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여름 프레리 지역을 덮친 극한 기상으로 인한 보험 청구액이 18억 달러를 넘어섰습니다. 특히 에드먼턴 일대가 6~7월 집중호우로 큰 피해를 입었고, 노후한 하수·빗물 처리 시설이 한계를 드러냈습니다.
기후변화로 짧은 시간에 쏟아지는 폭우가 잦아지면서, 도시의 오래된 배수 시설이 이를 감당하지 못하는 일이 늘고 있습니다. 그 피해는 결국 지하실이 잠기는 주택 소유주와, 늘어나는 보험 청구로 이어집니다.
캐나다 보험협회(IBC)에 따르면 올여름 프레리 지역(알버타·서스캐처원·매니토바)의 극한 기상으로 발생한 보험 청구액은 18억 달러를 넘었습니다.
에드먼턴, 여름 내내 침수 반복
IBC의 서부 담당 부회장 애런 서덜랜드(Aaron Sutherland)는 “에드먼턴과 그 주변에서 우리가 ‘대재해 사건(catastrophic event)’이라고 부르는, 피해액 3,000만 달러가 넘는 사건이 5~6건 있었다”며 수천 건의 보험 청구가 접수됐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근본 원인으로 낡은 배수 시설을 지목했습니다. 서덜랜드 부회장은 “하수와 빗물 처리 시설이 노후해, 요즘 우리가 겪는 강수량을 더는 감당하지 못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지자체가 앞으로의 홍수를 막기 위해 시설 개선을 최우선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에드먼턴 주민들은 여름 내내 지하실 침수, 하수 역류, 배수 펌프 과부하를 반복해서 겪었습니다.

보험 든 집과 못 든 집의 차이
알버타 애비뉴(Alberta Avenue) 지역에 사는 제니 더비(Jenny Derby)의 집은 7월 27일 침수됐습니다. 세 차례 폭풍이 짧은 간격으로 잇따라 닥친 날이었습니다. 그의 집은 빗물과 하수가 함께 흐르는 배관에 연결돼 있었는데, 폭풍 사이에 물이 빠지지 못하면서 하수 배관이 역류했습니다.
다행히 더비는 집을 살 때 폭넓은 홍수 보험에 가입해 둔 상태였습니다. 그는 홍수 보험료로 매달 500달러를 내왔는데, 이는 그의 모기지 상환액의 절반이 넘는 금액입니다. 부담은 컸지만 결과적으로 복구 공사와 소지품 교체 비용을 전액 보장받게 됐습니다. 그는 침수 피해와 지하실에서 발견된 석면 타일까지 더해 약 10만 달러를 보상받을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보험이 충분하지 않으면 부담은 고스란히 개인이 떠안습니다. 비아몬트(Beaumont)에서 타운하우스를 소유한 미셸 깁슨(Michelle Gibson)은 6월 24일 지하실이 60cm 높이의 오수로 가득 찼습니다. 같은 단지 10가구 모두가 물에 잠겼습니다. 깁슨은 여름 내내 하수 침수를 겪었고, 결국 약 2만 3,000달러를 자기 돈으로 부담해야 했습니다. 그는 “저축이 바닥났고, 지금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집에 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시설 개선과 지원 대책
전력·상하수 서비스를 담당하는 Epcor는 6월 중순부터 7월 중순까지 폭우와 관련해 약 1만 건의 문의를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Epcor는 “큰 기상 이변은 우리 시설이 극한 조건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준다”며 폭풍 피해와 시설 성능을 분석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작업은 홍수 완화 사업을 담은 20년 장기 빗물 관리 계획과 함께 진행됩니다.
에드먼턴시는 주 정부의 재해 지원·회복 프로그램(HARP)에도 신청했습니다.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시는 재해 복구 비용의 최대 90%를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이번 사례는 캐나다에 집을 둔 한인에게도 중요한 교훈을 줍니다. 기본 주택 보험만으로는 폭우로 인한 지하실 침수나 하수 역류가 보장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제니 더비처럼 별도의 홍수·하수 역류 특약에 가입했는지, 우리 집 배관이 빗물과 하수를 함께 쓰는 구조인지 미리 확인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극한 기상이 잦아지는 만큼, 보험 보장 범위를 점검하는 일이 곧 재정을 지키는 일이 됩니다.
향후 전망
서덜랜드 부회장은 “세상이 바뀌고 있고, 앞으로 우리는 더 많은 비와 더 잦은 극한 기상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강수 패턴이 이대로 이어진다면, 노후 배수 시설을 개선하지 않는 한 침수 피해와 보험 청구는 계속 늘어날 수 있습니다.
주택 소유주 입장에서는 보험 보장 범위 점검과 함께, 지자체의 하수·빗물 시설 개선 속도가 앞으로의 피해 규모를 좌우할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