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캐나다 파산관재국(OSB) 자료에 따르면 6월 도산(insolvency) 신청이 13,254건으로 전년보다 11.5% 늘었습니다. 6월 기준으로 6년 연속 증가이자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수치입니다. 겉으로는 경제가 나아진다는 이야기가 나오지만, 그 아래에서는 신용 문제가 계속 쌓이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캐나다의 신용 문제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정부 통계에서는 경기가 개선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지만, 실제 가계와 기업이 빚을 감당하지 못해 정식 구제 절차를 밟는 사례는 오히려 늘고 있습니다.
이번 도산 통계는 그 격차를 잘 보여줍니다. 도산은 하루아침에 생기는 일이 아닙니다. 여러 해에 걸쳐 빚이 쌓이고, 상환을 미루고, 결국 갚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진 끝에 나오는 결과입니다. 그래서 경제 상황을 뒤늦게 반영하는 후행지표(lagging indicator)로 불립니다. 지금의 수치는 이미 지나간 압력을 확인해 주는 셈이라, 앞으로 더 나빠질지는 이 수치만으로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흐름이 계속 위를 향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도산이란 무엇인가
먼저 용어를 정리하고 넘어가겠습니다. 도산은 파산관재국(OSB)에 정식으로 접수하는 신용 구제 신청입니다. 라이선스를 가진 파산관리인(Licensed Insolvency Trustee)의 도움을 받아 진행합니다. 여기에는 개인과 기업이 모두 포함되며, 파산(bankruptcy)과 소비자 제안(consumer proposal)을 아우릅니다.
도산은 흔히 경제가 나빠지는 신호로 여겨집니다. 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앞서 설명했듯 도산은 빚이 오래 쌓인 뒤에 나오는 결과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개별 달의 수치 하나보다는 전체 추세를 보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후행지표라 하더라도, 한번 나빠지기 시작한 흐름은 계속 악화될 수 있습니다.
6월 도산, 역대 두 번째로 많았다

6월 도산 신청은 13,254건으로 집계됐습니다. 전년보다 11.5%, 약 1,400건 늘었고, 2020년과 비교하면 100.8%로 두 배 이상 많습니다. 6월 기준으로는 6년 연속 증가이며, 역대 두 번째로 큰 6월입니다. 이보다 컸던 해는 2009년 6월이 유일합니다.
위 그래프를 보면 최근 흐름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에 정점을 찍은 뒤 한동안 낮아졌지만, 2021년을 저점으로 다시 가파르게 올라와 2026년 6월이 그 정점에 근접했습니다. 팬데믹 초기에 각종 지원과 상환 유예로 눌려 있던 신용 문제가, 지원이 끝나고 금리가 오르면서 다시 드러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12개월 누계도 역대 두 번째

이번 급증은 한 달만의 일시적 현상이 아닙니다. 지난 1년 동안 꾸준히 이어진 증가세의 연장선입니다. 6월까지 12개월 동안 접수된 도산은 150,505건으로, 1년 전보다 5.3%, 약 7,600건 늘었습니다. 이 기준으로도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수치입니다.
이 자료들은 조용히 쌓여 온 경제적 압력을 확인해 줍니다. 앞으로 상황이 더 나빠진다는 뜻은 아닙니다. 하지만 수치가 정점을 지나 다시 내려가는 모습을 확인하기 전까지는, 금융권 역시 실제 위험이 얼마나 큰지 아직 다 파악하지 못한 상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캐나다에 정착한 한인 가정에도 시사하는 바가 있습니다. 도산 증가의 배경에는 높은 금리와 오랜 기간 쌓인 부채가 있습니다. 모기지, 신용카드, 사업 대출을 함께 안고 있는 가구라면 상환 부담이 늘어나는 국면에서 특히 조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도산 통계가 뒤늦게 움직이는 지표인 만큼, 지금 겉으로 보이는 고용·소비 지표가 괜찮아 보여도 그 아래에서 신용 위험이 커지고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는 것이 좋습니다.
향후 전망
수치가 정점을 지나 뚜렷하게 내려오기 전까지는 신용 위험을 낮게 볼 수 없습니다. 금리 인하가 이어지고 고용이 안정된다면 도산 증가세는 시간을 두고 완만해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금리 부담과 부채 누적이 계속된다면, 후행지표인 도산 건수는 앞으로도 한동안 높은 수준을 이어갈 가능성이 있습니다.
원문: Better Dwelli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