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때 캐나다에서 가장 분주한 철도 중심지였던 온타리오주 세인트토머스(St. Thomas)는 지금 여객 철도 연결이 하나도 없습니다. ‘철도 도시’라는 별명을 지켜 온 이 도시가 열차를 다시 불러오려 하지만, 캐나다 곳곳이 그렇듯 그 길은 간단하지 않습니다.
세인트토머스는 온타리오 남서부에 있는 도시입니다. 이름처럼 철도와 함께 자라났지만, 지금은 그 흔적만 남았습니다. 도시를 상징하던 낡은 건물 하나가 이 상황을 잘 보여줍니다.
1913년에 지어진 붉은 벽돌의 미시간센트럴 철도 기관차 정비소(Michigan Central Railway Locomotive Shops)는 한때 400명의 직원이 기관차를 손보고 정비하던 곳이었습니다. 도시를 뒤덮었던 거대한 철도 단지에서 지금까지 살아남은 세 건물 중 하나입니다. 지금은 엘긴 카운티 철도박물관(Elgin County Railway Museum)으로 쓰이지만, 방문객을 받지는 못합니다. 벽이 휘고 천장이 위험하다는 판정이 나오자 시 엔지니어가 문을 닫으라고 지시했기 때문입니다.
브라운필드 위에 남은 철도의 기억
지역 활동가 윌 주펠트(Wil Zufelt)는 옛 철도 부지에 서서 이렇게 말합니다. “여기를 녹지라고들 하죠. 하지만 우리는 사실 철도가 떠난 자리에 남은 브라운필드(오염된 옛 산업 부지) 한가운데 앉아 있는 겁니다.” 그는 “사람들이 정신을 차려야 한다. 우리가 무엇을 잃고 있는지 봐야 한다”고 호소합니다.

이 정비소가 자리한 곳은 3.2헥타르에 이르는 옛 철도 부지입니다. 주펠트를 비롯한 사람들의 목표는 이 낡은 건물을 단순한 박물관이 아니라, 다시 살려낸 도심의 중심이자 사람들이 모이는 활기찬 공간으로 바꾸는 것입니다. 그는 “그냥 살아 있는 정도가 아니라, 세인트토머스의 중심이 되기를 바란다”며 “도심에 다시 심장 박동을 넣으면, 거기서 혈관이 뻗어 나가듯 모든 것이 퍼져 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루 100대 열차가 지나던 도시, 지금은 연결 0
세인트토머스의 전성기는 대단했습니다. 1914년까지 여덟 개의 철도가 이 도시로 모여들었고, 하루에 100대가 넘는 열차가 도시를 지나갔습니다. 디트로이트와 버펄로, 뉴욕과 시카고를 잇는 미국 철도 교통의 길목이라는 위치 덕분에 세인트토머스는 미국 쪽 화물까지 아우르는 주요 중심지였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사정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스스로를 ‘철도 도시(Railway City)’라 부르는 이 지역에는 정작 여객 철도 연결이 하나도 남아 있지 않습니다. 화려했던 과거와 아무 연결이 없는 현재의 간극이, 이 도시가 열차를 다시 불러오려는 이유입니다.
세인트토머스의 이야기는 한 도시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캐나다의 여러 지역이 같은 고민을 안고 있습니다. 자동차 중심으로 도시가 커지면서 여객 철도가 사라졌고, 이를 되살리는 일은 비용과 노선, 수요 문제까지 얽혀 쉽게 풀리지 않습니다. 대중교통 접근성은 집값과 생활 편의에 직접 영향을 주는 요소라, 광역토론토를 비롯한 온타리오권에 사는 한인들에게도 남의 일이 아닙니다. 낡은 철도 유산을 지역 재생의 발판으로 삼으려는 세인트토머스의 시도가 어떤 결실을 볼지 지켜볼 만합니다.
향후 전망
여객 철도 복원이 실제로 추진되려면 노선 계획과 재원 확보라는 큰 산을 넘어야 합니다. 철도박물관 건물의 구조 보강도 시급한 과제입니다. 이런 조건들이 갖춰진다면 세인트토머스의 옛 철도 부지는 도심 재생의 상징이 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하면 또 하나의 방치된 산업 유산으로 남을 수 있습니다.
원문: CBC New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