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캐나다 중앙은행(BoC) 직원이 쓴 새 연구 논문이, 부동산 업계가 오래 주장해 온 두 가지 통념을 모두 반박했습니다. 금리를 낮게 유지하면 집이 더 지어진다는 주장은 절반만 맞고, 금리 인하로 늘어나는 주택 투자의 약 80%는 공급이 아니라 ‘초과 수요’에서 나온다는 것입니다.
캐나다 부동산 업계는 흔히 중앙은행이 주거비 물가 상승을 신경 쓰지 말고 금리를 낮게 유지해 주택 공급을 늘려야 한다고 말해 왔습니다. 오는 10월 28일 기준금리 발표를 앞두고, 금리와 주택시장의 관계를 정면으로 따진 이 연구가 나왔습니다.
연구진은 업계의 두 가지 주장을 하나씩 검증했습니다. 결론은 둘 다 일반 원칙으로는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오히려 금리를 낮게 유지하는 정책이 집값 거품과 금융 불안을 키울 수 있다는 분석이 핵심입니다.
주거비 물가를 무시하면 경제가 더 불안해진다
첫 번째 통념은 “중앙은행이 주거비 물가 상승을 무시하고 금리를 낮게 둬야 한다”는 것입니다. 연구진은 수요가 집값을 끌어올리는 국면에서는 이 방식이 오히려 경제를 더 불안하게 만든다고 봤습니다.
특히 위험한 것은 “가격이 계속 오를 것”이라고 가정하는 심리, 즉 추세 추종(extrapolative) 기대가 있을 때입니다. 집값이 오르는 이유가 “원래 오르니까”라는 식의 기대가 퍼지면, 사람들이 더 많은 주택과 빚을 떠안으면서 거품이 커집니다.
연구진은 집값이 2년 동안 20% 오르는 붐 상황을 모델로 돌려봤습니다. 주거비 물가를 정책 판단에서 빼놓으면, 포함했을 때보다 고평가 정도가 최대 2.2%포인트 더 커졌습니다. 사람들이 합리적으로 판단할 때는 그 차이가 1.3%포인트 수준에서 정점을 찍었습니다. 다시 말해 추세를 좇는 심리가 과열을 70%나 더 키운 셈입니다. 연구진은 “이는 금융 안정성 위험을 키우며, 가격 흐름이 과거 집값 상승에 부분적으로 끌려갈 때 특히 그렇다”고 경고했습니다.
금리를 내려도 공급 효과는 20%뿐
두 번째 통념은 “금리를 내리면 건설 금융비가 싸져 집이 더 지어진다”는 주장입니다. 이론만 보면 맞는 말입니다. 하지만 연구진은 현실은 더 복잡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연구진이 기준금리를 100bp(1%포인트) 내리는 상황을 모델로 돌려보니, 주거 투자가 6.2% 늘었습니다. 그런데 이 가운데 건설 금융비가 싸져서 생긴 효과는 1.4%포인트, 약 20%에 그쳤습니다. 나머지 80%는 통화 완화가 만들어낸 초과 주택 수요에서 나왔습니다. 금리 인하가 집을 더 짓게 만드는 것은 맞지만, 주로 주택 소비를 부추기는 방식이라는 뜻입니다.
연구진은 “금융비가 공급에 영향을 주기는 하지만, 공급 쪽 비용 효과는 집값과 기대 심리를 통해 작동하는 수요 효과에 비하면 양적으로 부차적”이라고 밝혔습니다.
모기지 이자가 만드는 ‘정책 증폭 루프’
연구는 캐나다만의 독특한 문제도 짚었습니다. 캐나다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모기지 이자 비용(MIC)을 포함합니다. 미국을 비롯한 대부분의 나라는 이를 빼고 계산합니다.
이 때문에 금리를 내리면 빌리는 비용이 줄어 측정되는 물가 상승률이 곧바로 낮아집니다. 통화정책의 실제 효과는 18~24개월 뒤에야 온전히 나타나는데도 말입니다. 그 결과 금리 하락 → 모기지 이자 하락 → 측정 물가 하락 → 물가를 목표치로 끌어올리려 다시 금리 인하로 이어지는 되먹임 고리가 생깁니다. 연구진은 이를 “정책 증폭 루프”라고 불렀습니다. 완화가 완화를 부르며 주택 붐을 더 키운다는 것입니다.
반대로 공급 부족이 주거비 물가를 밀어올리는 상황에서는 금리를 올려도 효과가 거의 없었습니다. 금리를 올리면 모기지 이자 비용이 함께 올라, 집값을 식히는 효과 상당 부분이 상쇄되기 때문입니다.
연구진의 권고는 분명합니다. 모기지 이자는 물가 판단에서 빼되, 수요가 끌어올리는 주거비 물가는 무시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집값이 수요에 의해 밀려 올라가는데도 금리를 낮게 유지하면, 당장은 공급이 조금 늘어 보여도 거품과 가계 빚이라는 더 큰 대가가 따라온다는 분석입니다.
향후 전망
중앙은행이 10월 28일 기준금리를 발표하는 가운데, 이 연구는 “금리를 낮춰 공급을 늘리자”는 단순한 주장에 제동을 겁니다. 집값이 수요 때문에 오르는 국면이 계속된다면, 금리를 낮게 유지하는 선택은 공급을 늘리기보다 가계 빚과 고평가를 키울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캐나다에 거주하며 집을 사려는 한인 실수요자에게도, 저금리가 곧 내 집 마련 기회라는 통념을 다시 돌아보게 하는 분석입니다.
원문: Better Dwell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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