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크 카니 총리 정부가 추진하는 4대 공항 민영화 방안을 두고, 한 경제학자가 “민영화의 혜택부터 입증해야 한다”는 반론 보고서를 냈습니다. 캐나다 공항은 이미 비영리 체제로 잘 운영되고 있어, 영리 사업자로 바꾸면 결국 이용객 부담만 늘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연방정부는 2026년 봄 경제 업데이트에서 대형 공항을 민간 투자에 열어두는 방안을 처음 내비쳤습니다. 이어 9월 캐나다 투자 서밋에서 카니 총리가 구체적인 구상을 밝히면서 논의가 본격화됐습니다. 대상은 밴쿠버 국제공항(YVR), 캘거리 국제공항(YYC), 토론토 피어슨 국제공항(YYZ), 몬트리올 트뤼도 국제공항(YUL) 등 캐나다의 가장 큰 공항 4곳입니다.
공항 민영화는 요금, 서비스, 지역의 통제권을 둘러싼 민감한 논쟁을 불러왔습니다. 이번 보고서는 그 득실을 수치로 따져보며 신중론에 힘을 싣습니다.
“캐나다 공항은 이미 스스로 돈을 벌고 투자한다”
이번 분석은 캘거리대 경제학 교수 에이든 홀리스(Aidan Hollis)가 내놓았습니다. 그는 캐나다의 공항 운영 방식을 민영화 찬성론이 자주 오해한다고 지적합니다.
캐나다의 주요 공항은 이미 민간 비영리 공항공사가 운영합니다. 밴쿠버 공항공사, 캘거리 공항공사, 토론토 공항공사(GTAA), 몬트리올 공항공사가 대표적입니다. 이들은 정부 부처가 아니라 재정적으로 독립된 조직으로, 자체 수입을 걷고 필요하면 직접 돈을 빌려 공사비를 댑니다. 즉 대규모 확장 공사도 세금 없이 스스로 조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비영리라는 점이 핵심입니다. 이들은 남은 이익을 주주에게 배당할 수 없고, 모든 수입을 다시 공항에 투자해야 합니다. 반면 영리 사업자로 바뀌면 투자자에게 돌아갈 배당 몫이 새로 생깁니다. 홀리스 교수는 그 몫이 결국 이용객이 내는 요금에서 나올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밴쿠버, 해외 공항보다 승객 1인당 수입 낮아
보고서는 밴쿠버 공항이 승객 한 명당 걷는 항공 관련 수입이 해외 대형 영리 공항보다 훨씬 적다는 점도 보여줍니다. 공항 요금이 이미 상대적으로 낮다는 뜻입니다.
캐나다 달러 기준으로, 밴쿠버는 2025년에 승객 1인당 약 16.07달러의 항공 관련 수입을 올렸습니다. 같은 기준으로 시드니 킹스포드스미스 공항(SYD)은 26.50달러, 브리즈번 공항(BNE)은 19.70달러, 런던 히드로 공항(LHR)은 49.20달러였습니다. 밴쿠버는 시드니보다 약 39%, 브리즈번보다 18%, 히드로보다 67% 낮은 수준입니다.
연방정부는 토지와 자산의 소유권은 그대로 쥐고, 운영할 권리만 민간 투자자에게 넘기는 방식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그 대가로 받은 돈은 다른 인프라 사업에 쓴다는 계획입니다. 보고서는 밴쿠버 공항이 카니 총리의 민영화 구상에서 첫 번째 대상으로 거론된다는 글로브앤메일 보도도 함께 언급했습니다. 밴쿠버는 캐나다에서 두 번째로 붐비는 공항입니다.
밴쿠버를 비롯한 캐나다 서부에 사는 한인 이용객에게 공항 요금은 항공권 가격과 직결되는 문제입니다. 민영화로 운영 효율이 올라 서비스가 좋아질 수도 있지만, 반대로 요금이 오르면 자주 비행기를 타는 이민자·유학생 가정에는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소유권을 정부가 쥔 채 운영권만 넘기는 방식이라 통제권이 어디까지 유지될지도 지켜볼 부분입니다.
향후 전망
민영화가 실제로 추진된다면 밴쿠버가 첫 시험대에 오를 가능성이 큽니다. 요금 인상 폭을 어떻게 제한할지, 비영리 체제의 재투자 구조를 어떻게 대체할지가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가 이용객 보호 장치를 분명히 제시하지 못한다면 반대 여론이 커질 수 있습니다.
원문: Daily Hiv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