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스터 원더풀’로 불리는 사업가 케빈 오리어리(Kevin O’Leary)가 젊은 사람은 서둘러 집을 사지 말라고 거듭 조언하면서 논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는 이른 나이의 내 집 마련을 부채로 봐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캐나다 부동산 중개업계와 전문가들은 이 조언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고 반박합니다.
케빈 오리어리는 부동산 시장을 두고 오랫동안 논쟁적인 발언을 이어온 인물입니다. 그의 별명 ‘미스터 원더풀’은 원래 미국 리얼리티 프로그램 ‘샤크 탱크(Shark Tank)’에서 동료 패널 바버라 코코란이 비꼬듯 붙인 말인데, 오리어리가 이를 받아들이면서 굳어졌습니다. 그는 이 방송에서 이른바 악역으로 유명해졌고, 그 전 캐나다판 프로그램 ‘드래곤스 덴(Dragons’ Den)’에서도 비슷한 평판을 얻었습니다.
거침없이 날카로운 평가와 수익 중심의 태도 탓에 오리어리는 호불호가 크게 갈립니다. 그중 하나가 젊은 사람은 결혼하고 가정을 꾸리며 장기적인 안정이 필요해지기 전까지는 집을 사지 말라는 조언입니다. 그때까지는 집을 사서 높은 거래 비용과 모기지, 유지비를 떠안기보다, 임대로 살면서 주식과 채권처럼 소득을 내는 다양한 자산에 투자하라고 권합니다.
오리어리는 집이 대부분 은행 주머니로 돈이 흘러가는 ‘밑 빠진 독(money pit)’인 경우가 많다며, 적어도 이른 시기의 내 집 마련은 부채로 봐야 한다고 자주 경고합니다. 집이 클수록 재정 부담도 커진다는 것입니다. 그는 CNBC에 “내 생각에 20대, 심지어 30대 대부분은 그런 빚을 질 이유가 없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대다수 북미 금융 전문가가 내 집 마련을 세대 간 부를 쌓는 핵심으로 보는 것과 달리, 오리어리는 너무 많은 사람이 그 이점을 과대평가한다고 봅니다. 그는 최근 폭스 비즈니스 방송에서 “자산이 전부 부동산에 묶여 있다면 부자가 아니다”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흥미롭게도 오리어리의 세부 원칙 일부는 공식 권고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과도한 대출을 피해 순자산을 지키고, 모기지 상환액이 세후 소득의 3분의 1을 넘지 않게 하며, 최소 5년이 지나기 전에는 되팔지 말라는 지침이 그렇습니다. 하지만 젊은 사람에게 집 구매가 나쁜 투자라는 그의 큰 주장은 현실과 동떨어졌다는 비판을 자주 받습니다.
중개업계의 반박
돈 코틱(Don Kottick) RE/MAX 캐나다 대표는 “내 집 마련은 캐나다인이 장기적으로 부를 쌓는 가장 중요한 방법 중 하나”라며 “구매를 미루면 미래의 순자산과 부를 쌓을 기회를 놓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코틱은 중개인의 자문 역할이 중요해지는 지점이 바로 여기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휴양용 부동산, 공동 소유, 임대 수입이 가능한 집, 원래 찾던 지역 밖의 좀 더 저렴한 시장까지 내 집 마련에 이르는 길은 여러 가지”라며 “구매자에게 각자에게 맞는 길을 찾아주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토론토의 RE/MAX 리얼트론(Realtron) 최고운영책임자 캐머런 포브스(Cameron Forbes)는 주식과 달리 집은 매달 갚는 모기지의 일부가 원금 상환으로 들어가 순자산을 조금씩 쌓아준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았습니다. 그는 “그런 의미에서 집은 다른 투자와 함께 강력한 장기 저축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세금 측면도 짚었습니다. 포브스는 “캐나다는 주 거주지 면제(principal residence exemption)를 통해 집을 팔 때 생기는 차익을 대체로 세금 없이 실현할 수 있게 해준다”고 설명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오리어리가 두 자산을 비교하면서 주택이 가진 강제 저축 효과와 양도차익 비과세 혜택을 빼놓았다고 지적합니다. 집을 사는 대신 임대로 살면서 그 차액을 꾸준히 주식에 ‘투자하라’는 그의 조언도 현실에서는 잘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점도 거론됩니다. 모두가 오리어리의 틀에 딱 들어맞는 것도 아닙니다. 혼자 집을 사려는 사람, 아이를 원하지 않는 사람, 이혼했거나 함께 사는 사람, 그리고 예측하기 어려운 임대료 인상과 씨름하기보다 내 집을 선호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독립적으로 시장에 들어오는 여성 단독 구매자도 늘고 있습니다.
