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캐나다 임대료가 24개월 연속 내렸습니다. 하지만 수요가 줄어서가 아닙니다. 지난 2년간 하락 폭의 절반 이상은 ‘임대 유닛이 작아진’ 데서 나왔습니다.
렌털스닷씨에이(Rentals.ca)와 어배네이션(Urbanation) 자료에 따르면, 9월 모든 유형을 합친 평균 호가 임대료는 월 2,034달러로 24개월 연속 하락했습니다. 1년 전보다 4.2% 낮고, 2024년 5월 정점보다 9.2%(168달러) 내린 수준입니다. 다만 2021년과 비교하면 여전히 16.2% 높습니다.
숫자만 보면 임대 부담이 꾸준히 가벼워지는 듯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이야기가 조금 다릅니다.
2년 연속 내린 캐나다 임대료

하락은 온타리오(-4.8%), 매니토바(Manitoba, -3.2%), BC(-2.9%), 알버타(-2.6%)에 집중됐습니다(1년 전 대비). 반대로 대서양 캐나다(Atlantic Canada)는 3.5% 올랐고, 특히 스튜디오(0베드룸) 아파트가 무려 34.5%나 뛰었습니다. 동부 해안 지역은 물가 상승률도 다른 곳보다 훨씬 높게 움직여 왔는데, 임대료가 그 요인 중 하나로 보입니다.
보고서 작성자는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캐나다의 평균 주급이 19.4% 올라 임대 부담이 전반적으로 나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캐나다 중앙은행 연구는 임금 상승이 고령 가구에 집중됐다고 지적합니다. 표면적인 숫자가 주는 안도감만큼 모두에게 여유가 생긴 것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개인 투자자가 가장 큰 임대료 하락을 겪는다

이른바 ‘개인 투자자(mom-and-pop)’들이 현실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콘도 아파트의 호가 임대료는 1년 전보다 7.8% 내린 월 2,052달러, 세컨더리 저층 유닛은 7.4% 내린 2,016달러였습니다. 반면 애초에 임대 목적으로 지은 목적형 임대(purpose-built)는 같은 기간 2.7% 내린 2,036달러에 그쳤습니다.
보고서는 이 차이의 원인을 깊이 파고들지 않았지만, 짐작할 만한 요인이 있습니다. 저금리 호황기에는 현금흐름이 적자인 투기성 임대인, 이른바 ‘스페큘로드(speculords)’가 대거 생겨났습니다. 이들은 기관 투자자보다 버티는 힘이 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세금으로 뒷받침되는 기관 대상 구제·대출 지원도 기관 쪽에 유리하게 작용합니다.
임대료가 싸진 건 공간이 줄었기 때문

이제 씁쓸한 진실입니다. 집주인이 더 적게 받는 이유는, 더 적게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평균 임대 유닛 면적은 9월에 852제곱피트(sqft)로, 2년 동안 4.2% 줄었습니다. 이 면적 축소가 같은 기간 평균 호가 임대료가 7.3% 내린 것의 절반 이상을 설명합니다. 즉 겉으로 보이는 하락 폭은 유닛이 작아진 탓에 더 크게 부풀려진 것입니다.
평균 임대료가 내렸다는 숫자는, 앞서 언급한 평균 소득과 마찬가지로 다루기 까다롭습니다. 이번 하락은 실제 가격 조정이라기보다 유닛이 작아진 영향을 더 많이 받았습니다. 지난 2년간 실질적인 진전은 거의 없었고, 여전히 큰 괴리가 남아 있습니다.
한국 독자에게도 익숙한 장면입니다. “평균 임대료가 내렸다”는 머리기사만 보면 세입자 부담이 가벼워진 것 같지만, 실제로는 같은 돈으로 더 좁은 집에 들어가는 쪽에 가깝습니다. 토론토·밴쿠버에서 콘도를 임대로 내놓은 개인 투자자라면, 목적형 임대보다 임대료가 더 빠르게 빠지고 있다는 점을 특히 체감할 수 있습니다.
임대를 찾는 실수요자라면 평균 숫자보다 ‘같은 면적 기준’ 임대료를 비교해 보는 것이 현실을 더 정확히 보여 줍니다. 겉으로 드러난 하락 폭에는 면적 축소라는 착시가 섞여 있기 때문입니다.
원문: Better Dwelli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