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타리오주 북부의 작은 마을 ‘코발트(Cobalt)’에 북미 최초의 배터리급 코발트 정제소가 들어섭니다. Electra Battery Materials가 짓는 1억 달러 규모 시설로,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원료를 만들어 캐나다의 핵심광물 자립을 시험합니다.
전기차 배터리에 들어가는 코발트를, 이름마저 ‘코발트’인 마을에서 정제한다는 계획이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캐나다 온타리오주 북부 코발트 마을에서 건설 중인 이 시설은 채굴된 코발트 원광을 정제해 황산코발트(cobalt sulfate)를 생산합니다. 황산코발트는 전기차와 스마트폰부터 전투기까지, 리튬이온 배터리에 두루 쓰이는 핵심 원료입니다.
북미 첫 시설, 연 6,500톤 생산
이 정제소를 추진하는 Electra Battery Materials는 시설이 2027년 말 완전 가동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완공되면 연간 6,500톤의 배터리급 코발트를 생산할 수 있는데, 이는 전기차 배터리 약 100만 대분에 해당하는 양입니다.
이 시설은 북미에서 처음 들어서는 배터리급 코발트 정제소이며, 중국 밖에서는 세계 두 번째입니다. 회사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인 트렌트 멜(Trent Mell)은 “우리가 현대 사회에서 제 기능을 하려면 배터리와 첨단기술에 쓰일 핵심광물이 갈수록 더 필요하다”며 “자동차만의 문제도, 전력망만의 문제도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정제 과정은 단계마다 정밀한 조정이 필요합니다. 회사 측은 각 단계에서 산도(pH)를 맞추고 온도를 조절해, 걸러내야 할 물질을 효율적으로 제거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은광 붐의 마을에서 코발트로
코발트 마을은 광산의 역사가 깊은 곳입니다. 1903년 은광 붐의 발상지로, 1920년대 전성기에는 코발트 광산박물관 자료 기준으로 세계 은 생산의 44%를 차지했습니다. 코발트는 지금은 문을 닫은 은광 주변 광맥에 묻혀 있습니다. 멜의 전신 회사인 First Cobalt Corp.도 한때 이 일대를 탐사했지만 성과를 내지 못했고, 2021년 Electra로 이름을 바꾼 뒤 옛 금속 정제소를 개조하는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원료 공급망은 길고 복잡합니다. 코발트 원료는 세계 코발트의 약 75%를 캐는 콩고민주공화국(DRC)에서 들여옵니다. 캐나다 천연자원부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코발트의 4분의 3가량이 이곳에서 나옵니다. 원료는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항으로 옮겨진 뒤, 2만km가 넘는 바닷길을 거쳐 몬트리올항에 도착하고, 다시 약 700km를 트럭으로 운반해 코발트 마을까지 옵니다.
인권 우려와 중국 의존
DRC의 채굴 방식을 둘러싼 우려도 있습니다. 인권단체와 학자들은 오랫동안 아동노동, 열악한 노동 환경, 환경오염 같은 문제를 지적해 왔습니다. 멜은 회사가 이런 문제에 대응하고 있다며 “우리는 콩고에 직접 다녀왔고 광산 현장도 방문했다”고 말했습니다. 또 “회사가 직접 하거나 제3의 전문가가 맡는 연례 감사가 이뤄지며, 배터리 제조사들도 같은 점검을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번 사업은 핵심광물 공급망을 중국에 덜 의존하려는 캐나다의 움직임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캐나다 재무장관은 핵심광물 정제가 “관건”이라고 말했고, 정부는 핵심광물을 국가안보 우선순위로 보고 비축까지 약속한 바 있습니다. 전기차 전환이 빨라지는 한국에도 배터리 원료 공급망을 중국 밖으로 넓히려는 흐름은 중요한 참고 사례가 됩니다.
캐나다가 자원을 캐는 단계를 넘어, 직접 정제해 부가가치를 만들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이번 정제소는 상징성이 큽니다. 한 광산 마을의 옛 산업이 전기차 시대의 핵심 산업으로 이어진다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다만 원료를 멀리 콩고에서 들여와야 하는 긴 공급망과 인권·환경 점검이라는 과제는 앞으로도 계속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입니다.
향후 전망
시설이 예정대로 2027년 말 가동에 들어간다면, 북미 전기차·배터리 업계는 중국에 의존하지 않는 코발트 공급원을 확보하게 됩니다. 다만 콩고에서 코발트 마을까지 이어지는 긴 운송 경로와 현지 채굴 관행에 대한 감시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는지가 변수입니다.
캐나다 정부의 핵심광물 비축·지원 정책이 구체적으로 이어진다면, 비슷한 정제 시설이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습니다. 핵심광물을 둘러싼 각국 경쟁이 거세지는 만큼 이 사업의 진행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원문: CBC New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