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C부동산협회(BCREA) CEO 트레버 쿠트(Trevor Koot)가 불확실성의 시대일수록 부동산 중개인(Realtor)의 가치가 더 커진다고 진단하는 칼럼을 REM에 실었습니다. 기술 변화와 규제 변화로 중개인의 역할이 계속 바뀌지만, 결코 사라지지 않는 가치가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입니다.
부동산 중개인의 역할은 시대에 따라 달라져 왔습니다. 쿠트는 인공지능(AI) 같은 기술 변화와 규제 기대의 변화로, 중개인이 고객에게 제공하는 가치가 앞으로도 계속 바뀔 것이라고 말합니다. 몇 년 뒤의 중개인은 지금과는 분명 다른 방식으로 일하게 될 것이라는 진단입니다.
하지만 그는 동시에 아무리 세상이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가치가 있다고 강조합니다. 이 칼럼은 그 ‘변치 않는 가치’가 무엇인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아래는 저자 개인의 견해입니다.)
복잡한 불확실성을 헤쳐 나가기
변화는 서서히 오기도 하고 갑자기 닥치기도 합니다. 쿠트는 특히 BC의 사례를 듭니다. 캐나다 헌법 제35조에 명시된 원주민 권리가, 원주민 권원(Aboriginal title)과 단순 소유권(fee simple title)이 어떻게 맞닿는지를 둘러싼 논의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게 됐다는 것입니다.
BC에서 널리 알려진 여러 법원 판결과 협상이 나온 뒤, 쿠트는 BC부동산협회 CEO로서 이 주제를 폭넓게 연구했습니다. 그 결과 이 문제에 대해 자주 의견을 구하는 인물이 됐습니다.
그는 이런 판결과 합의가 만들어내는 불확실성에 대해 설명하는 자리에 자주 서게 됐다고 말합니다. 복잡한 주제인데도 명확한 설명이 부족해 불확실성이 더 커지곤 했기 때문입니다. 그는 발표에서, 이 불확실성을 캐나다가 소유권을 확인하고 등록하는 데 의지하는 신뢰·확신과 구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변치 않는 중개인의 강점
어떤 시장 체계에도 불확실성은 있고, 부동산도 예외가 아닙니다. 우리 주변에는 통제할 수 있는 것보다 통제할 수 없는 것이 더 많습니다. 법률이나 정책, 규제로 언제든 바뀔 수 있는 인간이 만든 체계 속에서는 완전한 확실성을 얻을 수 없습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금리 변동, 관세나 전쟁 같은 지정학적 충격, 수요와 공급의 변화, 계획된 개발이 동네에 미치는 영향 등 무엇이든, 중개인은 늘 이런 불확실성을 고객과 함께 헤쳐 나가며 가치를 더해 왔습니다.
중개인은 업계와 세상에 영향을 주는 문제를 배우는 데 시간을 들입니다. 전문가의 글을 읽고, 주제의 역사를 조사하고, 업계 웨비나와 콘퍼런스에 참석해 생생한 이야기를 듣고, 이해가 부족한 부분은 질문합니다. 이런 과정과 정보 접근성, 그리고 그것을 익히는 데 들이는 시간이 바로 중개인을 전문가로 만든다고 쿠트는 말합니다. 중개인이 없는 확실성을 만들어낼 수는 없지만, 지식을 나누고 질문에 답하며 자료를 안내함으로써 불확실한 시기를 함께 항해하는 데 고유한 역량을 갖는다는 것입니다.
불확실한 시대의 리더십
쿠트는 부동산 업계의 리더에게도 같은 원리가 적용된다고 말합니다. 중개인이 고객과 함께 넘는 어려움을, 조직을 이끄는 사람들도 똑같이 마주하기 때문입니다.
리더들은 AI와 자동화가 조직에 미칠 영향을 두고 직원과 어려운 대화를 나눕니다. 부동산 시장과 경제 전반의 재정적 위험을 가늠하고, 이해관계자의 기대를 조율하며, 이사회와 함께 우선순위를 정합니다. 이 모든 일이 불확실성 속에서 이뤄질 뿐 아니라, 그 자체가 또 다른 불확실성을 만들어냅니다.
우리가 살고 이끄는 세상은 더 단순해지거나 느려지지 않는다고 쿠트는 말합니다. 그렇기에 우리가 좇아야 할 것은 확실성을 만들어내는 일이 아니라, 확실성이 없는 상황을 헤쳐 나갈 지식과 도구, 신뢰라는 것이 그의 결론입니다. 어떤 역할을 맡고 있든, 자신과 팀·고객·이해관계자가 불확실성을 헤쳐 나가도록 어떻게 힘을 실어줄 수 있을지에 답한다면, 그 가치는 함께하는 이들에게 늘 분명하게 드러날 것이라고 그는 강조합니다.
이 칼럼은 캐나다 부동산 업계의 고민을 담고 있지만, 한국 독자에게도 시사점이 있습니다. AI와 온라인 플랫폼이 발전하면서 “중개인이 정말 필요한가”라는 물음은 한국에서도 익숙합니다. 쿠트의 답은 명확합니다. 중개인의 가치는 정보 자체가 아니라, 복잡하고 불확실한 상황을 고객과 함께 판단하고 헤쳐 나가는 능력에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캐나다에서 처음 집을 사거나 파는 한인이라면, 낯선 제도와 빠르게 바뀌는 규제 속에서 믿을 만한 안내자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집니다. 정보가 넘칠수록, 그 정보를 내 상황에 맞게 해석해 주는 전문가의 가치는 오히려 커진다는 점을 되새겨 볼 만합니다.
원문: REM (Real Estate Magazin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