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리를 내리면 집값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는 통념을 캐나다 중앙은행(Bank of Canada) 연구진이 정면으로 반박했습니다. 금리 인하는 수요를 곧바로 자극하지만 공급은 2년가량 늦게 반응하기 때문에, 오히려 주택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것입니다.
캐나다 중앙은행 금리 인하 문제는 그동안 주택 구매자에게 ‘좋은 소식’으로만 여겨져 왔습니다. 대출 이자가 싸지면 집을 사기 쉬워진다는 단순한 기대 때문입니다. 그런데 중앙은행 내부 연구진이 내놓은 새 독립 연구는 그 기대가 절반만 맞다고 말합니다.
핵심은 수요와 공급이 반응하는 속도의 차이입니다. 값싼 이자는 사람들의 구매 욕구를 거의 즉시 끌어올리지만, 새 집이 실제로 지어지기까지는 몇 년이 걸립니다. 이 시차가 집값을 밀어올리는 구조를 만든다는 것이 이번 연구의 결론입니다.
수요는 즉시, 공급은 2년 뒤에 반응한다
연구진은 금리 인하가 수요와 공급을 모두 자극한다는 점은 인정합니다. 다만 “수요가 공급보다 훨씬 강하게 반응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값싼 금융과 늘어난 레버리지(빚을 이용한 투자)가 매수 시점을 앞당기고, 신용이 공급망보다 빠르게 늘어나면서 초과 수요를 만든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일반 매매(재판매)는 금리 인하 직후부터 늘기 시작해, 완전한 효과는 18개월에서 24개월 뒤에 나타났습니다. 반면 신규 착공, 즉 실제로 새 집을 짓기 시작하는 흐름은 금리 충격이 발생하고 약 2년이 지나야 늘기 시작했습니다. 연구진은 “부정적 통화정책 충격은 충격 발생 약 2년 뒤부터 착공에 힘을 준다”고 밝혔습니다.
2년이라는 시차는 길어 보이지만 당연한 결과이기도 합니다. 새 집을 계획하고 인허가를 받아 짓는 데 그만큼 시간이 걸리고, 특히 여러 가구가 들어가는 다세대 건물은 이 과정이 더 깁니다.
통화정책은 부담 해결의 도구가 아니다
연구진은 저금리가 정책 담당자들이 말하는 것처럼 주택 부담의 해법이 아니라고 지적합니다. “통화정책은 주택 부담 압력을 완화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이며, 노동시장 여건이 강할 때는 오히려 압력을 키울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일자리가 탄탄해 가계가 저축에 덜 신경 쓰고 대출도 쉬워질 때, 이 효과는 더 커집니다.
공급이 결국 수요를 뒤따르는 구조라는 점도 문제입니다. 새로 늘어난 공급 자체가 강해진 수요의 결과물이기 때문에, 불균형을 바로잡기는 어렵습니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는 한 초과공급이 생길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는 것입니다. 연구진은 “통화정책은 이 불균형을 해결하기에 가장 적절한 도구가 아니다”라고 못 박았습니다.
이번 연구 범위 밖의 이야기지만, 이런 수요 중심의 순환은 건설 비용에도 영향을 줍니다. 초과 수요는 완성된 집뿐 아니라 땅과 노동, 자재 같은 투입 요소의 값도 함께 끌어올리기 때문입니다.
캐나다 중앙은행 연구진이 저금리가 주택 부담을 해결하지 못한다고 경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몇 년 전에도 당시 부총재가 저금리는 구매자의 비용을 실제로 줄여주지 못했다는 연구를 내놓은 바 있습니다. 오히려 구매자가 더 높은 값을 감당할 여력이 생기면서 집값이 그만큼 더 올랐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향후 전망
이번 연구는 금리 결정을 앞둔 캐나다 통화정책 논의에 참고 자료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이는 중앙은행 직원들의 독립 연구로, 곧바로 정책 방향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한국에서 내 집 마련을 준비하다 캐나다로 건너온 한인 실수요자에게도 시사점이 있습니다. 금리가 내려간다는 소식이 곧 ‘집을 싸게 살 기회’를 뜻하지는 않는다는 점입니다. 금리 인하가 이어진다면 매수 수요가 먼저 몰려 가격이 오를 수 있고, 새 공급이 이를 따라잡는 데는 시간이 걸립니다.
원문: Better Dwelli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