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택 부족을 풀려고 토론토가 늘려 온 멀티플렉스(여러 세대가 함께 사는 다세대 주택)가 뜻밖의 문제를 낳고 있습니다. 다운타운 서쪽 도버코트(Dovercourt) 일대 주민들은 집 근처에 차 세울 자리가 없어 몇 블록씩 떨어진 곳에 주차하는 일이 잦아졌습니다.
토론토는 심각한 주택난을 풀기 위해 최근 몇 년 사이 멀티플렉스를 도시 전역에서 지을 수 있도록 규제를 풀었습니다. 단독주택 한 채가 있던 자리에 최대 4세대까지 들어설 수 있게 되면서, 같은 땅에 더 많은 사람이 살 수 있게 하려는 취지였습니다. 하지만 세대 수가 늘어난 만큼 자동차도 늘어나면서, 정작 도로변 주차 공간은 그대로여서 갈등이 생기고 있습니다.
이 문제는 집을 더 짓는 정책과 이미 살고 있는 주민의 생활이 부딪히는 지점을 보여줍니다. 도로는 더 넓어지지 않고 주차 자리도 새로 만들 수 없는데, 한 주소에 사는 세대만 늘어나니 한정된 공간을 두고 경쟁이 벌어지는 것입니다.
“밤에 장 보고 오면 차 댈 곳이 없다”
도버코트 인근에 사는 주민 웨스터호프(Westerhof) 씨는 집 주변에 멀티플렉스가 늘면서 남편과 함께 집에서 몇 블록 떨어진 곳까지 가서 주차해야 하는 일이 잦아졌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특히 밤 시간이나, 장을 봐서 짐이 많을 때, 91세 어머니를 모시고 올 때 이런 상황이 걱정스럽다고 했습니다.
그는 “필요할 때 밀도를 높이는 것에는 전적으로 찬성하지만, 주차와 교통도 의사결정 과정의 일부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멀티플렉스는 충분히 고민되지 않은 완전히 새로운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시의회도 움직였다
담당 지역에서 멀티플렉스 공사가 가장 많이 진행된 워드 9 데이븐포트(Ward 9—Davenport)의 알레한드라 브라보(Alejandra Bravo) 시의원은 이 문제가 다른 주민들에게 주차 불편을 주고 있다고 봤습니다. 그는 시의회가 여름 휴회 전 마지막으로 열린 회의에서 주차 영향을 살펴보기 위한 안건을 통과시켰습니다.
브라보 시의원은 “더 많은 주택을 만드는 정책을 세울 때, 그 정책이 주차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점이 걱정된다”고 CBC에 밝혔습니다. 그는 “우리는 도로 공간을 더 만들 수도, 주차 공간을 새로 발명할 수도 없다”며 “이것이 지역사회에 큰 부담을 준다”고 말했습니다.
브라보 시의원은 앞으로 멀티플렉스에 사는 모든 사람이 도로변 주차 허가를 받도록 하는 것이 과연 맞는지, 시가 다시 판단해 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습니다.

주차 허가 규정, 세대 수 제한 없다
현재 토론토의 도로변 주차 허가 규정은 한 주소당 발급할 수 있는 허가 수에 제한을 두지 않습니다. 신청자는 운전면허증과 차량 등록증, 거주 증명만 내면 됩니다. 주차 허가는 6개월마다 발급되며, 시 웹사이트 기준으로 차량 1대당 1회 약 165달러입니다.
방문객에게는 자리가 남아 있는 도로에 한해 24시간, 이틀, 7일 단위의 임시 허가도 내줍니다. 시의 도로 허가 담당 책임자 나자레노 카파노(Nazzareno Capano)에 따르면, 이 규정은 멀티플렉스 안의 세대로 이사 오는 사람에게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즉 한 건물에 여러 세대가 들어와도 각 세대가 저마다 허가를 신청할 수 있어, 좁은 도로에 차량이 몰릴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토론토의 이번 사례는 밀도를 높이는 주택 정책이 실제 동네 생활과 어떻게 부딪히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한인 실수요자에게도 시사점이 있습니다. 토론토나 광역토론토에서 멀티플렉스 세대를 사거나 세를 얻으려는 분이라면, 집 자체 조건뿐 아니라 도로변 주차가 가능한지, 전용 주차 공간이 딸려 있는지를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규정이 앞으로 바뀔 수 있다는 점도 함께 염두에 둘 필요가 있습니다.
원문: CBC New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