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캐나다가 ‘에너지 강국’으로 나아가는 밑그림이 지난주 잇단 발표로 한층 뚜렷해졌습니다. 핵심은 알버타에서 브리티시컬럼비아(BC) 해안으로 이어지는 1,250km 신규 송유관 계획으로, 사업비는 최대 437억 캐나다달러(약 44조원)에 이릅니다.
캐나다 석유 산업의 분위기가 1년 사이 크게 달라졌습니다. S&P 글로벌의 케빈 번 애널리스트는 “12개월 전만 해도 오일샌드 생산이 ‘언제 정점을 찍느냐’가 관심사였는데, 지금은 ‘얼마나 더 늘어나느냐’로 질문이 바뀌었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변화의 중심에는 새 송유관과 생산 확대, 탄소 포집을 아우르는 대형 계획들이 있습니다. 다만 아직 세부 조건이 확정되지 않아, 기업들이 실제로 투자에 나설지는 앞으로의 협상에 달려 있습니다.
44조원 규모 신규 송유관 계획
가장 큰 계획은 알버타 브루더하임(Bruderheim, 에드먼턴 북동쪽)에서 BC주 델타(Delta, 밴쿠버 남쪽) 인근 심해항까지 이어지는 1,250km 길이의 송유관입니다. 알버타주와 연방정부가 지난 7월 초 공식 발표한 사업으로, 총사업비는 352억~437억 캐나다달러로 추산됩니다.
이 송유관은 연방정부와 주정부, 그리고 펨비나 파이프라인(Pembina Pipeline)이 공동으로 소유하고 개발합니다. 펨비나는 초기 지분 10%를 갖습니다. 현재 이 사업은 연방 주요프로젝트청(Major Projects Office)의 심사를 받고 있으며, 국가적으로 중요한 사업인지에 대한 결정이 10월까지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오일샌드 증산과 탄소 포집
지난 7월 중순에는 양 정부와 오일샌드 얼라이언스(임페리얼 오일 등 5개 생산 기업)가 양해각서(MOU)를 맺었습니다. 알버타에 ‘패스웨이즈(Pathways)’라는 탄소 포집 시설망을 만드는 것이 핵심입니다. 참여 기업들이 새 송유관을 채울 만큼 오일샌드 생산을 늘리는 대신, 정부가 투자를 유도할 유인책을 제공하는 구조입니다. 확정 계약 목표 시점은 11월 중순입니다.
임페리얼 오일의 존 웰런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발표에서 “우호적인 재정·규제 환경이 갖춰지면 우리 생산량을 두 배로 늘릴 잠재력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회사는 알버타 북부에 아스펜(Aspen), 클라크크릭(Clarke Creek), 코너(Corner) 등 신규 오일샌드 프로젝트 세 곳을 제시했는데, 각 프로젝트는 하루 최대 15만 배럴을 추가로 생산할 수 있습니다.
반면 엔브리지(Enbridge)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서부 캐나다 원유를 2028년까지 하루 25만 배럴 더 미국으로 보내려던 메인라인 확장 2단계 계획을 일단 보류하기로 한 것입니다. 번 애널리스트는 “생산이 늘어야 더 많은 송유관이 필요하지만, 기업들은 확실한 투자 조건이 정해지기 전에는 증산을 약속하지 않는다”며 신중론의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캐나다의 에너지 산업 확대는 알버타와 캘거리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줍니다. 이 지역에 사는 한인들에게도 관련 산업의 일자리와 지역 경기, 나아가 주택 수요까지 폭넓게 연결되는 사안입니다. 대형 프로젝트가 실제로 진행되면 캘거리와 에드먼턴 일대의 고용과 부동산 시장에도 온기가 돌 수 있습니다.
향후 전망
송유관 사업의 국익 심사 결과가 10월에, 탄소 포집 관련 확정 계약이 11월 중순에 예정돼 있어 하반기가 분수령이 될 전망입니다. 정부가 제시할 투자 유인책이 구체적으로 나온다면 기업들의 증산 결정도 빨라질 수 있습니다. 다만 조건이 기대에 못 미친다면 계획이 늦춰질 가능성도 남아 있습니다.
원문: Calgary Heral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