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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지을 사람부터 키워야”, 숙련공 견습 수료율 20% 정체


주택 공급 목표를 아무리 높게 잡아도, 실제로 집을 지을 숙련 기능공이 없으면 공약은 빈말이 됩니다. 한 전문가는 캐나다의 견습 수료율이 10여 년째 20% 수준에 머물러 있다며, 인력 양성 방식을 근본부터 바꿔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캐나다는 마침내 주택 위기를 그에 걸맞은 절박함으로 마주하기 시작했습니다. 온타리오에서는 더 많은 집을 짓겠다는 정책 의지가 나타났고, 연방 차원에서도 공급을 늘리는 것이 집값 안정의 핵심이라는 인식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런 노력은 분명 평가할 만합니다. 하지만 전문가는 간과하기 쉬운 현실이 하나 있다고 말합니다. 목수, 전기공, 배관공, 벽돌공, 중장비 기사를 비롯한 수많은 숙련 기능공이 없으면, 아무리 좋은 주택 정책도 종이 위 계획에 그친다는 것입니다. 모든 주택 공급 목표는 결국 ‘집을 지을 사람’이 있어야 달성할 수 있습니다.

‘경제 문제’가 아니라 ‘설계 문제’

전문가가 근거로 드는 것은 건설산업협의회(RESCON)를 위해 작성된 보고서 ‘우리는 캐나다를 지을 준비가 됐는가?(Are We Ready to Build Canada?)’입니다. 이 보고서는 셰리든 칼리지(Sheridan College)의 너새니얼 바(Nathaniel Barr) 교수와 마이클 맥나마라(Michael McNamara) 교수 등이 참여해 작성했습니다.

보고서의 핵심 주장은 캐나다의 견습(apprenticeship) 문제가 돈이 부족해서 생긴 ‘경제 문제’가 아니라, 제도를 잘못 만들어 생긴 ‘설계 문제’라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의아하게 들릴 수 있습니다. 그동안 정부는 인력 부족에 대응해 예산을 늘리고, 숙련 기술직을 홍보하고, 더 많은 견습생을 끌어들이기 위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왔기 때문입니다.

5명 중 4명이 자격증 못 따고 떠난다

하지만 보고서는 충격적인 통계 하나를 제시합니다. 캐나다의 견습 수료율은 2013년 이후 등록자의 약 20%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다시 말해, 견습을 시작한 5명 가운데 4명은 자격증을 따지 못하고 중도에 그만둔다는 뜻입니다.

만약 어느 대학에서 학생 5명 중 1명만 졸업한다면, 정책 담당자들은 당장 손봐야 할 위기로 볼 것입니다. 그런데 숙련 기술직에서는 이런 현실이 10년 넘게 방치돼 왔습니다. 인구 구조는 상황을 더 급박하게 만듭니다. 2028년까지 숙련 기능공 70만 명 이상이 은퇴할 것으로 예상되고, 건설업만 놓고 보면 2034년까지 약 15%가 현장을 떠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자격을 갖춘 기능공이 줄어들수록 지을 수 있는 집도 줄어듭니다.

‘사람이 실제로 행동하는 방식’에 맞춰야

보고서는 그동안의 접근이 ‘모집’에만 치중했다고 비판합니다. 충분히 많은 사람을 견습 프로그램에 들여보내면 수료율은 저절로 올라갈 것이라고 가정해 왔다는 것입니다.

행동과학에 기대어, 보고서는 견습 제도가 사람의 실제 모습이 아니라 비현실적인 전제 위에 설계됐다고 지적합니다. 사람들은 일과 가정에서 서로 경쟁하는 요구에 시달리고, 복잡함에 지치고, 불확실성과 자기 의심에 흔들리며, 미루고, 장벽이 커 보이면 계획을 포기합니다. 이것은 개인의 나약함이 아니라 누구나 겪는 현실입니다. 그런데 제도는 정책 담당자가 바라는 대로 사람들이 행동할 것이라고 전제해 왔습니다.

처방은 여기서 나옵니다. 신청 절차가 지나치게 복잡하면 단순하게 만들고, 특정 단계가 병목이 되면 그 지점에 표적 지원을 제공하며, 긴 훈련 과정에서 의욕을 잃지 않도록 돕자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보고서는 정부가 ‘수료율’을 핵심 성과 지표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성공은 얼마나 많은 사람이 제도에 들어왔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사람이 자격을 갖춘 기능공으로 나왔는가로 따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문제는 캐나다 거주 한인에게도 남의 일이 아닙니다. 숙련 기능공이 부족하면 새 집을 짓는 속도가 느려지고, 이는 결국 집값과 임대료 부담으로 이어집니다. 동시에 전기·배관·목공 같은 숙련 기술직은 안정적인 소득과 진로를 제공하는 분야이기도 합니다. 자녀의 진로나 본인의 경력 전환을 고민하는 한인 가정이라면, 숙련 기술직이 앞으로 수요가 꾸준할 유망 분야라는 점을 참고할 만합니다. 필자는 “집을 더 지으려면, 집을 짓는 사람을 키우는 시스템부터 더 잘 지어야 한다”고 글을 맺습니다.

향후 전망

정부가 모집을 넘어 ‘수료율’을 핵심 목표로 삼고 제도를 사람 중심으로 손본다면, 인력 부족 문제는 조금씩 풀릴 여지가 있습니다. 반대로 지금처럼 예산만 늘리고 제도 설계를 그대로 둔다면, 70만 명 은퇴라는 인구 변화 속에서 인력난은 더 깊어질 수 있습니다. 주택 공급 논의가 ‘몇 채를 짓겠다’를 넘어 ‘누가 지을 것인가’로 확장될지 지켜볼 부분입니다.


원문: Store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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