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캐나다 최대 은행 RBC가 8월 업데이트에서 캐나다 부동산 시장이 주기적 바닥에 이르렀다고 선언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이 지난 4년간 최소 8번째 ‘바닥’ 선언이라, 그 근거를 두고 회의적인 시각도 함께 나오고 있습니다.
캐나다 부동산 시장이 정말 바닥을 쳤을까요. RBC는 8월 업데이트에서 시장이 주기적 바닥(cyclical bottom)에 이르렀다고 밝혔고, 이 소식은 부동산 업계가 소셜미디어에서 회복 신호로 퍼 나르며 화제가 됐습니다.
다만 RBC가 시장 바닥을 선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이 은행은 시장이 고점을 찍은 지 몇 달 만에 처음 바닥을 외쳤고, 이후 4년 동안 최소 1년에 두 번씩 같은 선언을 반복해 왔습니다. 이번이 8번째입니다. 8번째는 맞을 수도 있지만, 그 판단이 현실에 얼마나 근거를 두고 있는지는 분명하지 않습니다.
RBC가 다시 ‘바닥’을 외친 근거
이번 주 초 RBC는 시장이 주기적 전환점을 지났다고 선언했습니다. 판단의 근거는 계절 변동을 조정한(seasonally adjusted) 월간 주택 판매량이 늘었다는 점입니다. 은행은 “주택 가치가 이미 주기적 바닥을 쳤을 가능성이 점점 커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썼습니다.
RBC는 “전국 종합 MLS 주택가격지수(HPI)가 두 달 연속 전월 대비 올랐다”며 “이런 연속 상승은 2024년 초 이후 처음”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짚어야 할 점이 있습니다. 계절 조정을 걷어낸 실제 주택 가격은 오히려 두 달 연속 내렸고, 실제 판매량도 1년 전보다 낮았습니다. 계절 조정이란 매년 반복되는 예측 가능한 변동을 제거하는 계산 방법입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자산 가격에는 이 방법을 잘 쓰지 않습니다. 모든 알려진 정보가 이미 가격에 반영돼 있다고 보는 효율적 시장 이론에 어긋나기 때문입니다.
RBC 자신도 이번 선언에 단서를 달았습니다. 은행 이코노미스트들은 “시장의 최근 상승 흐름은 고무적이지만, 현실적으로 시장은 여전히 대체로 약하다”며 “개선 속도는 점진적이고, 빠른 회복 궤도라고는 결코 말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바닥은 맞지만 회복은 느릴 것이라는 이야기입니다.
4년간 8번의 ‘바닥’, 반복되는 선언

많은 사람은 RBC가 얼마나 자주 시장 바닥을 선언해 왔는지 잘 모릅니다. 이 은행이 처음 바닥을 외친 것은 시장이 고점을 찍은 지 불과 몇 달 뒤였습니다. 금리가 정점에 닿기도 전에, 이미 곧 끝날 것이라고 선언한 것입니다.
실제로 RBC는 2022년 12월에 “주기적 바닥이 다가오고 있으며, 아마 2023년 초일 것이라는 우리의 견해와 일치한다”고 썼습니다. 위 그래프가 보여주듯, 대부분의 주에서 집값이 여전히 가장 높은 수준 부근에 머물러 있는데도 은행은 바닥을 선언하고 있습니다.
같은 선언이 4년 동안 여덟 번 반복됐다는 사실은, 이번 신호를 받아들일 때도 신중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줍니다. 특히 계절 조정을 거친 지표는 오름세를 가리키지만, 조정을 걷어낸 실제 가격과 판매량은 여전히 내림세라는 점이 중요합니다. 캐나다에서 집을 사려는 실수요자나 한인 가정이라면, 은행의 ‘바닥’ 발표 한 줄보다 조정 전 실제 수치가 어느 방향인지를 함께 확인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향후 전망
앞으로 조정 전 실제 가격과 판매량이 실제로 반등한다면, 이번 바닥 선언은 뒤늦게 맞는 판단이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두 지표가 계속 내림세를 이어간다면, 9번째 선언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습니다.
원문: Better Dwelli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