물이 나올 때 비영리단체가 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 상시 SRO 매입 기금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데일리하이브의 문의에 BC주 주택·지방자치부는 여러 민간 소유 SRO의 소유권이나 점유 변화를 인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주택부는 “주정부가 상황을 적극적으로 지켜보고 있다”며 세입자를 집에 머물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지만, 건물 매입을 검토하는지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2023년 초 기준 밴쿠버에는 SRO 건물이 146곳, 약 6,500실이 있었고 이 중 48%가 민간 소유였습니다. 대부분 100년 전에 지어져 지금은 상태가 매우 열악합니다.


이번 사안은 저렴 주거 안전망이 얼마나 취약할 수 있는지 보여줍니다. 방 하나짜리 낡은 호텔이라도, 그마저 사라지면 갈 곳 없는 사람들이 곧바로 거리로 내몰리기 때문입니다. 주거 문제를 시장 논리에만 맡기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한국에도 쪽방촌이나 고시원처럼 최저 주거 계층이 마지막으로 기대는 공간이 있다는 점에서 이 문제는 낯설지 않습니다. 밴쿠버 사례는 낡은 저가 주택을 없앨 때 그 자리에 대체 주거를 먼저 마련하지 않으면 노숙 위기가 곧바로 커질 수 있다는 점을 일깨웁니다. 밴쿠버에 사는 한인들도 이 지역의 주거 변화가 도심 전체의 안전과 복지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눈여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원문: Daily Hive Urbaniz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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