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밀턴의 철강사 스텔코(Stelco)를 소유한 미국 기업 클리블랜드-클리프스(Cleveland-Cliffs)의 CEO가 수백 명 감원 계획을 지키기 위해 캐나다 정부와 법정에서 다툴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회사 매각 가능성까지 열어두면서, 정작 경영난의 원인으로 지목해 온 미국의 철강 관세를 지지한다고 말했습니다.
온타리오 해밀턴은 오랫동안 캐나다 철강 산업의 중심지였습니다. 그 상징과도 같은 스텔코의 대규모 감원을 두고, 미국인 소유주와 캐나다 정부가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습니다. 공장 일자리가 지역 상권과 가계를 떠받치는 만큼, 이번 갈등은 해밀턴을 넘어 온타리오 제조업 전반에 영향을 주는 사안입니다.
미국과 캐나다 사이의 철강 관세 분쟁이 실제 일자리로 번지고 있다는 점에서, 캐나다에 정착한 한인 가정에도 남의 일이 아닙니다. 무역 갈등이 길어질수록 제조업 고용과 지역 경제가 받는 충격이 커지기 때문입니다.
CEO “매일 특정 고용 수준 유지하라는 조항 없다”
클리블랜드-클리프스의 로렌수 곤살베스(Lourenco Goncalves) CEO는 11일 CBC의 ‘Rosemary Barton Live’에 출연해, 회사가 고용 유지 의무를 어겼다는 정부의 주장을 반박했습니다. 멜라니 졸리(Mélanie Joly) 산업장관은 지난주 클리블랜드-클리프스가 2024년 스텔코를 인수할 때 투자캐나다법(Investment Canada Act)에 따라 2029년까지 노조원 고용 수준과 비노조원 대부분을 유지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러나 곤살베스는 “계약에는 5년 내내 매일 특정 고용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는 조항이 없다”며 “만약 그것이 캐나다 정부의 조건이었다면 나는 받아들이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번 감원이 캐나다와 미국이 무역 합의에 이를 때까지의 한시적 조치이며, 일자리는 다시 복구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곤살베스는 회사를 팔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좋은 제안이 있다면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다만 그는 여전히 회사가 “캐나다에서 좋은 시민으로 남을 수 있다”고 믿는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과거 인터뷰에서 “캐나다와 미국이 무역에서 지금처럼 적이 될 줄 알았다면 스텔코를 인수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정부는 ‘모든 권한’ 경고, 노조는 감원 진행 중
졸리 장관은 지난주 회사에 최후통첩을 보냈습니다. 해밀턴 공장에서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최대 500개 일자리를 지킬 계획을 내놓든지, 아니면 법적 조치에 직면하라는 것이었습니다. 마크 카니(Mark Carney) 총리도 오하이오에 본사를 둔 이 회사를 상대로 “가진 모든 권한을 동원하겠다”며 법이 허용하는 최대한까지 대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스텔코는 졸리 장관에게 보낸 답신에서 감원을 그대로 진행하겠다고 밝히고, 이를 약속 위반으로 보는 정부의 해석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습니다. 회사는 “스텔코의 상황은 통제할 수 없는 요인의 결과”라며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부과한 50% 철강 관세의 영향을 원인으로 들었습니다.
그런데 곤살베스는 정작 이 관세를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미국에 철강을 덤핑하는 전 세계 모든 나라에 대한 관세에 찬성한다”며 이른바 232조(Section 232) 관세가 “미국 철강 산업을 되살렸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감원 통보를 받은 스텔코 직원 조던 윌리엄스(Jordan Williams)는 “이 감원은 공장 정문을 넘어 해밀턴 산업에 기대어 사는 상점과 동네로까지 번진다”며 일자리 보호 계획을 문서로 내놓으라고 요구했습니다. 전미철강노조(USW) 지역 1005의 론 웰스(Ron Wells) 위원장은 감원이 이미 시작됐고 3주에 걸쳐 진행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이번 사안은 미국과 캐나다의 무역 갈등이 특정 기업과 지역의 일자리로 어떻게 번지는지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소유주가 외국 기업일 경우, 정부가 고용 약속을 강제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도 드러났습니다. 해밀턴 제조업에 종사하거나 그 지역에 거주하는 한인 가정이라면, 감원 규모와 정부·회사 간 법적 다툼의 향방을 주의 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향후 전망
정부가 예고한 법적 조치가 실제로 진행된다면, 투자캐나다법상 고용 유지 의무를 둘러싼 해석이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과 캐나다가 철강 무역 합의에 이르는지, 그리고 곤살베스가 시사한 매각이 현실화되는지에 따라 해밀턴 공장의 앞날이 갈릴 수 있습니다.
원문: CBC New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