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C 녹색당이 세입자를 보호하기 위해 공실 임대료 통제(vacancy control)를 도입하고, 임대주택의 반려동물 금지 조항을 없애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세입자가 집을 살 수 없어 점점 더 밀려나는 상황을 정책의 배경으로 들었습니다.
브리티시컬럼비아(BC)에서는 세입자가 계속 사는 동안에는 집주인이 1년에 한 번만 임대료를 올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세입자가 나가면, 집주인은 다음 세입자에게 임대료를 원하는 만큼 올려 받을 수 있습니다. 보통 시세 수준까지 한 번에 뛰는 구조입니다.
BC 녹색당은 이 구조가 집주인이 기존 세입자를 내보내고 임대료를 크게 올리도록 부추긴다고 봤습니다. 그래서 임대료 인상을 세입자가 아니라 주택 자체에 묶어 두는 ‘공실 임대료 통제’를 해법으로 제시했습니다.
“좋은 임대주택이 주거 위기 해결의 핵심”
BC 녹색당은 정책 브리핑에서 “좋은 임대주택”이야말로 주거 위기를 푸는 열쇠라고 밝혔습니다. 점점 더 많은 사람이 내 집 마련에서 밀려나고 있는 만큼, 임대주택의 질과 안정성을 높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당 대표 에밀리 로완(Emily Lowan)은 성명에서 “나 자신이 BC 주민의 33%에 해당하는 세입자 가운데 한 명”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정부가 세입자 보호에서 손을 떼면서, 감당할 수 있는 집을 찾는 일이 얼마나 사람을 지치게 하고 불안하게 만드는지 직접 겪어 봤다”며 “그래서 BC 녹색당이 세입자를 위한 주거 안정 방안을 들고 나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임대료를 ‘세입자’가 아니라 ‘집’에 묶는다
공실 임대료 통제의 핵심은 임대료 인상 기준을 세입자가 아니라 주택 단위에 두는 것입니다. BC 녹색당은 정책 브리핑에서 “공실 임대료 통제는 임대료 인상을 세입자가 아니라 주택에 묶어 둠으로써, 집주인이 잘못이 없는 세입자를 내보낼 유인을 줄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지금은 세입자가 바뀌면 임대료를 자유롭게 올릴 수 있어, 집주인이 기존 세입자를 내보내려는 동기가 생깁니다. 인상 기준을 집에 묶으면 세입자가 바뀌어도 임대료가 크게 뛰지 않기 때문에, 이런 동기 자체가 약해진다는 논리입니다. 다만 해마다 허용되는 임대료 인상 폭은 지금처럼 주거임대청(Residential Tenancy Branch)이 계속 정하게 됩니다.
밴쿠버를 비롯한 BC 지역에서 임대로 거주하는 한인 세입자에게 이번 공약은 직접적인 관심사입니다. 지금은 이사할 때마다 임대료가 시세 수준으로 뛰는 경우가 많은데, 공실 임대료 통제가 도입되면 세입자가 바뀌어도 임대료 상승 폭이 억제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는 아직 한 정당의 선거 공약 단계입니다. 실제 제도가 되려면 선거 결과와 입법 과정을 거쳐야 하므로, 당장 임대 계약에 반영되는 변화는 아니라는 점을 함께 염두에 둘 필요가 있습니다.
향후 전망
공실 임대료 통제는 세입자 보호를 강화하는 방향이지만, 집주인과 임대업계에서는 임대주택 공급이 위축될 수 있다는 반론이 나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임대료 상승이 억제되면 신규 임대주택 투자 유인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이번 공약이 실제 정책으로 이어질지는 선거 결과에 달려 있습니다. 세입자 보호와 임대주택 공급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맞출지가 앞으로의 논의에서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원문: Daily Hiv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