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니어 하키팀 밴쿠버 자이언츠(Vancouver Giants)가 서리(Surrey)의 새 1만 석 아레나로 옮겨 간다는 발표에, 정작 현재 홈구장이 있는 랭리 타운십(Township of Langley)은 아무런 통보도 받지 못한 채 허를 찔렸습니다. 3억 6,000만 달러 규모의 새 아레나를 둘러싸고 ‘전액 세금 부담’ 논란도 정치 쟁점으로 떠올랐습니다.
이번 주 밴쿠버 자이언츠가 서리로 옮겨 간다는 계획이 발표됐지만, 팀이 실제로 떠날 수 있는 시점보다 몇 년이나 앞선 이 소식에 랭리 타운십은 완전히 뒤통수를 맞았습니다. 에릭 우드워드(Eric Woodward) 랭리 타운십 시장은 데일리하이브 어버나이즈드와의 인터뷰에서, 화요일 오전의 주요 발표 전까지 아무런 통보를 받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자이언츠는 서리시가 계획한 1만 석 규모 실내 아레나의 개발 파트너이자 핵심 임차인이 되는 원칙적 합의에 서명한 상태입니다.
이 복합 개발 사업이 계획대로 진행되면 2027년 착공해 2030년 완공을 목표로 합니다. 우드워드 시장은 화요일 오후 늦게까지도 자이언츠 지도부와 이야기를 나누지 못했고, 팀이 이런 결정을 준비 중이라는 어떤 직접적인 신호도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그는 협상과 조달 과정의 성격상 비밀에 부쳐진 이유는 이해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랭리는 왜 팀을 붙잡지 않나
우드워드 시장은 자이언츠의 이전을 랭리 타운십과의 갈등이나 랭리 이벤트센터(Langley Events Centre)의 문제로 보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아니요, 그들이 랭리 이벤트센터에 불만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꽤 만족하고 있다고 봅니다”라고 그는 말했습니다.
그가 짚은 것은 대중교통입니다. 자이언츠의 오랜 구단주들이 늘 스카이트레인(SkyTrain) 같은 주요 대중교통과 바로 연결되는 홈구장을 원해 왔다는 것입니다. 서리 시티센터 부지는 서리센트럴역(Surrey Central Station)과 바로 붙어 있고, 20개 노선이 지나는 대규모 버스 환승 거점과도 인접해 있습니다. 2029년 말 스카이트레인 익스포선의 서리-랭리 연장선이 개통되면 광역 연결성은 한층 좋아집니다. 반면 랭리 이벤트센터는 대중교통 여건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입니다.
우드워드 시장은 팀을 붙잡거나 잔류를 설득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들이 서리시와 다른 방향으로 가고 싶다면 충분히 이해합니다. 잘되기를 바라고요. 서리시로서는 멋진 발표라고 생각합니다. 프레이저강 남쪽에 또 하나의 훌륭한 시설이 생기는 것이니까요”라고 그는 말했습니다.
랭리 이벤트센터, 자이언츠 없이도 돌아간다
랭리 이벤트센터는 아이스하키 구성 기준 5,300석으로, 계획된 서리 시설의 약 절반 규모입니다. 우드워드 시장은 이 센터가 자이언츠에 의존하지 않는다며, 다양한 스포츠와 커뮤니티 임차인을 예로 들었습니다. 2009년 지어진 이 시설은 자이언츠가 밴쿠버 퍼시픽 콜리세움에서 옮겨 온 2016/17시즌부터 홈구장으로 써 왔습니다. 현재는 트리니티 웨스턴 스파르탄스, 랭리 선더, 밴쿠버 밴디츠 등도 함께 이용하며, 스포츠 외에 콘서트와 지역 행사도 열립니다.
자이언츠의 관중은 최근 몇 년간 대체로 줄었습니다. 밴쿠버 퍼시픽 콜리세움에서의 마지막 시즌이던 2015/16시즌 평균 관중은 5,169명으로, 2006/07시즌 최고치인 8,760명에서 크게 내려온 수치였습니다. 랭리 이벤트센터 첫 시즌인 2016/17시즌에는 평균 3,848명으로 더 떨어졌고, 팬데믹 이후 최근 세 시즌(2023/24~2025/26)에는 시즌마다 약 3,700명 수준이었습니다. 각 정규시즌 홈경기는 34경기로, 우드워드 시장은 팀이 떠나더라도 시설에 미치는 매출 영향은 크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랭리 타운십은 오히려 이벤트센터의 커뮤니티·레크리에이션 공간을 대폭 늘리는 데 투자하고 있습니다. 1억 4,900만 달러 규모의 증설이 마무리 단계로, 링크 5개(아이스링크 3개와 다목적 드라이 링크 2개)를 새로 더해 시설을 총 7개 링크 규모로 키웁니다.
