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ESC to close

철거될 밴쿠버 집 3채, 바지선 타고 하이다과이로 떠났다


메트로 밴쿠버에서 철거될 예정이던 단독주택 3채가 바지선에 실려 BC 해안을 따라 올라간 끝에 10월 2일 하이다과이(Haida Gwaii) 군도에 도착했습니다. 매립지로 갈 뻔한 집들을 통째로 옮겨 저렴한 주택으로 되살리는 실험입니다.


집이 오래됐다는 이유로 헐어 버리는 대신, 아예 다른 곳으로 옮겨 다시 쓰는 방식이 BC에서 시도되고 있습니다. 이번에 하이다과이로 옮겨진 집 3채가 그 사례입니다. 올드마셋 빌리지 카운슬(Old Masset Village Council)은 이 중세기(mid-century) 주택들을 각각 세 가구가 살 수 있는 형태로 개조해, 임대료를 보조하는 주택으로 쓸 계획입니다.

도널드 에드가 추장은 “작은 집 한 채에 10명, 11명, 12명이 함께 사는 가족도 있다”며 “사람들을 더 빠르고 쉽게 집으로 옮길 방법을 찾고 있었는데, 이 방식이 좋아 보였다”고 말했습니다. 이 집들은 원래 코퀴틀럼(Coquitlam)의 땅에 있었고, 고밀도 개발을 위해 헐릴 예정이었습니다.

왜 멀쩡한 집을 부수는 대신 옮기나

이 과정을 주선한 회사는 리뉴얼 디벨롭먼트(Renewal Development)입니다. 글린 루이스 대표는 6년 전, 버려지는 집을 보며 낭비가 너무 심하다고 느껴 사업을 시작했다고 밝혔습니다.

루이스 대표에 따르면 메트로 밴쿠버에서는 매년 단독주택 약 2,700채가 고밀도 개발을 위해 철거됩니다. 그는 이 가운데 700채가량은 여전히 상태가 좋아 옮겨서 다시 쓸 수 있다고 추산합니다. 그는 “이건 그냥 엄청난 낭비로 보였다”며 유산·자재·탄소·비용 모든 면에서 아깝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비용이 문제라는 점을 짚었습니다. 그는 “잘 관리되고 잘 고친 집들은 수십만 달러의 가치가 있는데, 개발사들은 그런 집을 부수는 데 3만, 4만, 5만 달러씩 쓴다”며 “그게 납득이 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에드가 추장도 처음에는 집들이 너무 낡지 않았을지 걱정했지만, 코퀴틀럼에 직접 가서 보고는 아직 쓸 만하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합니다.

프레이저강 거쳐 사흘간의 항해

집들이 하이다과이로 가기까지는 여러 단계를 거쳤습니다. 집 두 채는 코퀴틀럼 애피언 웨이(Appian Way)의 토지 통합 부지에서 나왔습니다. 앤섬 프로퍼티스(Anthem Properties)가 새 개발을 위해 집 11채를 헐어야 했던 곳입니다. 나머지 한 채는 코퀴틀럼 마도어 애비뉴(Madore Avenue)의 또 다른 개발 부지에서 왔습니다.

리뉴얼 디벨롭먼트는 먼저 지붕과 창문 같은 부분을 점검해 옮길 가치가 있는지 평가하고, 집의 높이와 폭을 재어 실제로 운반이 가능한지, 이동 경로의 시작과 끝이 맞는지를 확인했습니다. 이 두 조건이 맞아야 집을 옮겨 다시 쓸 후보가 됩니다. 옮기기에 적합하지 않은 나머지 집 9채에 대해서는 철거 서비스를 제공했습니다.

운반 전에는 집을 해안 기후에 맞게 손봤습니다. 올드마셋 측이 원래의 치장 벽토(stucco) 외벽과 아스팔트 지붕을 원치 않아, 금속 지붕과 하디(hardy) 사이딩으로 바꿨습니다. 루이스 대표는 “하이다과이나 다른 해안 마을에서 그 작업을 하면 비용이 훨씬 많이 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후 집들을 코퀴틀럼에서 프레이저강을 따라 바지선 적재 장소로 옮긴 뒤, 강철 빔으로 고정하고 예인선으로 사흘간 항해해 하이다과이까지 운반했습니다.


하이다과이처럼 외딴 지역은 새로 집을 짓거나 모듈러 주택을 들여오는 비용이 매우 높습니다. 루이스 대표는 이번처럼 집을 옮겨 오는 방식이 신축이나 모듈러 대비 20~40% 저렴하다고 추산했습니다. 에드가 추장은 우선 3채를 들여 주민들의 반응을 살핀 뒤, 호응이 좋으면 17채를 더 가져올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이곳도 임대료가 꽤 오르고 있어, 이 집들의 임대료를 보조할 수 있다면 결국 주민들에게 더 이롭다”고 말했습니다.

주택난과 높은 건축비는 캐나다 어디서나 과제입니다. 멀쩡한 집을 부수지 않고 필요한 곳으로 옮겨 저렴한 주택으로 되살리는 이번 사례는, 한국의 재건축·재개발 과정에서 쏟아지는 건설 폐기물 문제에도 생각할 거리를 던집니다.

향후 전망

시범으로 들여온 3채가 올드마셋 주민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을 경우, 17채 추가 반입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철거 대신 이전·재활용이 비용과 환경 양쪽에서 효과를 보인다면, 다른 원주민 커뮤니티나 외딴 지역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원문: Daily Hive Urbanized


CREAM Canada 카카오톡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