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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료·기름값 오르는 진짜 이유, 사상 최고로 벌어진 ‘크랙 스프레드’


디젤과 기름값, 항공료가 오르는 배경에는 ‘크랙 스프레드’라는 정유 마진이 있습니다. 이 마진이 사상 최고로 벌어지면서 알버타의 대형 에너지 기업들은 기록적인 이익을 내고 있습니다.


기름값이 왜 오르는지 이야기할 때 흔히 원유 가격만 떠올리지만, 실제 이유는 조금 다릅니다. 정유업계에서 일하는 사람이라면 익숙한 ‘크랙 스프레드(crack spread)’라는 말이 그 열쇠입니다. 이것은 트럭 운전사가 넣는 디젤값을 끌어올리고, 항공료를 조금씩 밀어 올리며, 알버타의 대형 에너지 기업들이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이익을 내게 하는 원인입니다.

크랙 스프레드란 정유사가 원유 한 배럴을 사는 값과, 그것을 정제해 만든 완제품 연료를 파는 값의 차이를 말합니다. 이 차이가 크면 정유사 이익이 커지고, 좁으면 정유사가 생산을 줄입니다. 그래서 시장에서는 이 수치를 연료 시장이 얼마나 빡빡한지를 보여주는 온도계로 여깁니다. 지금 문제는 이 온도계가 유난히 높이 올라가 있다는 점입니다.

사상 최고로 벌어진 정유 마진

7월 16일, 이른바 ‘3-2-1 크랙 스프레드’는 배럴당 약 69달러로 사상 최고를 기록하며 사흘 연속 최고치를 새로 썼습니다. 1월만 해도 배럴당 25달러 수준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한 숫자에는 진짜 이야기가 가려져 있습니다. 연료별로 나눠 보면 불균형이 뚜렷하게 드러납니다. 디젤과 항공유는 빠르게 치솟는 반면, 휘발유는 오르긴 해도 그만큼 빠르지는 않습니다.

이 흐름을 추적하는 회사는 칼리브레이트캐나다(Kalibrate Canada)로, 캐나다 77개 도시의 주유소 가격을 매일 조사합니다. 이 회사는 소비자가 내는 가격을 원유값, 정유 마진(크랙 스프레드), 소매점 마진, 세금 네 부분으로 나눕니다. 알버타 자료를 보면 돈이 어디로 가는지가 분명하게 보입니다. 1년 전 정유사는 알버타에서 팔리는 휘발유 1리터당 약 35센트를 가져갔는데, 지금은 그 두 배가 넘습니다. 디젤의 경우 정유사가 가져가는 몫이 원유값 자체보다 커졌습니다.

칼리브레이트의 수전 그레이 선임 연구원은 이유가 단순하다고 말합니다. 저장고에 쌓인 연료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는 “정제된 완제품 재고가 유난히 적은 것이 정유 마진이 벌어지는 주된 이유”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또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을 짚었습니다. 보통 여름에는 사람들이 더 많이 운전해 휘발유 마진이 디젤보다 빠르게 오르는데, 올해는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는 “높은 기름값 때문에 일부 캐나다인이 운전을 줄이고 있어, 올여름 휘발유 마진에 대한 압력이 예년만큼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봤습니다.

전쟁·정유소 가동 중단이 겹친 세계 시장

기름값이 계속 오르는 데는 원유값도 한몫합니다. 중동의 갈등이 다시 불거지면서 북미 원유는 배럴당 미화 90달러를 넘었습니다. 하지만 또 다른 큰 이유는 정유소입니다. 충분한 수의 정유소가 돌아가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개스버디(GasBuddy)의 석유 분석 책임자 패트릭 디한은 세계의 정제 능력에는 한계가 있다며, 정유소가 멈추면 원유가 많아도 연료가 귀해져 값이 뛴다고 설명했습니다.

