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이 달에서 희귀 자원 헬륨-3을 캐내려 막대한 돈을 쏟고 있습니다. 그런데 캐나다는 이 자원을 지구에서 대량으로, 그것도 비군사적인 방식으로 이미 생산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는 이것을 무역 협상의 지렛대로 삼자고 제안합니다.
희귀 자원이 첨단 기술과 국가 간 무역 협상의 핵심으로 떠오르는 시대입니다. 양자기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그 기술에 꼭 필요한 특수 물질을 누가 안정적으로 공급하느냐가 중요한 전략 문제가 됐습니다. 캐나다가 가진 자원이 바로 그 한가운데에 있습니다.
이 글은 캐나다가 가진 강점을 어떻게 경제적 무기로 바꿀 수 있는지를 짚습니다. 미국과의 통상 긴장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캐나다만의 자원을 협상 카드로 활용하자는 제안은 눈여겨볼 만합니다.
미국은 달까지 가서 캐려 한다
올봄 미 항공우주국(NASA)은 시애틀의 스타트업 인터룬(Interlune)에 690만 달러를 지급해, 달로 보낼 장비를 만들게 했습니다. 이 장비는 달 표면의 흙을 파내고 가열한 뒤 자료를 수집해 헬륨-3의 농도를 측정하고, 이를 추출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인터룬은 이미 양자 기업들과 미국 정부기관으로부터 5억 달러에 가까운 구속력 있는 구매 주문을 확보했습니다.
이처럼 미국이 막대한 비용을 들여 달까지 가려는 이유는, 헬륨-3이 그만큼 귀하고 수요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기고자 크리스 캐신(Chris Cassin)은 정작 캐나다가 이 자원을 지구에서 대량으로 만들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캐나다의 숨은 강점, CANDU 원자로
캐나다는 오늘날 칸두(CANDU) 원자로로 전기를 만드는 과정에서 부산물로 헬륨-3을 생산합니다. 미국과 러시아, 중국 같은 다른 양자 경쟁국들은 핵탄두를 유지하는 과정의 부산물로 헬륨-3을 얻습니다. 반면 칸두 원자로는 다른 방식의 원자력 발전과 달리 헬륨-3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캐나다는 이 중요한 동위원소를 군사적 목적 없이 안정적으로 대량 공급할 수 있는 나라입니다.
헬륨-3이 왜 중요한지는 양자기술의 작동 원리에서 드러납니다. 파티 풍선에 쓰는 헬륨(헬륨-4)과 헬륨-3을 섞어 액체 상태에서 ‘희석’이라는 과정을 거치면, 절대영도보다 아주 조금 높은 초저온 상태가 만들어집니다. 이는 우주에서 가장 추운 곳보다도 차가운 온도로, 양자컴퓨터의 기본 단위인 큐비트(qubit)가 작동하는 환경입니다.
양자 상태를 구현하는 일은 근본적으로 열 잡음과의 싸움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양자기술은 이런 극저온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극저온 설비는 양자컴퓨팅, 양자센서, 양자통신 같은 차세대 디지털 기술의 필수 장비가 됩니다. 캐신은 캐나다가 헬륨-3을 지키고 비축하면 강력한 양자기술 공급망을 구축하고, 하나의 경제적 강점을 만들며, 무역 협상에서 더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이 제안의 핵심은 캐나다가 이미 가진 자원을 전략적으로 활용하자는 데 있습니다. 반도체나 핵심 광물처럼, 특정 국가만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자원은 그 자체가 협상력이 됩니다. 캐나다에 거주하는 한인에게도 이는 먼 이야기만은 아닙니다. 캐나다 경제가 미국 의존을 줄이고 자체 강점을 키우는 방향으로 간다면, 장기적으로 일자리와 산업 지형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향후 전망
캐나다가 헬륨-3을 전략 자원으로 관리하고 비축하는 정책을 마련할 경우, 양자기술 공급망에서 캐나다의 입지가 넓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반대로 지금처럼 특별한 보호 없이 생산만 이어간다면, 이 강점은 협상 카드로 쓰이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자원과 첨단산업, 통상이 맞물린 이 사안은 앞으로 캐나다 경제 전략의 시험대가 될 수 있습니다.
원문: Financial Pos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