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론토의 주택난이 단순한 경제 문제를 넘어 인구 구조를 흔드는 위기로 커지고 있습니다. 집값 부담에 사람들이 도시를 떠나고, 아이 낳는 시기를 미루면서 출산율까지 떨어지고 있습니다.
한 세대 전까지 토론토가 주는 약속은 단순했습니다. 열심히 일하고, 경력을 쌓고, 집을 사서 가정을 꾸리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그 약속은 조금씩 무너지고 있습니다.
주택난은 더 이상 경제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사람들의 이동 방향을 바꾸고, 인생의 중요한 결정을 미루게 하며, 심지어 출산율 하락에도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집값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문제에서 시작된 일이 이제는 사회와 인구 구조 전체의 문제로 번진 것입니다.
중개인들이 목격하는 ‘떠나는 사람들’
최근 로열 르페이지(Royal LePage) 설문에 따르면, 광역토론토(GTA) 주민의 55%가 집을 살 수 있고 일자리를 구할 수 있다면 캐나다의 다른 도시로 옮길 생각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절반이 넘는 사람들이 이주를 고민한다는 뜻입니다.
관심을 끄는 이주지로는 에드먼턴, 선더베이(Thunder Bay), 샬럿타운(Charlottetown), 윈저-에식스(Windsor-Essex) 등이 꼽혔습니다. 모두 GTA보다 집값이 크게 낮은 지역입니다. 한편 일부 이민자들은 창업 기회를 찾아 본국으로 돌아가거나 캐나다를 떠나기도 합니다.
한때 마지막 선택지로 여겨지던 이주가 이제는 합리적인 주거 전략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젊은 가정과 생애 첫 주택 구매자, 중간 소득층은 집을 원한다면 토론토가 더 이상 그 답이 아닐 수 있다는 결론에 이르고 있습니다.
소득으로는 따라잡을 수 없는 집값
이유는 간단합니다. 집값이 소득보다 훨씬 빠르게 올랐기 때문입니다. 25년 전만 해도 온타리오의 평균적인 집값은 가구 연 소득의 약 3~4배 수준이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그 비율은 7~9배에 가깝습니다.
특히 젊은 온타리오 주민들이 받는 타격이 큽니다. 여러 조사에서 이들은 내 집 마련이 가능하다는 믿음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한 설문에서는 18세에서 38세 사이 온타리오 주민 가운데 47%만이 주택 구입이 실현 가능하다고 답했습니다.
젊은 세대는 여전히 집을 원합니다. 여전히 내 집이 주는 안정을 바랍니다. 다만 이들이 점점 의심하는 것은, 정부 정책이 자신들이 혜택을 볼 수 있을 만큼 제때 집값 부담을 되돌릴 수 있느냐는 점입니다.
영구적 문제에 임시 처방
정부가 문제의 심각성을 뒤늦게나마 인정한 점은 평가받을 만합니다. 연방 정부(오타와)와 온타리오 주정부(퀸스파크)는 강화된 부가가치세(HST) 환급과 신규 주택 개발부담금을 낮추는 합의 등 여러 대책을 내놨습니다.
그러나 여론은 여전히 회의적입니다. 집값 부담이 아직 눈에 띄게 나아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최근 조사에서도 대다수 젊은 캐나다인은 주택난이 해결되고 있다고 보지 않았습니다. 정부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그 노력이 충분하지 않다는 정서가 우세합니다.
가족의 모습까지 바꾸는 위기
주택난은 부동산을 넘어선 결과도 낳고 있습니다. 이제는 가족을 이루는 방식과 출산율에까지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토론토의 합계출산율은 여성 1명당 1.11명까지 떨어졌습니다. 이미 낮은 캐나다 전국 평균인 1.25명보다도 크게 낮고, 이민 없이 인구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대체 수준인 2.1명과는 큰 차이가 납니다.
캐나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어머니들이 그 어느 때보다 늦게 아이를 낳고 있으며, 연구자들은 주택 부담을 출산을 미루는 주요 원인으로 점점 더 지목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통계청 설문에서는 15세에서 49세 캐나다인의 37%가 앞으로 3년 안에 아이를 키울 여력이 없다고 답했고, 31%는 원하는 만큼 아이를 낳지 못할 것 같다고 답했습니다.
공급마저 멈춰 서는 현실
한편 주택 공급 위기도 더 나빠지고 있다는 신호가 나옵니다. 온타리오 주거건설협의회(RESCON)를 위해 작성된 최근 보고서는 우려스러운 그림을 보여줍니다. 온타리오 주요 도시의 주택 착공은 2026년 1분기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 줄었습니다.
2분기 들어 판매는 임시 HST 환급과 개발부담금 완화 대책에 힘입어 회복됐지만, 여전히 필요한 수준에는 미치지 못합니다. 오늘의 착공이 줄면 내일의 주택도 줄어들기 때문에 이 수치는 중요합니다.
아무도 말하지 않는 세금 부담
오늘날 온타리오에서는 세금과 각종 수수료, 정부가 매기는 부담금이 신규 주택 가격의 약 36%를 차지합니다. 밴쿠버를 제외하면 어느 지역보다도 높은 수준입니다.
정부가 집값 부담 완화에 진지하다면, 세금 감면을 임시가 아니라 영구적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개발부담금을 줄이고 HST 부담을 낮추며 규제 비용을 간소화하는 것이 모든 주택 문제를 하루아침에 해결하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집을 짓는 비용을 직접 낮춰, 멈춰 선 사업들이 다시 움직일 수 있게 할 수 있습니다.
경고 신호는 곳곳에 있습니다. 젊은 세대는 내 집 마련에 대한 믿음을 잃고, 가족은 토론토를 떠나며, 출산율은 떨어지고, 주택 건설은 둔화되고 있습니다. 토론토 한인 커뮤니티에도 이런 흐름은 남의 일이 아닙니다. 자녀 세대가 GTA에 자리 잡을 수 있느냐, 아니면 더 저렴한 지역으로 눈을 돌려야 하느냐는 고민이 이미 현실이 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주택난이 사람들의 거주지와 정착 여부, 나아가 출산 결정까지 좌우하기 시작하면, 그것은 이미 주택 문제를 넘어 온타리오의 장기적인 활력을 위협하는 문제가 됩니다.
원문: RE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