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밴쿠버 시의회가 연소득 4만 달러 미만 시민에게 월 25달러짜리 대중교통 패스를 제공하는 방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습니다. 시 직원진과 TransLink가 협의해 실행안을 마련하도록 했으며, 추정 연간 비용은 6,000만~7,000만 달러입니다.
밴쿠버는 캐나다 주요 도시 중 사실상 유일하게 전 연령 대상 저소득 대중교통 패스를 운영하지 않는 도시였습니다. BC주가 운영하는 BC Bus Pass Program은 저소득 시니어와 장애인에게만 적용되기 때문에, 청년·한부모·저임금 노동자는 일반 요금과 같은 패스를 사용해 왔습니다.
이번 시의회 표결은 이 공백을 메우자는 첫 공식 합의입니다. COPE 소속 션 오어(Sean Orr) 시의원이 발의한 멤버 모션을 통해 시 직원진과 TransLink가 함께 25달러 월 패스의 실행안을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표결은 만장일치로 통과됐습니다.
월 25달러 vs 곧 인상되는 117달러
오어 의원이 25달러라는 숫자를 끌어낸 배경에는 최근 TransLink 요금 인상이 있습니다. TransLink는 2025년 요금을 4% 올려 1구역 월 패스를 107.30달러에서 111.60달러로 인상했고, 2026년에는 5% 추가 인상해 117.20달러로 책정했습니다. 2년 사이 약 10달러가 올랐습니다.
이 인상이 단순한 숫자가 아닌 이유는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계층이 정해져 있기 때문입니다. 오어 의원은 모션을 발의하며 “두 번째 직장에 가야 하는 한부모, 청소년 프로그램에서 졸업한 청년, 장보기와 버스비 사이에서 골라야 하는 사람들”이 정작 가장 큰 영향을 받는다고 짚었습니다.
연소득 4만 달러 미만이라는 기준은 캐나다 통계청 LICO(Low-Income Cut-Off)와 일치하지는 않지만, 풀타임 최저임금 노동자나 한부모 가구가 분포하는 구간을 폭넓게 포함합니다. 한 달 117달러짜리 1구역 패스를 25달러로 받는다는 것은 연간 약 1,100달러의 가처분 소득 회복을 의미합니다.
연간 6~7천만 달러, 비용 부담은 누구의 몫인가
문제는 예산입니다. 시 직원진이 추정한 연간 운영비는 6,000만~7,000만 달러입니다. TransLink는 2025년에 약 6억 달러의 예산 부족을 겪었고, BC 주정부가 3억 1,200만 달러 긴급 자금을 투입해 운영을 이어가는 상황입니다. 즉 6,000만 달러를 누가 분담할지가 다음 단계 핵심 과제입니다.
오어 의원은 시·TransLink·BC 주정부 3자가 비용을 나눠 분담하는 모델을 제안했습니다. 도시 광역 교통은 본질적으로 주정부와 광역 사업자 책임 영역이기 때문에, 시 단독 부담은 비현실적이라는 평가입니다. 시 직원진은 6개월 안에 보고서를 시의회에 제출할 계획이며, 이 시점에 실제 시행 시점과 예산 부담 구조가 함께 드러날 전망입니다.
저소득 패스가 도입되면 메트로 밴쿠버 전체 통행량 자체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습니다. 캐나다와 미국 여러 도시 사례에서 저소득 패스는 자동차 대신 대중교통을 선택하는 비중을 끌어올렸고, 결과적으로 TransLink 운영 수입을 증가시키는 부수 효과가 나왔습니다.
메트로 밴쿠버 한인 커뮤니티 입장에서 보면 이번 모션은 즉시 시행되는 정책이 아니지만 방향성에 의미가 있습니다. 첫째, 임차료가 가처분 소득의 절반을 차지하는 청년·신혼 가구가 통행비 부담을 추가로 떠안고 있는 현실이 다음 단계 부동산·생활비 정책 논의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둘째, 한인 자영업자가 운영하는 다운타운·메트로 사업장에서 일하는 청년 직원의 이직률·결근률이 통근비 부담 완화로 일부 개선될 여지가 있습니다.
향후 전망
가장 큰 변수는 비용 분담입니다. BC 주정부가 일정 비율을 떠안기로 합의하지 않는다면 시 자체 예산만으로는 시행이 어렵습니다. 6개월 뒤 시 직원진 보고서가 나올 때 주정부·TransLink·시 3자 분담 비율과 시행 시점이 함께 발표될 것으로 보입니다.
도입이 확정될 경우 시행 시점은 빨라야 2027년 하반기로 추정됩니다. 다만 BC 주정부 차원의 광역 저소득 패스 정책으로 확장될 가능성도 있어, 메트로 밴쿠버를 넘어 빅토리아·켈로나 등 BC 다른 광역 교통 사업자에도 영향이 옮겨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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