3.6억 달러 아레나, 누가 부담하나
정작 뜨거운 쟁점은 서리 아레나 사업의 재정 구조입니다. 우드워드 시장은 서리의 아레나 구상이 아직 이른 정치적 단계에 있으며, 사업이 실제로 착공되기 전까지는 자이언츠의 이전을 확정된 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것은 선거용 발표라는 점을 다시 강조하고 싶습니다”라며, 서리 브렌다 로크(Brenda Locke) 시장의 여러 경쟁자가 이미 이 계획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아레나 부분만 따로 계산해도 사업비는 3억 6,000만 달러로 추산되며, 서리시의 2026~2030 자본계획에는 2억 달러의 직접 공공자금이 편성돼 있습니다. 부지 확보 방식도 눈길을 끕니다. 서리시는 King George Blvd 10355번지의 옛 세이프웨이(Safeway) 부지, 즉 웨스그룹(Wesgroup Properties)의 시빅 디스트릭트 개발 부지를 사들이는데, 서리시 소유의 산업·상업용 부동산 1억 1,660만 달러어치를 개발사에 넘기는 방식입니다. 웨스그룹 부지의 감정가도 1억 1,660만 달러로 평가돼, 현금이 오가지 않는 토지 스왑(맞교환) 거래가 됩니다. 5.1에이커 부지에는 아레나와 함께 호텔·컨퍼런스 공간·주거·오피스·소매 시설을 담은 3개 타워가 들어설 예정입니다.
세금 논란과 지역 경제 기대가 엇갈려
정치권의 반응은 갈립니다. 서리 시의원이자 서리 퍼스트당 시장 후보인 린다 애니스(Linda Annis)는 “이 거래는 완전히 한쪽으로 기울어 있습니다. 우리 시의 납세자가 땅을 대고 아레나 비용까지 부담하는 구조”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는 3억 6,000만 달러라는 건설비 추산도 현재의 건설비 상승과 물가 여건을 감안하면 보수적으로 잡힌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만약 민간이 이 사업을 정말 좋은 아이디어이자 재정적으로 타당하다고 믿는다면, 왜 스스로 투자자이자 재정 파트너로 나서지 않겠습니까”라고 그는 반문했습니다.
반면 사업은 지역 재계의 뚜렷한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서리·화이트록 상공회의소는 이 사업이 서리에 주요 경제 엔진이 되고 도시의 사업 경쟁력을 높이며, 서리 시티센터 성장의 촉매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상공회의소의 인드라 반(Indra Bhan) 최고운영책임자는 “이 사업은 단순한 아레나를 넘어 서리의 경제적 미래와 삶의 질에 대한 투자”라며 “세계적 수준의 도시에는 세계적 수준의 편의시설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밴쿠버 광역권에 사는 한인들에게 이 사안은 스포츠 팀 이전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대형 아레나와 복합 개발은 서리 시티센터 일대의 부동산 가치와 상권, 그리고 서리-랭리 스카이트레인 연장선을 따라가는 개발 흐름에 직접적인 영향을 줍니다. 동시에 3억 6,000만 달러 사업을 사실상 세금으로 감당한다는 논란은, 급성장하는 서리의 커뮤니티·레크리에이션 시설 수요와 우선순위를 두고 벌어질 지방선거의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프레이저강 남쪽에서 내 집 마련이나 투자를 고민하는 실수요자라면, 이 대형 개발이 어느 방향으로 진행되는지 눈여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향후 전망
서리 아레나 사업이 올해 10월 지방선거의 결과에 따라 탄력을 받을지, 아니면 재검토될지가 최대 변수입니다. 사업이 실제로 착공된다면 자이언츠의 2030년 이전과 서리 시티센터 개발이 본격화하겠지만, 세금 부담을 둘러싼 정치적 반대가 이어질 경우 일정과 재정 구조가 바뀔 가능성도 있습니다.
원문: Daily Hiv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