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리티시컬럼비아(BC)의 한 임대 주택에서 주방 수해로 긴급 수리가 필요해지자, 세입자가 “통보 없이 쫓겨났다”며 법적 분쟁을 제기했습니다. 세입자는 보증금과 손해배상 명목으로 5,000달러를 청구했고, 집주인도 재산 피해로 맞고소했습니다.
임대 주택에서 벌어지는 집주인과 세입자 사이의 다툼은 캐나다에서 드문 일이 아닙니다. 이번 사례는 주방에서 생긴 물 피해가 어떻게 퇴거 분쟁으로까지 번졌는지를 보여줍니다.
BC 민사해결심판소(Civil Resolution Tribunal) 분쟁의 신청인인 세입자는 집주인의 아파트에서 방 하나를 빌려 살았습니다. 그는 통보 없이 퇴거당했다고 주장했고, 집주인이 “평온한 사용권(quiet enjoyment)”을 제공하지 않았다는 점도 함께 문제 삼았습니다. 세입자는 보증금 반환, 반 달치 월세, 이주 비용, 그리고 평온한 사용권 침해에 대한 손해배상을 합쳐 5,000달러를 청구했습니다.
서면 계약은 없었지만
이에 대해 집주인은 임대차 계약 자체가 없었고, 세입자가 재산을 훼손해 긴급 수리를 위해 “나가야 했다”고 반박했습니다. 집주인도 재산 피해를 이유로 5,000달러를 맞고소했습니다.
비슷한 심판소 결정에서 자주 확인되듯, 서면으로 된 정식 계약이 없다고 해서 임차 관계에 아무런 구속력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심판소 결정에 따르면, 세입자는 2025년 2월 1일부터 3월 28일까지 집주인 아파트의 방을 빌려 보증금 400달러를 내고 월세 700달러에 살았다고 밝혔습니다.
수해 원인도, 퇴거 통보도 입증되지 않아
집주인은 2월 9일까지 해외에 있었고, 돌아와 보니 주방에 물 피해가 있었다고 심판소에 설명했습니다. 2월 14일 복원업체 평가에서는 바닥이 안전하지 않고, 곰팡이에서 비롯된 전기·생물학적 위험이 있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집주인은 피해에 관한 안내문을 아파트에 붙였고, 건물 관리단(strata)도 아파트를 점검한 뒤 거주자에게 안에 들어가지 말라고 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물 피해의 원인에 대한 증거는 제시되지 않았습니다. 심판소는 세입자가 현장에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그가 피해에 책임이 있다는 증거가 되지는 않는다고 봤습니다.
어느 시점에 세입자는 집을 나갔고, 집주인도 그에게 나가 달라고 요청했지만 세입자가 거부했다는 대목도 있습니다. 집주인은 세입자가 월세를 내지 않았고 자신이 떠난 뒤 아파트에 남은 유일한 거주자였다고 주장했지만, 이 역시 입증되지 않았습니다.
세입자도 통보 없이 퇴거당했다는 점을 증명하지 못했습니다. 그는 집주인이 거실에 카메라를 설치해 사생활을 침해했다며 평온한 사용권 침해를 주장했고, 벽에 설치된 카메라 사진을 증거로 냈습니다.
서면 계약이 없더라도 임차 관계가 법적으로 성립할 수 있다는 점은 임대 주택에 사는 한인 세입자에게도 중요한 대목입니다. 반대로 집주인에게는 수리 필요성과 퇴거 요청 사이에서 적절한 통보 절차가 왜 중요한지를 보여줍니다. 수해 원인이나 퇴거 통보, 카메라 설치 같은 쟁점에서 결국 양측 모두 입증이 부족했던 이 사례는, 임대차에서 기록과 증거를 남겨 두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일깨웁니다.
원문: Daily H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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