문제는 지금 세계의 정제 능력이 한꺼번에 크게 줄었다는 점입니다.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으로 러시아 정유소가 큰 피해를 입어, 러시아는 더 이상 자국 연료를 충분히 대지 못하고 있습니다. 7월 8일 모스크바는 디젤 수출을 전면 금지해, 세계 최대 디젤 수출국 가운데 하나가 시장에서 빠졌습니다. 여기에 미국과 이란 사이의 갈등으로 세계 에너지의 상당량이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이 막히면서 원유값도 비싸졌습니다.

수치로도 부담이 드러납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항공유는 지난해 세계 평균 배럴당 미화 90달러였는데 올해는 152달러로 약 70% 뛸 것으로 보입니다. 캐나다 전국 휘발유 평균값은 이미 리터당 1.80달러를 넘어 한 달 새 약 15센트 올랐고, 디젤은 약 20% 상승했습니다. 알버타에서는 디젤이 리터당 1.88달러까지 올라 농사·운송·배송 비용을 끌어올리고 있어, 수확기를 앞둔 프레리(대평원) 지역의 장바구니 물가까지 오를 수 있습니다.

알버타 기업엔 기록적 이익, 하지만 신중론도

이 상황은 알버타의 대형 고용주들에게는 뜻밖의 호재입니다. 임피리얼오일(Imperial Oil)은 정유 마진이 커진 덕분에 이미 1분기 사상 최대 이익을 냈습니다. 선코어에너지(Suncor Energy)는 지난 11월 몬트리올 정유소에서 항공유 생산을 시작해 시점이 절묘했습니다. 에너지 자료 분석 회사 엔버루스의 카일 버타미니 수석 애널리스트는 마진 확대가 선코어와 시노버스(Cenovus) 모두의 이익을 끌어올린다고 분석했습니다.

다만 모두가 기름값 부담을 극적으로 보는 것은 아닙니다. 캘거리대학교 공공정책대학원의 켄트 펠로스 경제학자는 좀 더 차분한 해석을 내놨습니다. 마진이 벌어지면 계속 돌아가는 정유소가 이득을 보지만, 운전자 입장에서 최근 값이 오른 것은 정유 마진보다 원유값이 다시 오른 영향이 더 크다는 것입니다. 그는 “디젤 운전자들이 한 달 전보다 더 내고 있는 것은 맞지만, 전국 평균 가격은 사실 5월 말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개스버디의 디한은 더 단호합니다. 그는 “기름값은 내릴 위험보다 오를 위험이 더 크다”며, 여러 지정학적 긴장이 겹친 데다 아직 언급하지 않은 허리케인 철까지 남아 있다고 했습니다. 세계 최대 정유 밀집 지역이 미국 걸프 연안에 있어, 8월 중순부터 9월까지 이어지는 허리케인이 정유소에 큰 피해를 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엔버루스의 버타미니도 “정유소가 이미 최대로 돌아가고 재고는 계속 줄고 있어 압박이 올해를 훨씬 넘어 이어질 것”이라며, 세계 원유 기준인 브렌트유가 올해 남은 기간과 2027년까지 배럴당 100달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 사안은 기름값과 항공료가 단순히 원유값만으로 정해지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정유소가 얼마나 돌아가는지, 완제품 재고가 얼마나 남았는지가 소비자 가격을 크게 좌우합니다. 캐나다에 사는 한인 가정이라면 주유비뿐 아니라 항공권, 그리고 운송비 상승으로 이어지는 장바구니 물가까지 폭넓게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한국을 오가는 항공료 역시 세계 항공유값 상승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향후 전망

정유소 가동 차질과 지정학적 긴장이 이어지고 허리케인 피해까지 겹친다면, 크랙 스프레드가 더 벌어지며 기름값과 항공료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원유값이 안정되고 정제 능력이 회복된다면, 소비자가 느끼는 부담도 다소 줄어들 가능성이 있습니다.


원문: Edmonton Journ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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