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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버타, ‘연방 프로그램 선택적 탈퇴’ 주민투표, 10월 19일 4개 개헌 질문


오는 10월 19일 알버타 주민투표에서 유권자들은 분리·이민 문제와 함께 4개의 개헌 관련 질문에 답합니다. 그중 하나는 파마케어·치과보험 같은 연방 프로그램에서 주정부가 발을 빼되, 관련 연방 자금은 그대로 챙길 수 있도록 헌법을 바꾸자는 내용입니다.


알버타의 이번 주민투표는 단순한 지역 정치 이벤트가 아닙니다. 연방정부와 주정부가 돈을 어떻게 나누고, 그 돈에 어떤 조건을 붙일 수 있는지를 다루는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이는 캐나다 전체의 재정 구조, 즉 세금과 복지 예산이 어디로 흐르는지와 직접 연결됩니다.

대니얼 스미스(Danielle Smith) 주총리 정부가 이 질문을 주민투표에 올렸습니다. 10월 19일 유권자 앞에 놓이는 개헌 관련 질문은 모두 4개인데, 상원 폐지, 주 상급법원 판사를 주정부가 직접 임명하는 방안 등이 포함됩니다. 세 번째 질문이 바로 연방 프로그램과 관련된 내용입니다.

무엇을 묻는가

핵심은 이렇습니다. 알버타는 파마케어(약값 지원), 치과보험처럼 연방정부가 돈을 대는 프로그램에서 주가 원할 경우 빠질 수 있도록 헌법을 고치자고 제안합니다. 다만 프로그램에서 빠지더라도 거기에 딸린 연방 자금은 잃지 않고, 그 돈을 주가 직접 사회 프로그램에 쓰겠다는 것입니다.

지금도 각 주는 연방 자금에 붙은 조건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 돈을 거절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연방정부와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받을 수 있었던 돈을 그냥 포기하는 셈이 됩니다. 이는 정치적으로 부담이 큰 선택입니다. 알버타가 노리는 것은 돈은 받으면서 조건은 따르지 않을 길을 여는 것입니다.

알버타는 이미 캐나다 치과보험(Canadian Dental Care Plan)에서 2026년까지 빠지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연방 치과보험이 주의 관할 영역을 침범한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이번 개헌 질문은 그 연장선에 있습니다.

엇갈리는 헌법학자들

이 사안은 헌법학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립니다. UBC 헌법연구그룹 소장인 Geoffrey Sigalet은 “알버타가 노리는 것은 우리가 헌법상 지출권(constitutional spending power)이라고 부르는 것을 제한하려는 시도”라고 설명했습니다. 여기서 지출권이란 연방정부가 각 주에 돈을 보내면서 조건을 붙일 수 있는 권한을 말합니다.

Sigalet은 “일부 학자는 이런 권한을 더 중앙집중적으로 봐야 한다고 하지만, 제 생각에는 알버타에 일리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연방정부가 다른 정부의 관할 영역에 돈을 대며 조건을 다는 것은, 사실상 그 영역의 정책을 대신 만드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는 일부 학자들이 지출권 자체가 위헌이라고 주장해 왔고, 앞으로 소송의 대상이 될 여지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반면 토론토대 법학교수 David Schneiderman은 다른 입장입니다. 그는 연방정부가 헌법적으로 선을 넘는 경우는 프로그램을 “강요할” 때뿐이라고 봤습니다. “연방정부가 주 관할 영역의 지출에 조건을 붙이더라도, 주는 그 돈을 그냥 거절하면 된다”는 것입니다. 그는 또 “현대 연방 지출권 행사에 대한 본격적인 헌법 소송은 없었다. 각 주는 대체로 돈을 받은 뒤, 의료 분야처럼 조건을 차츰 무력화하는 쪽을 택해 왔다”고 이메일로 밝혔습니다.


한국 독자에게도 이 논쟁은 낯설지 않습니다. 중앙정부가 지방에 예산을 내려보내며 특정 조건을 다는 방식은 한국의 국고보조금 구조와 비슷한 면이 있습니다. 돈을 받으면 조건을 따라야 하고, 조건이 싫으면 돈을 포기해야 하는 긴장 관계가 그것입니다. 알버타는 이 오래된 딜레마에서 “돈은 받고 조건은 뺀다”는 새로운 길을 헌법으로 열려는 셈입니다. 다만 주민투표에서 찬성이 나오더라도, 헌법 개정은 다른 주와 연방의 동의가 필요한 훨씬 긴 과정이라 실제 실현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습니다.

향후 전망

10월 19일 주민투표에서 찬성 결과가 나온다면, 알버타 주정부는 이를 명분으로 연방정부에 개헌 논의를 밀어붙일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헌법 개정은 주민투표 한 번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연방 지출권을 둘러싼 다툼이 소송으로 번질 경우, 그 결과는 알버타뿐 아니라 다른 주와 연방의 재정 관계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캐나다의 복지·의료 예산이 어떻게 짜이는지 지켜봐야 할 부분입니다.


원문: CBC News (Calg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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