첫 집 마련이 늦어지는 데이터
통계를 보면 캐나다의 젊은 세대가 그 어느 때보다 첫 집 마련을 늦추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다만 이는 대체로 사고 싶은 마음이 없어서가 아닙니다. 캐나다의 생애 첫 주택 구매자는 이제 세계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축에 듭니다. 2026년 캐나다 모기지 주택공사(CMHC)의 ‘모기지 소비자 설문’은 전국 기준으로 첫 구매자 대부분을 여전히 25~34세로 보지만, 부담 능력 압박이 이 나이를 30대 후반 이후로 밀어 올리는 모습이 갈수록 뚜렷합니다.
온타리오와 브리티시컬럼비아(British Columbia)에서는 수치가 크게 뛰었습니다. 지난해 아랍에미리트 개발사 블룸 홀딩(Bloom Holding)이 내놓아 널리 인용된 주택 연구에 따르면, 두 지역의 첫 구매자 중위 연령은 각각 40세와 46세까지 올랐습니다.
온타리오 토지 등기 자료 회사 테라넷(Teranet)은 “한때 이른 경력 시기의 이정표였던 내 집 마련이 이제 경력 중반 이후로 밀려났다”며 “구매 희망자가 시장에 첫발을 들이기 전에 저축이나 순자산을 쌓을 시간이 더 필요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최근 집값이 다소 안정됐는데도 이런 연령 흐름은 부담 능력 문제가 여전히 수요를 좌우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진입은 늦춰지지만 열망 자체가 줄어든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숫자 너머의 가치
이렇게 쉽게 꺾이지 않는 열망은 내 집 마련이 가진, 숫자로 재기 어려운 심리적 가치를 말해줍니다. 자율성, 소속감과 공동체 의식, 안전망, 그리고 물가 상승에 대한 방어 수단 같은 것들입니다.
킴 페어리(Kim Fairley) 온타리오 부동산협회 회장은 “내 집 마련은 단순히 머리 위 지붕 그 이상”이라며 “상징적이면서도 실질적인 의미를 계속 지닌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집은 추억을 만들고, 가족을 키우며, 삶을 일구는 공간”이라며 “집을 사는 것은 인생에서 가장 큰 재정 결정 중 하나지만, 흔히 재정적 안정으로 이어지고 중산층 가정이 대를 이어 물려주며 부를 쌓는 밑천이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집은 나중에 규모를 줄이거나 역모기지로 활용해 은퇴 자금에 보탤 수도 있습니다. 페어리는 물론 주식 시장에 투자하는 것에도 분명한 가치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논쟁은 캐나다에서 집을 언제 살지 고민하는 한인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오리어리의 조언처럼 무리한 대출을 피하고 소득 대비 상환 부담을 관리하는 원칙은 참고할 만합니다. 하지만 온타리오 첫 구매자의 중위 연령이 40세까지 오른 데서 보듯, 구매가 늦어지는 것은 사고 싶지 않아서가 아니라 부담 능력 때문인 경우가 많습니다. 임대와 구매 중 무엇이 맞는지는 각자의 소득, 가족 계획, 보유 기간에 따라 달라지는 만큼, 한쪽 주장에 휘둘리기보다 자신의 상황에 맞춰 판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원문: REM (Real Estate Magazin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