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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가짜 GDP’, 집주인이 자기에게 물리는 가상 임대료가 석유보다 성장 견인


캐나다의 최근 경제성장(GDP) 상당 부분이 실제로 오간 돈이 아니라, 집주인이 자기 자신에게 낸다고 ‘가정’하는 가상 임대료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2026년 1분기에는 이 가상 임대료가 석유·가스보다 더 많은 성장을 만들어냈습니다.


캐나다가 석유에 기댄 ‘페트로 통화(petro-currency)’에서 모기지에 기댄 경제로 옮겨갔다는 말이 더는 농담처럼 들리지 않습니다. 캐나다 통계청(StatCan) 자료를 보면 최근 GDP 성장세는 강했지만, 그 성장이 어디에서 나왔는지는 아는 사람이 드뭅니다. 석유와 가스가 헤드라인을 차지했을 뿐, 2026년 1분기 성장의 4분의 1 가까이는 다른 곳에서 나왔습니다.

자가주거 GDP가 대체 뭔가요?

자가주거(owner-occupied) 부문의 실질 GDP는 이른바 ‘귀속 임대료(imputed rents)’를 뜻합니다. 이것은 집주인이 실제로 낸 돈이 아니라, 자기 집을 사용하는 데 대한 이론적인 경제가치를 통계로 환산한 값입니다. 쉽게 말해 집주인이 자기 집을 쓰는 대가로 자기 자신에게 낸다고 ‘가정’한 가상 임대료입니다.

결국 캐나다인들이 자기 자신에게 임대료를 물리는 집주인 역할을 하는 셈이고, 이 이론적인 임대료가 나라 전체 GDP 성장의 주요 동력이 됐습니다.

1분기 성장의 4분의 1 가까이가 ‘가상’ 임대료

분기별 자가주거 GDP(귀속 임대료) 변동, 단위: 십억 달러

자가주거 GDP는 2026년 1분기에 0.4%(약 7억7500만 달러) 늘어난 1976억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전체 GDP 증가분의 약 23%, 즉 4분의 1 가까이를 차지하는 규모입니다. 같은 기간 헤드라인 소비자물가(CPI)를 밀어올린 석유·가스가 GDP 성장에 기여한 몫은 이보다 훨씬 작았습니다.

특히 2025년 4분기에 캐나다 GDP가 크게 꺾였을 때도, 이 가상 임대료가 그 충격을 상당 부분 가려줬습니다. 자가주거 GDP가 한 분기 만에 12억 달러나 급증하며 기록적인 증가폭 중 하나를 보였고, 그 덕분에 전체 GDP 감소폭이 절반가량으로 줄어든 것입니다. 실제 생산이 늘어서가 아니라, 통계상의 가상 임대료가 튀어 오르며 하락을 덮은 셈입니다.

갈수록 가상 임대료에 의존하는 성장

자가주거 부문(가상 임대료)이 전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

GDP 성장이 이 가상 임대료에 의존하는 정도는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관련 자료가 처음 제공된 1997~1998년만 해도 자가주거 GDP는 전체 성장의 4%, 그리고 전체 GDP의 7.0%에 불과했습니다. 하지만 그 뒤 29년 동안 이 비중은 꾸준히 커졌습니다.

이는 집주인이 자기 자신에게 ‘내는’ 가상 임대료가, 실제로 오가는 모기지 상환보다 더 많은 성장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캐나다 가구 대다수가 자기 집을 소유하고 있는데, TransUnion 자료를 보면 2025년 4분기 평균 모기지 상환액은 1845달러였습니다.

사실 대부분의 나라가 GDP를 계산할 때 이런 귀속 임대료를 넣기 때문에, 지표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문제는 캐나다처럼 이 가상 임대료가 나머지 실제 경제 산출을 이렇게까지 앞지르는 경우가 드물다는 데 있습니다. 사람들은 보통 “GDP가 오른다”는 말을 들으면 일자리가 늘고 생산이 활발한 경제를 떠올립니다. 새로 생긴 일자리도, 새로 만들어진 산출물도 없이 신규 성장의 4분의 1이 가상의 임대료에서 나온다고는 상상하지 않습니다.


한국에서도 자가 거주자의 ‘귀속 임대료’는 GDP 통계에 포함되지만, 이를 두고 경제가 튼튼하다고 말하지는 않습니다. 이번 분석은 GDP라는 숫자가 오를 때 그 안을 들여다보는 일이 왜 중요한지를 보여줍니다. 캐나다 부동산 시장에 관심 있는 한인 투자자나 실수요자라면, 겉으로 보이는 성장 지표보다 실제 일자리와 생산, 그리고 모기지 상환 부담 같은 지표를 함께 살피는 것이 시장을 정확히 읽는 데 도움이 됩니다.

향후 전망

집값과 임대료가 계속 오르는 흐름이 이어진다면, GDP에서 가상 임대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더 커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실제 생산과 일자리가 살아나지 않은 채 이 비중만 높아진다면, 통계상의 성장과 체감 경기 사이의 간격은 더 벌어질 수 있습니다.


원문: Better Dwell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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