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업 배출가스 저장을 전문으로 하는 캘거리 기업 인핸스에너지(Enhance Energy)가 캐나다 최대 탄소 저장 프로젝트 착공에 들어갔습니다. 알버타 에너지·광물부 장관은 이를 두고 “미국과의 경쟁”이라고 표현했습니다.
탄소포집·저장(CCS)은 공장이나 발전소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CO2)를 모아 땅속 깊이 가둬 두는 기술입니다. 알버타는 이 기술을 기후 대응 수단이자 동시에 석유·가스 산업을 계속 키워 나갈 발판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번 프로젝트가 그 전략의 핵심에 있습니다.
인핸스에너지가 알버타 중부 클라이브(Clive)에 짓는 ‘Origins’ 탄소포집·저장 허브는 연간 최대 150만 톤의 CO2를 땅속에 묻습니다. 이는 자동차 50만 대 이상을 도로에서 없애는 것과 맞먹는 규모입니다. 2027년 1월 가동을 목표로 하며, 세계에서 손꼽히는 대형 CCS 시설 중 하나가 됩니다.
“미국과의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

알버타 에너지·광물부 장관 브라이언 진(Brian Jean)은 수요일 “나는 미국이 아주 비슷한 일을 하는 것을 지켜봤다. 우리는 지금 경쟁 중이고, 그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 기술을 알버타의 석유 생산 확대 목표와 연결했습니다. 알버타는 석유 생산을 하루 800만 배럴로 지금의 두 배까지 늘리려 하고 있으며, 대니얼 스미스(Danielle Smith) 주총리는 이 목표에 10~15년이 걸릴 수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 장관은 “우리가 하려는 만큼 생산을 두 배로 늘리려면, CCUS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강조했습니다. CCUS는 탄소포집·활용·저장을 뜻하는 업계 용어입니다.
캐나다산 강철로 만든 파이프라인
인핸스에너지 대외담당 부사장 캔디스 파톤(Candice Paton)은 착공식을 열며, 클라이브의 허브로 CO2를 실어 나를 파이프라인 작업에 65명이 투입돼 무대 뒤에서 일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과 캐나다 사이 무역전쟁이 한창인 가운데, 파톤 부사장은 이 파이프가 서스캐처원에서 만들어진 캐나다산 강철로 제작돼 알버타에서 성형됐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이 파이프라인은 여러 이용자가 함께 쓸 수 있도록 설계됐으며, 알버타의 CO2 운송 기간망과 허브를 연결합니다.
석유 회수에서 영구 저장으로
인핸스에너지는 2020년부터 클라이브에 CO2를 주입해 왔습니다. 다만 지금까지는 단순 저장이 아니었습니다. 이 회사는 CO2를 이용해 수십 년 전 생산이 멈춘 저류층에서 다시 석유를 뽑아내는 ‘강화 석유 회수(EOR)’에 써 왔습니다.
Origins 프로젝트는 그 반대입니다. 이 시설에서는 CO2를 지하 깊은 곳의 염수층(소금물이 들어찬 지층)에 넣어 영구히 가둬 둡니다. 석유를 더 뽑아내기 위한 것이 아니라, 배출가스를 땅속에 묻어 두는 것이 목적입니다.
이번 프로젝트는 알버타가 에너지 산업과 탄소 감축을 동시에 끌고 가려는 전략을 잘 보여줍니다. 석유 생산을 두 배로 늘리겠다는 목표와, 배출가스를 땅에 묻는 대형 CCS 시설을 함께 추진하는 것입니다. 캐나다 자원·에너지 산업에 관심 있는 한인 독자에게는 알버타 경제의 방향을 읽을 수 있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특히 무역전쟁 국면에서 캐나다산 강철을 앞세운 점은, 미국 의존도를 줄이고 국내 산업을 강조하려는 최근 흐름과 맞닿아 있습니다. 다만 하루 800만 배럴이라는 생산 목표가 10~15년이 걸리는 장기 과제인 만큼, 이번 착공이 실제 성과로 이어지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향후 전망
Origins 허브가 2027년 1월 예정대로 가동되면, 알버타는 대형 CCS 인프라를 실제로 운영하는 몇 안 되는 지역이 됩니다. 이 시설이 여러 배출원을 연결하는 기간망으로 확장될 경우, 주 전체의 탄소 저장 능력이 크게 늘어날 수 있습니다.
다만 석유 생산을 두 배로 늘리려는 목표가 실현될지는 국제 유가와 투자 흐름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과의 기술·투자 경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알버타의 CCS 전략이 어떤 속도로 진행될지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원문: Edmonton Journa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